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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김 영감네 개가 수상하다
서메리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평점 :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에게 큰 슬픔으로 다가온다.
다 자란 어른이든 아직 덜 자란 아이이든
이별이라는 슬픔 앞에서는
모두가 동일한 작은 존재가
되어버리곤 하는데,
이런 슬픔 앞에서 다시 일어서고
일상을 살아가게 되는 것도
떠난 이와의 추억과 남아있는 애정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비로소 살아가며 깨닫는다.
에세이스트, 번역가, 유튜버,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서메리 작가가 이번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문학작품으로 다가왔다.
《숨진 김 영감네 개가 수상하다》라는
자뭇 진지한 이 작품은 청소년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어른과 아이, 온 가족이 함께 읽기에도
너무나 흥미진진한 그런 청소년 문학이었다.
서울에서는 한참 떨어진
햄버거 가게를 가려고해도 버스로 50분은
넘게 가야하는 시골 운랑리에 사는 장연재.
중학교 3학년인 연재는 잘하는 것도
크게 좋아하는 것도 없는 평범러 그 자체이다.
그런 연재에게도 누구보다 마음을 터놓고
언제든 함께하는 친구같은 어른, 김영감이 있다.
서울에서 살다가 시골로 내려온 연재의 부모님은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난감하던 찰나에
동네에서 유일한 약국을 운영하던
김영감의 도움을 받게 된다.
엄마도 아빠도 아닌 연재가 제일 처음으로 한 말이
'영감'일 정도로 김 영감은 연재에게
가족 그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러던 어느날 여름방학을 맞이하고
들뜬 마음에 정신없이 방학을 만끽하던 연재는
약국의 김 영감 사망소식을 듣게 된다.
사망한지 이틀만에 고독사로 발견된 그는
연재에게도 밝히지 않았던 파킨슨 병이라는
투병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동네사람들 조차 알지 못했던
김 영감의 외동아들의 존재와
장례식장에서조차 차가워보이고
마지막까지 김 영감과 함께했던 강아지
'꽃순이'도 키우지 않겠다는 그의 아들
김현호의 모습은 연재에게 여러가지로
미스테리로 남는다.
김 영감이 키우던, 연재에게는 동생같은
김 영감네 개 '꽃순이'를 연재가 키우게 되고
연재네 집에오고 한 번 발작을 일으킨 이후
자신이 알던 꽃순이의 모습과는 다른
신문을 읽고 노트북을 사용하며 낯설은
꽃순이의 모습에 연재의 의심은 점점 커져간다.
꽃순이와의 대화를 통해 김 영감의 죽음이
당초 경찰이 조사하고 알려진 것과 다르게
병사가 아닌 살인사건이고, 그 범인을 꽃순이가
직접 목격했다고 하는데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범인을 잡고자 하는
연재와 꽃순이, 그리고 김 영감의 또 다른 친구이자
연재와 같은 반에 있는 안이양의 공조가 시작된다.
사건의 진실에 파헤쳐 다가가면서
연재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안이양의 진짜 모습과
김 영감과의 인연, 그리고 꽃순이가 목격한 내용을
토대로 열심히 그들만의 조사를 진행해간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밝혀질 수 있을까?
그들은 무사히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소통을 할 수 있는
똑똑한 개 꽃순이와 두 명의 중학생이 펼치는 이야기는
소중한 사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는 그들의 애정이 따스하게 다가왔고,
어른보다도 용기 있었던
아이와 강아지 한 마리라는 조합이
귀여우면서도 참 든든하게 느껴졌다.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강아지 꽃순이의 존재는
책을 읽으며 어른의 시선에서 '말도 안돼'라고
생각하면서도 직접 말을 할 수 있는게 아니어도
얼마든지 사람들과 감정을 소통할 수 있는
반려동물로써는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다다라서 밝혀진
소중한 인연이었던 연재와 이양, 꽃순에게
남긴 김 영감의 유언을 보며
소중한 어린친구의 꿈을 응원하고 지키고 싶어했던
할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서 짠했다.
이별 앞에서 제대로 슬퍼하고
이별 앞에서 제대로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감정에 충실한 연재와 이양의 모습은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오늘날의 어른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던 것 같다.
좋아하고 따르던 김 영감의 사망소식,
꽃순이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됨,
그리고 김 영감의 사망에 '살인범'이 개입되었다는 점,
그 범인을 추척하는 과정까지
추리와 반전을 거듭하는 과정은
호흡이 전혀 지루하지 않아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즐겁게 다가갈 수 있었다.
똘똘한 강아지 꽃순이와 꿈을 향해 나가가는
이양, 연재의 공조가 더해진
후속작품이 나오기도 기대해본다.
"이 글은 앤드로부터 앤드러블5기 활동을 위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