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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임무는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 벼랑 끝의 닌텐도를 부활시킨 파괴적 혁신
레지널드 피서메이 지음, 서종기 옮김 / 이콘 / 2024년 10월
평점 :

게임만이 주는 기쁨이 있다.
나이와 성별, 인종이나 국가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게임이라는 존재.
우리는 게임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게임 속 캐릭터가 되어 낯선 땅을 달리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끝판왕과 싸우며
때로는 유명한 캐릭터가 되어 버섯 왕국을 누비기도
어떤 때는 나와 닮은 캐릭터를 만들어
미지의 섬에서 유유자적 낚시를 하고 과일을 키우며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곤 한다.
내가 처음 만난 게임은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오락실에서 즐기던 보글보글 같은 게임이었다.
아이들에게는 금지된 공간 같았던
오락실에서의 게임은 집이 오락실을 하던
친구네 가야만 한 번씩 즐길 수 있었던 이벤트 성이었고
명절 선물로 아빠가 회사에서 타왔던 겜보이로는
풍선 터트리기나 갤로그 같은 게임을 즐겼었다.
그러다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는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마다
선생님이 뽑아서 칠판에 붙여둔
게임의 경로를 DOS 창에 입력하고는
방귀를 내뿜고 다니는 택시 게임이라든가
왕비가 되는 것이 목표인
하지만 제목은 '프린세스 메이커'인
스토리와 세계관을 가진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중학교 때는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반영하듯
피카츄가 등장하는 배구 게임을 하기도 했고,
짱구와 떡잎마을의 등장인물들이 나와
부리부리 대마왕과 싸우는 게임도 즐겨 했었다.
테트리스, 포트리스를 거쳐 히든 캐치,
야채부락리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까지
보통의 여자아이들이 하지 않는 게임까지도
즐겨 했었던 나는 이십 대가 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나를 위해 내돈내산의 게임기를 마련했다.
바로 닌텐도 DS Lite다.
당시에 남자들은 플레이스테이션,
좀 더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여자들은
디자인이며 UI 자체가 말랑했던
닌텐도를 즐겨 하곤 했었는데
사무실에 함께 근무하는 여직원들이 동시에
닌텐도를 마련하며 우리의 게임은
출근하자마자 공식 업무시간이 시작하기 전,
그리고 점심을 먹고 다 같이,
퇴근하는 길 집에 가는 버스에서
여러 세계를 오가며 그 범위를 넓혀나갔다.
한동안 즐겨 하던 닌텐도의 열기는 조금 식었지만,
시간이 지나 조카가 태어나고 나니
함께 즐길 수 있는 선물을 찾다 보니 내가 다시
도달하게 된 것은 닌텐도의 세계였다.
내가 하던 추억의 게임의 새로운 버전을
조카들이 즐기고, 조카가 만들어 놓은 섬에
놀러 가서 낚시도 하고 바다에서 수영도 하며
집을 구경하는 재미는 무언가 숨겨놓았던
일기장을 몰래 펼쳐보는 기분이 들어서 즐거웠다.
같이 마리오 캐릭터의 등장인물을 고른 다음
미니게임을 즐기는 마리오파티는
여전히 우리의 공휴일 단골 코스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만들어졌지만,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닌텐도의 전설적인 이야기는
굳이 히스토리를 읊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다.
이번에 만나보게 된
《우리의 임무는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는
이런 전설적인 시리즈를 성공시킨
이와타 사토루의 최고의 파트너이자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로
닌텐도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데 일조했던
레지널드 피서메이의 성공을 위한 투지,
그가 말하는 혁신적인 마케팅을 다루고 있었다.
레지널드 피서메이는 게임을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익히 들어봤던 이름의 인물이다.
아이티 출신의 부모님, 브롱크스의 빈민가에서 살던
소년이 열심히 공부한 끝에 코넬대학교에 입학,
P&G 피자헛 기네스 등을 거친 후
닌텐도 아메리카에 영업 및 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입사한 후 혁신가이자 파괴자로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며
닌텐도를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
펼쳐나갈 수 있도록 펼친 장본인으로
국제 비디오 게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그의 게임에 대한 열정과 닌텐도를 통해 보여준
혁신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마케터를 꿈꾸는 이들,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들에게
강한 영향을 주고 있었다.
이번 책은 빈민가 출신의 저자가 자라온 이야기,
닌텐도에 이르기까지 이끌고 온 자신의
마케팅 업무적 역량, 닌텐도의 글로벌한 진출과
성공에 기여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양하게 담고 있었다.
좁게 보면 성공한 한 인물의 이야기로
단정 지을 수도 있지만, 그가 책을 통해서 전하고 있는
다양한 혁신을 위한 핵심은
무언가 변화를 꿈꾸고
새로운 일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자극과 함께 따라갈 수 있는 큰 틀,
선배로서의 조언까지 모두 담겨 있었다.
자신이 직접 겪어보고 느꼈던 이 혁신의 포인트들은
책의 마지막에 다다를 무렵 정리해 준
대학교 졸업식 축사 내용에서도 함축되어 있었다.
이는 게임이나 마케팅을 떠나
한 사람으로서 인생을 끌고 가는 데에도
결고 잊지 말아야 할 좋은 다짐으로 다가왔다.
레지가 말한 5가지 인생 원칙은 다음과 같다
✔ 내게 일어나는 일은 나 자신에게 달렸다.
✔ 인생이란 절대 만만치 않으니 전력을 다해라.
✔ 다른 대안에 마음을 열어라.
✔ 두려움을 받아들여라.
✔ 현재에 충실하게 살고 일상에서 재미를 찾아라.
안정적인 것을 최우선으로 더 큰 모험을 하지 못하고
현재에서 주저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또 일을 하면서 난관에 부딪쳤을 때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레지널드 피서메이의 책을 통해
무엇보다 단단한 용기와 힘을 얻기를 바란다.
게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닌텐도와 그의 인생을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성공'이라는
투지를 그려내고 있었다.
파괴적 혁신을 가져온 그의 행보에는
어떤 스토리와 노력이 숨겨져 있는지
변화가 필요한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닌텐도라는 아이템에 대해서
이토록 깊은 연구와 준비, 마케팅 전략이
담겨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더욱 많은 이들에게 가닿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그 진심이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지 않았을까
다시금 감탄을 보낸다.
전력을 다해 인내하고, 투지를 내보인
레지널드 피서메이의 앞으로의 행보도
더욱 기대를 하게 되었다.
"이 글은 이콘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