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만들 수가 없어서요
강진아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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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불안정한 불완전한 자신의 인생을

완전하고 안정스럽게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달리는 여자의 노력과 인생이

'이토록 무섭게도 바뀔 수 있구나'

'이렇게 비뚤게 나아갈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을 만났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인생을 뒤흔드는 '증거'를 남기게 됐고,

그 증거를 없애기 위해

그 사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이 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

그 치졸한 인간의 밑바닥을 보며

과연 우리는 이 사람의 모습을

'감히 무어라 판단할 수 있을까'

라는 씁쓸함도 들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 작은 시작에서 비롯된

너무나 손재주가 좋았던 여고생 차경의 이야기를 담은

〈진짜를 만들 수가 없어서요〉이다.


부부 사기단이었던 부모님이 도주를 하다가

사망을 하게 되고 할머니 손에 자란 차경.

넉넉지 않은 가정 환경 속에서도

야무진 손놀림은 그녀를 그림에서도

공부에서도 줄곧 1등을 놓치지 않게 하며

'더 나아갈' 원동력으로 자리 잡게 한다.


미술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재료조차 맘껏 살 수 없고,

연을 끊고 사라져버린 작은아버지 때문에

기초수급자 신청조차 할 수 없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숨이 턱 막히게 힘들었던 차경 앞에

유복하고 넉넉한 환경을 가진 도희가 나타난다.

과외비를 빼돌려 그게 탄로 난 위기에 처한 그녀는,

차경의 재능을 이용해서 위기에서 벗어날

'위조지폐 만들기'를 제안하는데

일회성에 그칠 거라 생각했던 그들의 모험은

불어나는 돈 앞에서 멈출 줄을 몰랐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것이 가짜인 줄 모르고

그것을 사용하며 거스름돈으로 진짜 돈을

바꾸는 역할을 했던 혜미가

어느 날 탄로 난 위기에 처하며 도망치던 과정 속에서

일어난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현장에서 위조지폐를 빼돌리며

도망친 차경과 도희는 사고 앞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이를 비밀로 가져가기로 하는데,

차경의 재능과 사고의 증거인 위조지폐를 빌미로

그녀를 압박하던 도희는 유학을 가며 한국을 떠난다.


무거웠던 마음 한편에는

도희가 쥐고 있는 증거가 무거운 돌처럼 남아있는데,

칙칙하고 불완전한 차경의 인생에 유일한 돌파구

같았던 글로벌 그룹 엔티의 공개채용이 진행되던 찰나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도희가 등장하며

차경은 남아있던 증거인 위조지폐와

계속해서 차경의 능력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그녀와 부딪치게 된다.


과연 차경은 모든 증거를 완벽하게 없애고,

자신의 인생을 완전하고 안정적으로 만들

엔티그룹에 입사할 수 있을까?

그들이 만들어냈던 가짜는 그들의 인생을

진짜로 바꿀 수 있을까?


사기꾼 부모 아래서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처절한 삶을 보낸 차경에서 현실은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뻘 같은 느낌으로 남아있다.

진짜 인생을 갖고 싶은데, 노력하고 애써도

어쩐지 자꾸만 가짜 인생만 만들어지는 기분이다.


차경이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도희는 그런 차경을 철저히 이용한다.

그녀에게 얽매이고 싶지 않지만 그 수에 자꾸만

얽매이게 되는 차경은 처절하면서도 끈질긴

생존본능으로 자신의 인생을 되찾고자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면욕 식욕 등 원초적인 욕구조차 내려놓고

이를 악무는 차경의 모습은 안쓰러우면서도

히스테릭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목표를 향해서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이든

취하며 달려가는 차경은

어느새 자신이 닮고 싶지 않았던 부모의 모습을

그리 닮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도희와의 재회, 옭아매는 그들의 관계처럼

복잡하게 꼬여버리는 사건들은 점점 더 깊어진다.

애처롭다고 해야 할지, 과연 그렇게 해서 얻은 결말이

과연 차경에게 '진짜' 인생을 선사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따라가는 과정이 참 흥미진진했다.


성공이나 완벽한 인생을 원하기 보다

그저 증거를 없애고 '이제 겨우 평범한 인생'을

살고 싶었던 차경의 바람이 그녀에게는

그렇게 무리였나 싶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이들이 끌어가는

섬세하면서도 치열한 사건들은

그 어떤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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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월 모일 영숙 씨
졸린닥훈씨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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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메이킹북스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다함께 살아가는 사회이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개인으로 존재한다.

누군가는 타인과 관계를 맺고 어우러지며

온기를 느끼며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지극히 외롭고 고립되어 있으며

미세한 균열처럼 부숴지기도 한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스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아픔과 기쁨, 즐거움과 슬픔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채 그저 스쳐 지난다.

작가는 이런 개인들의 특별하지 않은 일상 속에 숨겨진

온기와 고독에 대하여 짧은 소설들을 통해 표현한다.


졸린닥훈씨가 쓴 〈모월 모일 영숙씨〉이다.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이들은

무어라 특정지을 수 없는

지극히 평범하고 눈에 튀지 않는

사회의 "개인"들이다.

이들은 때로는 너무 눈에 띄지 않고 조용해서

다른 이들에게 의식되지 않을 정도인데,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은

자신이 가진 고통, 기쁨 등을 통해

조금씩 잠재되어 있는 감정들을 표출한다.

참고 있다가 터지는 어떤 감정들처럼

그것은 타인을 향한 칼날이 되기도 하고,

자신을 갉아먹는 구멍이 되기도 한다.


거울을 통해 바라보는 타자화된 자신의 모습이

낯설기도 하면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전혀 알 수 없는 타인과 이어지는 관계는

고독 속에서 마주한 따스한 온기와도 같다.

계기도 이유도 없이 이어지는 관계는

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서로 다른 개인과 개인이

'사람'이라는 이유로 공통점을 갖는 것처럼

어떤 운명같은 연결처럼 신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성과를 내기 위해서 쓴 작품이 아니라

하던대로 "아님말고"식으로

재능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글을 써내려갔다는 작가는

자신의 단편소설들을 통해 고독과 연결,

균열 속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변화 등을

가득히 담아냈다.


조금은 난해하다 느낄 수 있는 어떤 목소리들은

사실은 작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개입이자

가장 원초적으로 써내려간

본능적인 움직임인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읽다보면 그 작품 자체를 "창작물"이라는

형태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게 대부분인데,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는 창작물이라기보다는

어떤 분투기, 그 자체로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줍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작가의 필체 그대로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은 각자 캐릭터의 모습으로

작기의 목소리를 그대로 내고 있었다.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있는

모두의 "영숙 씨"를 담아서,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 고독과 온기를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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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시간 2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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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하빌리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뉴스를 보다 보면 드라마 보다 더 비현실적인,

때로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싶은 일들이 전해진다.

가정폭력이라든가 그로 인한 살인사건까지

극적인 사건들을 마주하다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마주하는 여러 사건들을 바라보면

생각하는 '일반적인' 피해자와 가해자의 모습이

고정되기 마련이다.

연약한 아이나 여성은 피해자로,

덩치가 크고 힘이 센 남성은 피해자로 말이다.


이번에 만나본 〈자비의 시간〉은

가정폭력 살인사건을 다룬 법정스릴러 작품인데,

내가 생각해 온 살인사건의 이미지에서

한창 벗어난 예외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재혼가정으로 이루어진 한 가족,

의붓아버지의 폭력에 지치고 두려움에 떤

16살 소년이 총으로 그를 살해하고,

그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을 담고 있었는데

흔히 피해자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어린 소년이 가해자로

그들에게 위협을 가하던

의붓아버지는 피해자로 나온다.


그 사건에 이르게 된 과정이 어떻든 간에

결론은 살인사건을 향하고 있고,

더욱이 보안관(경찰)이라는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 덕분에

이 사건은 여러 가지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리고 누구도 살인을 저지른

이 어린 소년의 변호를 하려고 나서지 않고,

그의 국선 변호를 제이크가 맡게 되며

본격적인 사건에 대한 추적과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소년에 대한

재판이 이어지며 흥미로운 서사를 이어간다.


1권에서는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그리고 재판이 열리기까지의 과정을

2권에서는 본격적인 재판이 진행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살인사건이라고는 하지만

기존에 수많은 폭력 아래 두려워했던 소년이

자신과 가족들을 보호하고자 했던

선택이었고,

뒤이어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들로

재판의 방향은 예상과 다르게 흔들린다.


주인공인 드루의 변호를 맡은

제이크가 담당한 또 다른 사건의 재판

이야기도 함께 펼쳐지면서

'신념'과 '정의'에 대한 생각을

읽는 독자들도 함께 해볼 수 있었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가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그렇다고 하지만 살인에 이른 것을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재판을 바라보고 판결을 내릴

배심원들은 재판이 진행되며 밝혀지는

증거와 심문을 보며 혼란스러워하고,

읽으면서 나 역시 '무엇이 옳은 판결인가?'에 대해

몇 번이고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배심원 제도로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진행하는 방법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변호사 출신 작가답게 현실감 넘치는 재판 신은

굉장히 디테일하면서도 스릴 넘쳤다.


AI의 발달로 앞으로 사라지게 될 직업 1위로

판사가 꼽혔다고 한다.

판례를 바탕으로 내려지는 판결 앞에서

우리는 '사람'이기에 이해하고

정상참작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소설 속의 이 사건을 AI가 판결하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어떤 살인에도 정당화가 성립될 수 있는지?

어떤 처벌이 과연 정당하다고 할 수 있는지?

줄곧 피해를 당하다가

마지막 탈출구 같은 느낌으로

선택한 범죄의 경우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정말 어려운 질문들이 연신 머릿속을 떠다녔다.


가장 냉철하면서도 가장 인간미 넘쳤던 제이크와

엄청난 사건 속에 휘말린 어린 소년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함을 느끼며 끝없이 빠져들게 했다.


법정 드라마라고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보다는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고,

가정폭력이라는 어쩌면 전 세계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소년범죄들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모든 이들이 처벌받아 마땅한 소년"범죄"자가 아니라

그저 "소년"범죄자인 경우도 있다.

그 판결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잡아야 할

중심이 될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완전한 끝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길은

다다르고자 하는 그 방향으로

반드시 향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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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시간 1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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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하빌리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뉴스를 보다 보면 드라마 보다 더 비현실적인,

때로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싶은 일들이 전해진다.

가정폭력이라든가 그로 인한 살인사건까지

극적인 사건들을 마주하다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마주하는 여러 사건들을 바라보면

생각하는 '일반적인' 피해자와 가해자의 모습이

고정되기 마련이다.

연약한 아이나 여성은 피해자로,

덩치가 크고 힘이 센 남성은 피해자로 말이다.


이번에 만나본 〈자비의 시간〉은

가정폭력 살인사건을 다룬 법정스릴러 작품인데,

내가 생각해 온 살인사건의 이미지에서

한창 벗어난 예외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재혼가정으로 이루어진 한 가족,

의붓아버지의 폭력에 지치고 두려움에 떤

16살 소년이 총으로 그를 살해하고,

그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을 담고 있었는데

흔히 피해자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어린 소년이 가해자로

그들에게 위협을 가하던

의붓아버지는 피해자로 나온다.


그 사건에 이르게 된 과정이 어떻든 간에

결론은 살인사건을 향하고 있고,

더욱이 보안관(경찰)이라는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 덕분에

이 사건은 여러 가지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리고 누구도 살인을 저지른

이 어린 소년의 변호를 하려고 나서지 않고,

그의 국선 변호를 제이크가 맡게 되며

본격적인 사건에 대한 추적과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소년에 대한

재판이 이어지며 흥미로운 서사를 이어간다.


1권에서는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그리고 재판이 열리기까지의 과정을

2권에서는 본격적인 재판이 진행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살인사건이라고는 하지만

기존에 수많은 폭력 아래 두려워했던 소년이

자신과 가족들을 보호하고자 했던

선택이었고,

뒤이어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들로

재판의 방향은 예상과 다르게 흔들린다.


주인공인 드루의 변호를 맡은

제이크가 담당한 또 다른 사건의 재판

이야기도 함께 펼쳐지면서

'신념'과 '정의'에 대한 생각을

읽는 독자들도 함께 해볼 수 있었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가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그렇다고 하지만 살인에 이른 것을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재판을 바라보고 판결을 내릴

배심원들은 재판이 진행되며 밝혀지는

증거와 심문을 보며 혼란스러워하고,

읽으면서 나 역시 '무엇이 옳은 판결인가?'에 대해

몇 번이고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배심원 제도로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진행하는 방법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변호사 출신 작가답게 현실감 넘치는 재판 신은

굉장히 디테일하면서도 스릴 넘쳤다.


AI의 발달로 앞으로 사라지게 될 직업 1위로

판사가 꼽혔다고 한다.

판례를 바탕으로 내려지는 판결 앞에서

우리는 '사람'이기에 이해하고

정상참작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소설 속의 이 사건을 AI가 판결하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어떤 살인에도 정당화가 성립될 수 있는지?

어떤 처벌이 과연 정당하다고 할 수 있는지?

줄곧 피해를 당하다가

마지막 탈출구 같은 느낌으로

선택한 범죄의 경우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정말 어려운 질문들이 연신 머릿속을 떠다녔다.


가장 냉철하면서도 가장 인간미 넘쳤던 제이크와

엄청난 사건 속에 휘말린 어린 소년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함을 느끼며 끝없이 빠져들게 했다.


법정 드라마라고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보다는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고,

가정폭력이라는 어쩌면 전 세계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소년범죄들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모든 이들이 처벌받아 마땅한 소년"범죄"자가 아니라

그저 "소년"범죄자인 경우도 있다.

그 판결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잡아야 할

중심이 될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완전한 끝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길은

다다르고자 하는 그 방향으로

반드시 향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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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벽
다이구 겐쇼 지음, 지소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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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라는 말이 있지만

마음을 다스리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사는 인생이라는 파도 위에서

타인과 부딪치게 되는 여러 상황들,

그 속에서 방황하고 흔들리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마음"인데, 아무리 성인이라고 해도

모든 것을 뛰어넘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자신이 없을 것이다.


나 역시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이런 "감정 문제"들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었고,

겉으로 표를 낼 수는 없지만 타인에 대한

질투나 시샘, 비교를 하며 혼란스럽기도 했다.


마음의 평화를 되찾고 싶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심을 잡고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었는데

불교, 부처의 말씀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세워져 있는 수많은 벽들을 넘어

괴로움의 원인을 타인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찾으며

감정의 변화를 분석하며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감정과 마주하는 법을 다룬 책을 만났다.


73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상담 대기자만 2500명이 넘는다는

일본 최고의 카운셀러로 꼽히는

다이소산 후쿠곤지의 주지 스님인

다이구 겐쇼가 지은 〈나라는 벽〉이다.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고민의 순간,

우리는 그 원인을 외부에서부터 찾는다.

나를 이렇게 고민하게 만든 원인을

나 아닌 타인이나, 외부의 문제로부터 찾으며

나를 고민에 빠지게 한 그것의 '책임'을 묻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의 순간에 있어서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사실

외부가 아닌 '나 자신'에게 있다.


오해나 망상, 이기적인 기대나 타인과의 비교 등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벽'들이

이런 고민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는데,

우리는 문제에 있어서 자신을 들여다보기보다는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 바깥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왜 그런 고민을 하게 되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 아닌

'내가 이런 고민을 하게 한 사람이 누구인가?'로

타인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답을 찾으려고 하기에

더욱 풀리지 않고, 이런 맹독성 감정들은

나를 더욱 괴롭게 할 뿐이다.


고민 상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온 다이구 겐쇼 스님은

우리가 가진 감정 문제에

불교의 핵심 개념을 적용했는데

괴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직시하고,

내면의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가져오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감정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분노나 슬픔, 질투, 불안 같은 부정적 감정은

사람인 이상 완전히 없애기란 불가능하다.

다이구 스님은 우리들을 괴롭히는 불필요한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적당히 받아들이고

과감히 내려놓을 줄 알면 지금보다 훨씬 홀가분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곧 '마음의 벽'을 뛰어넘는 작업이며,

고민을 해결하는 사고방식을 배우고

아주 조금이라도 실천하다 보면

자꾸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버릇과 사고 습관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얘기한다.


불교의 사고법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과 표현을 통해

고통을 제대로 마주하고 가뿐히 벗어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1장에서는 인간 내면의 세 가지 뿌리 감정인

'욕심', '분노', '무지'에 대해 설명하고,

이 감정들이 어떻게 고통의 근원이 되는지를

불교 경전과 함께 풀어낸다.


2장에서는 '분노', '질투' '슬픔' 등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감정들을 살피며,

감정의 방향을 바꾸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감정의 방향을 바꾸는 방법은 어쩌면

내 마음속에 있는 벽을 낮춰주는 가장 기본적인

스킬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내 마음에 남았다.


3장에서는 '불안', '조바심', '절망' 등

마음이 현재가 아닌 미래와 과거에 매여 있는 이들에게

체념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함으로써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데,

특히나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큰 편인

나에게는 가장 인상적이고 도움이 되었던 파트였다.


4장에서는 욕심과 경멸을 넘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타인에 대한 시선과 더불어 평가를 하는 게 익숙한

이들에게 따끔한 충고가 될 것 같다.


마지막 5장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고민과 괴로움에서 슬기롭게 벗어나는 비결을

담았는데, 그 방법으로써 '명상'을 소개한다.


이처럼 다이구 겐쇼 스님은 우리들이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고민과 괴로움 앞에서

바깥을 향하던 시선을 자신의 내부로 가져오고,

내 마음을 제대로 직시함으로써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마음의 평온함을 가져오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뿌리는 불교에 두고, 부처의 말씀을 덧붙였지만

종교를 떠나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은 이들에게

많은 울림으로 다가갈 그런 이야기들이 아닌가 싶다.


타인에 대한 시선 그리고 그들을 향한 평가가

익숙한 오늘날의 우리들인데, 그런 감정 자체가

타인과 비교해 스스로 느끼는 우월감에서

비롯되었다는 내용은 속내를 들켰다는 생각에

화끈거리는 감정을 느끼기도 했고,

시작을 알 수 없는 '불안'이라는 감정 앞에서도

이 불안함을 제대로 분석하고 파악하며

나 자신이 만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배울 수 있었다.


솔직히 처음에 읽기 시작할 때는

'불교 얘기라 지루하지는 않을까?'

'뻔한 마음 찾기 류의 얘기가 아닐까?'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마음의 구석구석을

거울로 비추어 바라보는 것 같아서

속 시원하기도 하고 비로소 해답을 찾은 것 같은 느낌에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이 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 비롯됨을 알고,

올바른 마음의 중심을 잡기 위해

내 마음과 마주하며 직시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기둥을 세우기 위하여,

우리 모두 마음의 주인인 '나'를 제대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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