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람들 -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청와대를 받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강승지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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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페이지2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2022년 5월 10일, 청와대가 국민에게 개방되었다.

1179일 동안 852만 명이 그 공간을 거닐었고,

이제 다시 빗장을 걸고 원래의 역할로 돌아가려 한다.


지도에서도 자세히 볼 수 없던 그곳.

삼청동을 걷다 보면

어쩐지 삼엄한 기운이 느껴졌던 그곳.

뉴스로만 접하던 그 공간에,

매일 출근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청와대 사람들〉은

우리가 대통령의 공간으로만 여겼던 청와대를

‘회사’라는 일터의 시선으로 바라본 에세이다.

정권이 세 번 바뀌는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킨 한 직원의 시선으로

청와대의 일상과 사람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이따금씩 청와대에서 일했던

조리사분이나 대통령의 이발사 등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그곳으로 매일 출퇴근을 하는

직원의 일상을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개방되었다고는 하지만 공간이 열렸을 뿐,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했었는지

그들의 출근과 퇴근 사이, 사무실이라 불리는 공간은

우리처럼 여느 '회사'의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궁금한 포인트가 참 많았다.




책을 쓴 작가는 미술을 전공하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하다 청와대에 들어가게 되었다.

스물다섯 번의 계절을 그곳에서 보내며

정권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출근했고,

청와대가 대중에게 문을 열었을 때에도

그 자리를 지켰다.


이 책은 청와대로 출근하는 이가 바라본

‘나의 회사’이자 ‘사회생활’의 배경이 된 청와대와

그곳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정권에 따라 싹 물갈이될 것만 같은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세 번의 정권 교체를 지나며 자리를 지킨 사람들.

작가의 시선에 비친 청와대는

물음표 가득했던 공간에서

‘다 똑같은 회사’처럼 가볍게 다가왔다.




📘 책 속 이야기

각 장은 청와대라는 공간을 다양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1장에서는 청와대로 출근을 할 때면 거쳐야 하는

출입절차나 사람들이 궁금해했던

청와대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

그리고 업무용 핸드폰이나 카메라 사용 가능 여부,

대통령의 이름으로 된 선물을 고르는

직원들의 고민이 담겨 있었다.


2장에서는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청와대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다.

국기를 관리하는 사람, 수목을 책임지는 사람,

벽에 걸 그림 액자를 거는 사람 등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청와대에서 일하는구나'

하고 새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3장에서는 금강산도 식후경!

청와대에서 마주하는 식사시간과

점심시간만큼은 자유롭고 싶은

직장인의 고충이 담겨 있었다.

제아무리 청와대라고 해도 결국은 사람이 일하는 곳!

'회사'에서 느끼는 고충은

어디든 똑같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4장에서는 청와대라는 공간으로 출퇴근을 하며

느꼈던 작가의 다양한 감정들이 담겨있다.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청와대'라는 공간이 주는

차별점을 이장에서 만날 수 있다.


5장에서는 정권 교체와 함께

대중에게 공개된 청와대의 변신과 더불어

청와대라는 공간에 스스로를 많이 투여했던

그래서 갑작스레 달라진 환경에 방황했던

작가의 마음앓이가 담겨 있다.


6장에서는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조용히 자리를 지켰던,

늘 도드라져 보이지 않지만

그곳을 지키고 만들었던

청와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청와대라는 공간 속에 숨겨진

무수한 많은 노력들에 대한

감사까지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 사람 냄새 나는 공간

대통령과의 만남이 있었던 직원식당 이야기,

청와대 내 과수나무에서 떨어진 과일로 만든 화채,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

딱딱하고 격식을 차릴 것만 같은 청와대가

사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차가운 공간이 아니었다.

사람 냄새가 가득한 따스하면서도 평범한

회사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다시 닫힌 청와대, 다시 시작될 이야기

이제 청와대는 다시 빗장을 걸고

원래의 역할로 돌아가려 한다.

‘공개되었던 기간 동안 한 번쯤 둘러볼 걸 그랬나?’

싶다가도, 어쩌면 그런 아쉬움이나 보지 못하는

적당한 거리감이 청와대라는 공간의 무게감이나

환상을 유지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대로 보지 못한 것도 썩 나쁘지 않다.


다시 그곳을 채우고 묵묵히 빛나게 해줄 사람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그들은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검은색 사이 나만의 변주를 더한 옷을 입고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쏟아져 내리며,

각자의 노곤한 샴푸 향을 풍기고 자리에 앉아

오늘을 살아가겠지.


다시 또 뉴스로 만나게 될 테지만,

그래도 그곳의 이야기를 전할

청와대 사람들의 새 등장을 기다리며

기분 좋은 기대를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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