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이 캄캄해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고
유꽁사 지음 / 세미콜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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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를 통해서 본 광고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

'밥심으로 건강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으로

농협중앙회에서 진행한 광고였는데

세상을 살아가는 힘으로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스토리를 전하고 있었는데,

무언가 지치고 힘들 때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유난히 기억에 남고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광고였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라고

아침에 나를 일으켜 세우고

회사로 가게로 각자의 일터로 발을 이끄는 사람들.

때로는 정신없이 바쁘기도 하고

힘들거나 지치는 날, 울고 싶은 날이 있지만

그래도 따끈한 한 끼 식사 앞에서

'그래도 이렇게 먹고살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는

안도를 받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나에겐 먹여살려야 할 나라는 1인분의 사람이 있기에

우리는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간다.

캄캄해 보이지 않는 길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으면

결국엔 어딘가에 가닿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어른이기에 그렇게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 유꽁사의 신간

《눈앞이 캄캄해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고》를 만났다.

유난히 가라앉고 지치는 날,

일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에도

어김없이 작가는 자신을 위한 한 끼 식사를 내놓는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나만을 위한 식사를 하며

다가온 계절과 시간을 만끽하며

놓쳤던 마음을 다잡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마치고 나면

기운이 나고 든든해지면서 다시 무엇이든

해보려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는 작가처럼

나 역시 책을 읽으며, 작가와 함께 고민하고 흔들렸던

많은 순간을 함께 지울 수 있었다.


사람들 중에는 혼자 있으면,

혹은 고민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먹는 데 쏟을 힘조차 없어서 말 그대로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버리는 이들도 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이럴 때일수록 잘 챙겨 먹어야지'

하면서 있는 반찬 없는 반찬을 모두 꺼내서 먹고

부풀어진 배를 문지르며, 다시 일어나기도 하고 말이다.


나는 이 중에서 후자에 속했다.

혼자 먹는다고, 힘들거나 지쳤다고 대충 먹기보다는

오히려 부러 평소보다 더 챙겨서 먹고는

보란 듯이 잘 먹고 보란 듯이 아무렇지 않게

툭 털고 일어나는 타입.


나를 위한 한 끼를 준비하며

설사 그것이 이미 만들어진 반찬을

냉장고에서 꺼내서 먹기만 하면 된다든가,

혹은 정말 먹을 것이 없어서 라면을 먹는다 해도

라면에 계란과 파 토핑을 넣고

다진 마늘 한술이라도 더해서 내가 나를 '신경 썼다'라는

느낌을 주고 싶은 사람이 바로 나였다.


결국은 먹고살고자 하는 이 인생에서

내가 무엇 하나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한다 하더라도

유일하게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나에게 차려주는

정성스러운 한 끼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


날씨가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엄마는 '이럴 때일수록 잘 챙겨 먹어야 기운이 나지' 하며

가족들을 위해 식탁을 채운다.

엄마가 차려놓은 식탁 위에서

간단히 수저를 드는 것만으로도 자존감이 올라가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기운이 충전되곤 한다.

그런 먹고사는 이야기가 쌓여 인생이 되는 게 아닐까.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계절감이 물씬 풍겨지는

제철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본다.

소박하지만 화려하지 않아도 은은하고 예쁜

단출하지만 부족하지 않고 든든한

작가의 한 끼를 보고 있자니

나에 대한 이런 정성이라면 못 할 일이 없겠다 싶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숱하게 흔들렸던

작가의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이끌어 준 건

이런 밥심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일을 하며 느낀 최선의 의미,

프리랜서로 일하며 느꼈던 생각 등

공감 가는 여러 장면에서 수시로 멈춰 섰다.

늘 최선을 다해 100 그 이상을 쏟았기에

스스로 다치는 줄도 몰랐던 과거의 나에게

조금은 느슨함을 선사해 주자는 최근의 생각을

들킨 것만 같아서 이 공통된 '결'이

그토록 반가울 수 없었다.


거창하고 대단한 목표나 행동이 아니더라도

오늘 하루를 더 잘 살게 만드는 건

나를 위한 작은 밥상이라는 것을 배운다.

정성스럽게 차린 한 끼의 식사 앞에서

인생을 배우고, 최선의 느슨함을 조정하며

앞으로 나아갈 빛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가오면

작가가 전한 봄 향기 가득한 레시피들을

따라서 만들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결이 맞는 사람이 전하는 레시피는

분명 내 입에도 맛있고 무한한 힘을 줄 테니까 말이다.


"이 글은 세미콜론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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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임무는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 벼랑 끝의 닌텐도를 부활시킨 파괴적 혁신
레지널드 피서메이 지음, 서종기 옮김 / 이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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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만이 주는 기쁨이 있다.

나이와 성별, 인종이나 국가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게임이라는 존재.


우리는 게임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게임 속 캐릭터가 되어 낯선 땅을 달리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끝판왕과 싸우며

때로는 유명한 캐릭터가 되어 버섯 왕국을 누비기도

어떤 때는 나와 닮은 캐릭터를 만들어

미지의 섬에서 유유자적 낚시를 하고 과일을 키우며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곤 한다.


내가 처음 만난 게임은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오락실에서 즐기던 보글보글 같은 게임이었다.

아이들에게는 금지된 공간 같았던

오락실에서의 게임은 집이 오락실을 하던

친구네 가야만 한 번씩 즐길 수 있었던 이벤트 성이었고

명절 선물로 아빠가 회사에서 타왔던 겜보이로는

풍선 터트리기나 갤로그 같은 게임을 즐겼었다.

그러다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는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마다

선생님이 뽑아서 칠판에 붙여둔

게임의 경로를 DOS 창에 입력하고는

방귀를 내뿜고 다니는 택시 게임이라든가

왕비가 되는 것이 목표인

하지만 제목은 '프린세스 메이커'인

스토리와 세계관을 가진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중학교 때는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반영하듯

피카츄가 등장하는 배구 게임을 하기도 했고,

짱구와 떡잎마을의 등장인물들이 나와

부리부리 대마왕과 싸우는 게임도 즐겨 했었다.


테트리스, 포트리스를 거쳐 히든 캐치,

야채부락리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까지

보통의 여자아이들이 하지 않는 게임까지도

즐겨 했었던 나는 이십 대가 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나를 위해 내돈내산의 게임기를 마련했다.

바로 닌텐도 DS Lite다.

당시에 남자들은 플레이스테이션,

좀 더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여자들은

디자인이며 UI 자체가 말랑했던

닌텐도를 즐겨 하곤 했었는데

사무실에 함께 근무하는 여직원들이 동시에

닌텐도를 마련하며 우리의 게임은

출근하자마자 공식 업무시간이 시작하기 전,

그리고 점심을 먹고 다 같이,

퇴근하는 길 집에 가는 버스에서

여러 세계를 오가며 그 범위를 넓혀나갔다.


한동안 즐겨 하던 닌텐도의 열기는 조금 식었지만,

시간이 지나 조카가 태어나고 나니

함께 즐길 수 있는 선물을 찾다 보니 내가 다시

도달하게 된 것은 닌텐도의 세계였다.

내가 하던 추억의 게임의 새로운 버전을

조카들이 즐기고, 조카가 만들어 놓은 섬에

놀러 가서 낚시도 하고 바다에서 수영도 하며

집을 구경하는 재미는 무언가 숨겨놓았던

일기장을 몰래 펼쳐보는 기분이 들어서 즐거웠다.

같이 마리오 캐릭터의 등장인물을 고른 다음

미니게임을 즐기는 마리오파티는

여전히 우리의 공휴일 단골 코스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만들어졌지만,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닌텐도의 전설적인 이야기는

굳이 히스토리를 읊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다.

이번에 만나보게 된

《우리의 임무는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는

이런 전설적인 시리즈를 성공시킨

이와타 사토루의 최고의 파트너이자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로

닌텐도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데 일조했던

레지널드 피서메이의 성공을 위한 투지,

그가 말하는 혁신적인 마케팅을 다루고 있었다.


레지널드 피서메이는 게임을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익히 들어봤던 이름의 인물이다.

아이티 출신의 부모님, 브롱크스의 빈민가에서 살던

소년이 열심히 공부한 끝에 코넬대학교에 입학,

P&G 피자헛 기네스 등을 거친 후

닌텐도 아메리카에 영업 및 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입사한 후 혁신가이자 파괴자로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며

닌텐도를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

펼쳐나갈 수 있도록 펼친 장본인으로

국제 비디오 게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그의 게임에 대한 열정과 닌텐도를 통해 보여준

혁신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마케터를 꿈꾸는 이들,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들에게

강한 영향을 주고 있었다.


이번 책은 빈민가 출신의 저자가 자라온 이야기,

닌텐도에 이르기까지 이끌고 온 자신의

마케팅 업무적 역량, 닌텐도의 글로벌한 진출과

성공에 기여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양하게 담고 있었다.

좁게 보면 성공한 한 인물의 이야기로

단정 지을 수도 있지만, 그가 책을 통해서 전하고 있는

다양한 혁신을 위한 핵심은

무언가 변화를 꿈꾸고

새로운 일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자극과 함께 따라갈 수 있는 큰 틀,

선배로서의 조언까지 모두 담겨 있었다.


자신이 직접 겪어보고 느꼈던 이 혁신의 포인트들은

책의 마지막에 다다를 무렵 정리해 준

대학교 졸업식 축사 내용에서도 함축되어 있었다.

이는 게임이나 마케팅을 떠나

한 사람으로서 인생을 끌고 가는 데에도

결고 잊지 말아야 할 좋은 다짐으로 다가왔다.


레지가 말한 5가지 인생 원칙은 다음과 같다

✔ 내게 일어나는 일은 나 자신에게 달렸다.

✔ 인생이란 절대 만만치 않으니 전력을 다해라.

✔ 다른 대안에 마음을 열어라.

✔ 두려움을 받아들여라.

✔ 현재에 충실하게 살고 일상에서 재미를 찾아라.


안정적인 것을 최우선으로 더 큰 모험을 하지 못하고

현재에서 주저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또 일을 하면서 난관에 부딪쳤을 때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레지널드 피서메이의 책을 통해

무엇보다 단단한 용기와 힘을 얻기를 바란다.


게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닌텐도와 그의 인생을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성공'이라는

투지를 그려내고 있었다.


파괴적 혁신을 가져온 그의 행보에는

어떤 스토리와 노력이 숨겨져 있는지

변화가 필요한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닌텐도라는 아이템에 대해서

이토록 깊은 연구와 준비, 마케팅 전략이

담겨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더욱 많은 이들에게 가닿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그 진심이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지 않았을까

다시금 감탄을 보낸다.


전력을 다해 인내하고, 투지를 내보인

레지널드 피서메이의 앞으로의 행보도

더욱 기대를 하게 되었다.


"이 글은 이콘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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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달리는 소년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4
팀 보울러 지음, 양혜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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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품 안의 아이 같았던 우리 집의 첫사랑인

큰 조카가 사춘기에 접어들었다.

남자아이 치고도 '참새'라 불릴 만큼

수다스러웠고 이런저런 일에도 무던하게

'허허'하고 웃었던 아이는

중학교에 들어가고 머리알이 커지면서

말이 많이 줄었고 표정이 많이 사라졌다.

숨겨진 표정과 말에 숨겨진 감정이

어디를 향하고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

궁금하고 묻고 싶었지만

묻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지금의 아이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에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조카의 마음이 궁금하거나,

혹은 부모님과의 대화 속에서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사춘기 시절의 뾰족함'을 들을 때면

나는 청소년 문학을 펼친다.

소설 속의 아이들을 통해서 그들이 말하고 싶은

마음속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행동이나 말투를 이해하는

실마리를 찾는데 이보다 좋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또 그때는 모르고 지나갔던 나의 청소년기 상처를

시간이 지난 후에 어루만지는 느낌도 나서

청소년 문학을 읽을 때면 느껴지는 그 안도감이 좋다.


얼마 전 읽었던 《속삭임의 바다》를 통해서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헤티를 통해 주어진 운명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용기를 배울 수 있었다.


대표작인 리버보이를 통해서도 잘 알려진

작가의 진면모를 그의 다양한 성장소설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진진했는데,

고립된 섬마을에 사는 헤티라는 소녀의 이야기는

공간과 시대적인 배경이 지금의 우리와 떨어져 있기에

헤티에게 나를 대입시켜 생각하기보다는

헤티가 주어진 안정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스스로 모험을 선택하고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면

이번에 만나보게 된 《밤을 달리는 소년》은

가정과 학교에서 보호도 사랑도 받지 못한

지니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의 문제를 겪고 있거나

혼란스러움을 느낀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미워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도 없는

가족이라는 애증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흔들리는 거리 위에서 아이들이 택할 수밖에 없는

퍽퍽하면서도 두려운 현실과

그 속에서 미워하지만 지키고 싶었던

가족과 사랑에 대해서 느낄 수 있게 해준 작품으로

엄청난 흡입력과 스피드로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새로운 성장소설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팀 보울러는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카네기 메달을 수상한 작가이다.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꿈, 사랑, 가족, 우정 등

보편적인 주제를 다양한 스토리로 녹여내며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는데


이번에 만나본 《밤을 달리는 소년》은

가정폭력과 부모님의 무관심 속,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보호받지 못했던

지니라는 소년이 우연히 범죄에 휘말리게 되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위험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범죄의 현장에서 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흥미 있게 펼쳐나가고 있었다.


자신을 향한 어른들의 말과 행동에서

진정한 애정이나 보호를 느끼지 못했던 지니.

피하고 싶은 학교에서의 부딪침도

주린 배를 제대로 채우기도 힘든 가정환경도

그럭저럭 넘기고 있던 찰나에 우연한 사건에 휘말리며

살기 위해, 가족을 살리기 위해 지니는 달리게 된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그저 시키는 대로 하면서도 가족들에 대한

미움과 애정을 동시에 드러내는 지니의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보듬어 주고 싶었다.


따스한 보호 아래 있어야 할 아이가

어둠 속에 내던져서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한 채

가족들을 생각하며 참아내고 달려가는 모습이

숨겨진 사연으로 내색조차 할 수 없는 것이 속상했다.


목숨의 위협 앞에 또 정체를 알 수 없는 사건이

절정으로 치달으며 손에 진땀이 배이고

마지막에 다다르고 드는 안도감과

새로운 희망이라는 것을 품게 되며

비로소 안도의 꿈을 꾸는 지니를 보며

오해하고 미워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사랑으로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고,

지니와 지니의 가족들이 행했던 행동들도

서로에게 오해를 불러왔지만

이 또한 제대로 포현을 하지 못한

서로의 사랑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흔들리고 방황하는 청소년의 심리를 제대로 담으며

아이의 입장에서 함께 두려움을 느끼기도

분노와 측은한 애정을 동시에 느끼기도 했다.

팀 보울러가 그려낸 그만의 작품으로

'성장'이라는 것을 다양한 배경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따뜻한 성장 소설이었다.


"이 글은 다산책방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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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노화 식사법 - 노년내과 의사가 알려주는 기적의 식단 혁명
정희원 지음 / 테이스트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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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련으로도 유행이 있을까 싶지만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건강법이 있다.


앞서 올렸던 Z세대 트렌드 2025에서도

언급되었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하는 Z세대가

관심을 가지는 포인트로 바로 '저속노화식단'인데

Z세대 트렌드 2025를 읽기 전

먼저 만나보았던 책인데, 생각을 좀 더

정리하고 작성하려다 보니 순서가 조금 뒤바뀌어버렸다.


노년내과 의사이자 SNS인 X를 통해

저속노화식단에 대해서 알려온

정희원 교수가 쓴 《저속노화 식사법》이다.


평균 수명,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노화'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몇백 년 전인 조선시대나 AI를 다루는 지금이나

사람의 신체는 변한 것이 없다.

신체기관이 달라지거나 진화를 한 것이 아니라

먹고사는 차이,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수명은 전에 비해 배 이상으로 늘어났는데

수명은 늘어났지만 신체는 변한 것이 없어서인지

씁쓸하게도 '10년은 앓다 간다'라고 할 만큼

인생의 마지막 노년에는 각종 질환이나 병에

시달리다가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좀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 위해'

먹는 음식이나 운동, 생활 습관 등을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데

무엇보다도 이 '늙는다'는 것을 피할 수 있다면

최대한 피하고 노화의 직격탄을 더 맞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할 것 같다.

이런 트렌드는 '저속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그중에서도 '저속노화'를 위하여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저속노화 식사법'에

특히나 집중되고 있다.


이 책은 노년내과 의사인 저자가

세상의 수많은 장수 식단 중

지중해식 식사와 대시 식사법을 바탕으로 꾸린

MIND 식사법을 소개하며,

실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저속노화 식사법을 통해

모두가 보다 '늦게 늙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몸과 마음, 생활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방법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MIND 식사법은

Mediterranean-DASH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

의 줄임말로 저자가 말하는 '저속노화' 식사법이다.


여느 식사법에 비해 권고 사항의 울타리가 상당히 넓고

연구에서 효과를 보인 범위에 도달하기에도 어렵지 않아

기본 원칙만 지키면 우리가 매일 먹는 한식에서도

쉽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

다른 건강 식단에서 추천하지 않는

붉은 고기나 단 음식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이 MIND 식사법의 원칙과 원리는 무엇인지,

왜 우리가 초가공 식품을 줄여야 하고

노화의 가속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인지

저자와 함께 살펴보며 보다 근본적인

저속노화 식사법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었다.


자연식물식에 중점을 두고

동물성 음식과 포화지방이 높은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는 MIND 식사법은

인지 기능 강화 및 치매 위험 감소에 초점을 두고

설계되었을 뿐 아니라, 식사 후에도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할 수 있어서

건강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식사에 대한 심리적인

부분까지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식사 법인 것 같다.


책을 통해 저자가 소개한

MIND 점수를 올리는 전략은 다음과 같다.


✅ 흰쌀밥을 잡곡밥으로

✅ 견과류는 매일 한 줌씩

✅ 하루에 레드와인 딱 한 잔(약 150ml)만

✅ 매주 두 번, 블루베리 한 주먹씩

✅ 올리브오일을 주 요리용 기름으로

✅ 당분 섭취하지 않기

✅ 붉은 고기 섭취 줄이기

✅ 패스트푸드 멀리하기


하지 말라, 먹지 말라는 강제보다는

우리가 대체하거나 혼합해서 먹음으로써

가속 노화에서 저속 노화로 갈 수 있는 팁을 전달했고,

영양제 등을 통한 보충이 아닌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강조했다.


이론적인 부분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실제로 이것을 식사에 적용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을 위해

저속노화 식사법인 MIND식사법이 반영된

아침, 점심, 저녁으로 구성된

식단표와 레시피, 사진까지 포함되어

실제 메뉴 구성과 조리를 쉽게 따라 할 수 있었다.


저자가 책의 마지막에서 덧붙인 얘기처럼

저속노화 식사법은 그리 어렵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다.

전통 한식을 바탕으로

'우리 엄마, 우리 할머니가 차려주던 밥상'을 떠올리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는 데,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연구를 통해 밝혀진

진실들과 조화를 이루며 개인, 사회, 지구 모두에 이로운

시대적인 재해석이라는 점은 다시 한번 상기해야겠다.


매일 먹는 3끼의 끼니,

식탁에서 찾을 수 있는 저속노화의 비밀을

간단하게 실천함으로써 모두가

몸과 마음, 생활까지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

어려운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쉽게 술술 읽을 수 있는 건강 정보여서

더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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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트렌드 2025 - 포지티브 모멘텀, 불안의 시대를 지나는 Z세대의 생존법
대학내일20대연구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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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은 말이야'

'MZ들이 문제야'라며

요즘 아이들과 옛날 어른들로

세대를 나누어 말하기는 하지만

MZ 자체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를

아우르는 넓은 범위로 인해

MZ 내에서도 세대 차이가 느껴지고

공감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

Z세대를 넘어 알파 세대까지 등장한 지금,

브랜드, 상품 등을 판매하며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들은

소비의 주축이자 트렌드를 끌고 나가는

소비시장의 큰 손인 'Z 세대'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런 Z세대의 경우 워낙 유행에 민감하기도 하고

트렌드의 전환이 빠르기 때문에

이들의 마음을 꿰뚫는 것이

무엇보다도 어려우면서도 중요해졌는데

국내 유일 20대 전문 연구소에서 만나는

가장 빠른 트렌드 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

《Z세대 트렌드 2025》를 만나보게 되었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한 해의 트렌드를

기존의 트렌드와 더불어 살펴본다면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은

《Z세대 트렌드 2025》는 그 범위를 더욱 좁혀

Z세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그들의 트렌드를 전한다는 점에서 시야가 조금 다르다.


다양한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자신을 드러내기에 거리낌이 없는

Z세대 들의 트렌드를 바탕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Z세대의 마음과 그들의 시야를 볼 수 있도록

명료하면서도 읽기 쉽게 제공을 하였다.


밀레니얼 세대와 알파 세대 사이에 있는

Z세대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10~20대를 아우르고 있다.


이들이 꽂히는 아이템이나, 번지고 있는 밈,

다양한 신조어를 비롯해

경기 불황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안을 맞이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이들의 마음속에 담겨있는 근본적인 철학이나

시대 감성을 통해 이를 활용하고자 하거나

이들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Z세대에 대한 총체적인 정리를 해주는 것만 같았다.


같은 MZ 세대로 묶여 있기는 하지만

나 역시 '라떼는~' 하며 그들과 나 사이에서의

설명할 수 없는 벽을 느끼곤 했었다.

마냥 긍정적이고, 복잡함을 회피하는 것만 같은

베짱이 같은 느낌의 Z세대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과 편견이 있었음을

솔직하게 시인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긍정 회로'를 돌리게 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황으로

'스스로 더 채찍질하는 게 당연했던'

밀레니얼 세대의 입장에서

더 이상 성장이 있을까? 불안한 현재의 사태를

그들은 어떻게 맞이하고 느끼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들이 처한 상황이나 이들에 대한 이해보다도

내가 처한 상황과 기준에서 이들을 판단하려 했기에

더욱 벌어지기만 했던 벽이었던 것이다.


책 속에서 언급되었던 여러 포인트들을

실제로 가까이에서 만난 Z세대를 통해 겪어봤었다.

프로스포츠를 좋아해 그곳에서 마주하게 된

아주 가깝지 않지만 멀지도 않은 적당한 간격의

타인에게 받은 네잎클로버 모양의 뜨개 선물이

당시에는 '귀엽다' 하고 방 한편에 두었었는데,

그것을 건넸던 그들이 가지는 그 긍정의 마음이

어떻게 비롯되었는지 비로소 책을 통해 알게 되니

당시 느꼈던 '귀엽다'를 넘어 또 다른 의미의

선물이 되어버렸다.


마냥 철없이 속없이 편하기만 했던 그들이

다시 본질적인 것에 주목한다거나

'나다움'을 위해 스스로를 관리하는 모습은

그 어느 세대보다도 더 건강해 보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고,

타인과 나의 차이를 그대로 인식하고 인정하며

AI나 챗 GPT 등이 익숙해

감정 표현에는 서툴 것 같은 이들에게는

여전히 '낭만'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를 드러내는 것이 남들과는 다른 나 다운 모습이

평범함이나 무난함에서 벗어나서 '튀어 보여'

평균 속에 대중 속에 묻고 싶어 했던 우리 세대와 달리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당당히 드러내고

핵심 소비층으로 나아가는 Z세대들의 모습을 보니

흐르는 시간의 변화와 위기 상황 속에서도

특유의 긍정을 바탕으로 단단하게 일어서려는

그들만의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귀는 열라는 말처럼,

나보다 어리고 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잔소리처럼 늘어놓던 나의 이야기를 줄이고

그들의 변화와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이

이제 드디어 찾아온 것이 아닌가 싶었다.


Z세대가 가진 그들의 트렌드 이슈를 통해

사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향을

그려보는 시간도 되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더불어 나아가서는 아날로그를 접하지 않고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알파 세대가 가져올 변화는 어떨지

그들이 자라 한창 소비와 트렌드를 이끄는

시간이 왔을 때 그 미래의 시간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트렌드 하면 20~40대에 이르는

활동도 많고 경제적 활동에 한창인

청년층에게만 주로 한정된 생각을 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트렌드라는 것은

특정 세대나 나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Z세대의 시선을 통해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다양한 것들을 '보다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좋겠다.


"이 글은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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