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에 담긴 비밀

인형의 집 살인 사건 ㅣ 동화 보물창고 30
베티 렌 라이트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4월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의 화두는 무엇일까를 잠깐 생각해보게 한다. 판타지, 모험, 가족, 형제, 용기 등 여러 가지가 떠올려진다. 그냥 판타지로만 읽기에는 조금 아깝다. 그 속에 담긴 여러 가지 의미를 그냥 읽어두기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동화나, 소설 등 문학이 가진 특별함 중의 하나가 간접체험이다. 이 간접체험을 통해 자신이 느껴지는 것, 얻는 것이 오히려 선명해질 때가 있다. 판타지는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아이들이, 특히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금 다르게 읽게 되면 힘든 상황이나 어려운 일들은 헤쳐 나가는 힘을 얻기도 하는 것이 판타지이기도 하다. 어른들이 읽어도 때론 너무 재미있어 하는데 아이들은 더 큰 재미를 느낄 것이다.

에이미는 조금은 장애를 가진 동생을 돌봐야 한다. 아직 어린 아이이기에 늘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것에 벗어나고 싶어 하고, 부담스럽기만 하다. 일을 하시는 부모님을 대신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동생을 돌보는 일에 점점 지쳐간다. 에이미는 고모에게서부터 조부모의 집에 가는 것을 권유받고 고모가 부모님을 설득해준다. 에이미는 그곳에서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것은 다락방에 있는 인형의 집 때문이다. 이 집은 정말 신기하다. 집의 모습을 그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빛을 가졌고, 그 곳에 있는 인형들은 스스로 움직인다. 결국 에이미는 인형의 집에 담긴 엄청난 비밀을 알고 있게 된다. 항상 이 인형의 집에 대해 예민한 고모, 인형들이 스스로 움직이며 보여준 조부모의 죽음, 부모님과의 관계 등 아니 인형의 집을 통해서 모든 일들이 밝혀지게 된다. 

에이미가 맨 처음 이 오래된 저택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두려웠을까? 아직은 어린 아이인데 이 큰(?) 사건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비밀을 차츰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에이미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힘들어하면서 용기를 얻게 된다. 늘 자신을 힘들게만 한다고 생각했던 동생 루엔도 자신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게 된다.
에이미가 고모의 도움으로 저택에 가지 않았다면 아마 루엔과도 진정한 화해를 했을까? 단지 처음엔 이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읽었지만 조금은 스릴 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문제의 해결력과 용기 그리고 글 전체에 흐르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찾기 위한 아이들의 진정한 노력이 있었음을 알게 한다.

특별한 세계로의 여행

마법에 걸린 성 ㅣ 동화 보물창고 32
엘리자베스 윈스롭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4월

제목부터가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났을 것 같다.
판타지가 가진 매력은 너무도 많다. 현실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상상력의 맛을 최대한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가공된, 허구의 이야기인데 읽을수록 진짜인 것 같고, 마치 책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도 가져볼 수 있다.
성인이 읽어도 이런 느낌을 가지는 데 아이들이 읽으면 더한 재미를 느껴볼 수 있을 듯하다.
마치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고, 마법을 펼칠 수 있고, 마음대로 갈 수 있고......이런 상상력은 아이 때 종종 해보았었다. 아마도 지금의 아이들도 그러하리라. 조금 커 가면서 현실을 보게 되고,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임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상상력이 얼마나 대단하였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그러한 일들이 가능할 거라고 믿게 된다.

윌리엄은 지난 10년 동안 자신을 돌봐 준 필립스 할머니가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듣는다.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 아빠 대신 정말 가족처럼 잘 지낸 할머니이기에 너무 서운하다. 할머니를 못 가게 할 수 있는 방법이 할머니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을 숨기면 될 것 같기도 하여 그렇게도 해 보지만 결국 물건을 제자리로 갖다놓는다. 이런 윌리엄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아는 할머니는 윌리엄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다. 가문 대대로 내려온 모형 성과 납으로 만든 기사 인형을 이별 선물로 주게 된다. 그런데 이 선물들이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윌리엄은 조금씩 이 특별한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이 세계는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상상에서만 가능했던 일이다.

이 세계에서 윌리엄은 정말 소심한 아이였음을 알게 된다. 마음씨가 정말 나쁜 마법사도 만난다. 자신과 함께 했던 은빛 기사도 떠나면서 윌리엄은 힘든 싸움을 계속한다. 늘 혼자서는 무엇인가를 할 수 없고, 할머니가 있어야 했기에, 할머니가 고향으로 간다는 것에 불안했던 윌리엄, 이 경험을 통해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스스로 알게 된다.
진정한 용기란 자신을 믿는 것이다. 자신을 믿고 힘을 내어 보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위기는 힘을 주는 기회인 것이다.

아마도 할머니가 계시지 않아서 슬퍼하는 윌리엄에게 용기를 가져라, 이제는 혼자서 해야 한다. 남자답게 해야지라고 말만 해 주었다면 윌리엄이 달라지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특별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알게 되는 것이 더 강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판타지의 매력도 느껴볼 수 있게 하지만, 용기가 무엇인지도 알게 하는 이야기이다.

동생을 판다고?

동생을 팝니다! ㅣ 가치성장 이야기 - 소중해요
마리안 스멧 글, 마리아 마이어 그림, 오영나 옮김 / 책굽는가마 / 2011년 4월

정말 그럴까? 동생을 팔겠다니?
아이다운 발상이다. 그러나 이것은 동생을 너무 사랑해서 나오는 말을 거라고 믿고 책을 보게 된다.
동생들은 다 그런가보다. 형이나 누나, 언니, 오빠의 꽁무니만 따라다니면서 뭔가를 하려고 한다. 때로는 혼자 놀아도 좋으련만 그리 따라하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인 것이 동생인가보다. 하지만 절대 밉지는 않다. 동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분명히 있다.
옆에서 장난만 치는 동생이 때로는 귀찮기도 하지만 그래도 옆에 있어야 하는 것이 동생이다.

누나 루스는 어린 동생을 꼬마괴물이라고 한다. 자신이 만든 것을 블록을 무너뜨리기도 하고, 찰흙으로 만든 인형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목욕을 할 때도 자신은 늘 욕조의 마개에 앉아야 하는 힘겨움도 참아야 한다. 그러나 엄마는 늘 누나 루스에게 동생을 잘 살펴주라고 이야기 한다. 루스는 대단한 결심을 하게 된다. 동생을 멀리 보내기로 했다. 온 몸에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으려니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쓰레기통에 넣어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동생은 재미있어 한다. 누나는 동생을 팔기로 한다. 동생 옆에다 “팝니다”라는 푯말을 붙이자 친구가 와서 동생을 사가겠다고 하자 얼른 팔아버렸다. 그러나 누나 루스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동생이 없는 얼마 동안 너무 편안하고 좋지만 점점 동생이 그립고 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친구 집에 가서 동생을 찾아온다.

다시 데려온 동생은 변한 게 없다. 그러나 누나의 마음은 달라졌다. 동생이 정말 소중한 ‘내 동생’이라는 것이다. 곁에 없으면 절대 안 되는 소중한 꼬마괴물이기도 한 것을 누나는 이런 시간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제목과 달리 내용이 재치 있고, 재미있게 흐르고 있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뱀을 키우고 싶어요.

뱀이 좋아 ㅣ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15
황숙경 글.그림 / 보림 / 2011년 4월

아이들은 동물을 키우는 것을 좋아한다. 강아지도 그렇고, 병아리나 물고기도 키우고 싶어 한다.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지만 우리가 자라왔을 때를 생각하면 동물을 키우는 것을 꽤나 좋아했었다.
그러나 아파트에 살거나 누군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동물이다. 잔손도 많이 가는 것을 아는 어른들은 동물을 키우는 데 아이들과 대립하기도 한다. 이러저러한 이유를 대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이 아이는 뱀을 키우고 싶어 한다. 자신의 눈에는 그 뱀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그렇지만 뱀은 우리의 인식에 무섭고, 위험하고......그런 동물이다. 그러니 집 안에서 그런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런 일을 아이는 하고 싶어한다. 나름대로의 이유를 대지만 어른들은 그대로이다.
뱀을 키우면 안 되는, 키울 수 없는 이유를 어른들은 조목조목 따져가면 말해준다. 하지만 아이는 그렇지 않다. 건드리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 정말 예쁜 동물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아주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오히려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어떻게 이런 주제를 정했을까를 잘 살펴서 읽으니 작가의 아이의 이야기이다. 역시 실감나게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나보다.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정말 이 아이가 집에서 뱀을 키울 수 있을까를 궁금하게 했다. 그러나 맨 마지막에 뱀의 모습이 살짝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알 수 없다. 이것이 꿈인지, 상상인지, 현실인지 그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듯하다.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직접 만드는 스탬프와 여러 가지

매일매일 핸드메이드 - 지우개로 만드는 귀여운 소품 + 인테리어
한세진 지음 / 앨리스 / 2011년 4월

어릴 때부터 혼자서 손으로 꼼지락거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 버릇이 지금도 있는지 가끔 뭔가 만들어내기도 하고, 관련된 책을 구입해서 보기도 한다. 좋은 책을 만나서 마음에 드는 것을 만들어낼 때는 꽤 기쁜 마음을 가진다.
언제부턴가 스탬프에 관심이 가지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잘 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관심이 갔다. 그런데 스탬프라는 것이 모양도 다양하기는 하지만 때로는 마음에 드는 것을 찾기도 어려울 때도 있기도 하지만, 이런 그림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 때가 있다.
이 책에서는 직접 스탬프를 만들어 자신이 원하는 무늬들을 만들어 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 나름대로 정교함과 실력을 필요로 하지만 조금의 노력만 기울이면 간단한 스탬프 정도는 만들어 볼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일단 필요한 것이 지우개다. 어릴 때 멀쩡한 지우개에다 칼로 파서 나름대로의 무늬를 만들어 도장으로 찍어보던 기억도 나게 한다.
다행스럽게도 무턱대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책의 뒷부분에 스탬프를 만들 수 있는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스탬프 값만 해도 만만치 않은데 독자들의 그런 마음을 읽었나보다. 수록되어 있는 그림이 제법 세련된 것들이다. 좋아하는 나뭇잎 모양도 있고, 간단한 삽화 등도 있다. 어려운 것은 실력이 늘어나면 하며 될 일이고, 간단하게 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스탬프를 만들고 나면 그 스탬프로 어떤 곳에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지 사진으로 보여준다. 그 뿐만 아니라 집이나 여러 곳의 인테리어도 소개하고 있어 여러 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봄이라 집 안의 분위기를 살짝 바꾸고 싶다면 이 책을 찬찬히 훑어보며 아이디어를 얻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