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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가훈은 잘 먹고 잘 살기
박현숙 지음, 이경택 그림 / 예림당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우리 어릴 때에는 가끔 학교에서 집의 가훈을 알아오라는 숙제를 내 주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그냥 ‘노력’이라고 써 내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 말이 참 이상하게도 오랫동안, 아니 늘 자리하고 있어서 무슨 일이든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무엇이든 노력을 해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가훈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에게 주는 그 무엇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할아버지가 가족들에게 숙제를 내어준다. 그 숙제가 대단하다. 가훈처럼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절대 돈을 쓰는 법이 없는 할아버지가 가족들에게 얼마의 돈을 주고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준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그 돈으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오라고 한다. 모두들 그 돈을 먹고 쓰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호는 그 돈을 가지고 있다가 우연히 알게 된 아저씨와 함께 무료급식소를 가게 된다.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아주머니도 알게 되고, 힘들게 식사를 하러 오시는 할아버지도 알게 된다. 그리고 누군가 이곳을 도와주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러 오게 되자 자원봉사 아주머니가 강호에게 급히 돈을 빌리게 되고 그 돈을 받지 못한 강호는 할아버지에게 야단을 듣게 된다. 다시 그곳을 찾은 강호는 사만원을 받기위해 자원봉사 아주머니에게 눈치만 보게 되고, 이제 이곳을 도우는 할아버지가 곧 오시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나 강호는 그저 돈 사만원을 받기 위해 그 할아버지를 기다리게 된다.
이 이야기 중간 중간에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할아버지가 강호의 할아버지일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그러나 이야기의 끝에는 할아버지와 강호가 곧 만나게 될 것이라는 암시를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마무리되고 있다.
이 이야기에서는 할아버지와 강호가 만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어떤 것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인지 알게 하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돈으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면서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주는 것이 진정한 잘 먹고 잘사는 것이라 여기고 있다.
베풀면서 사는 삶이 결국 잘 사는 것이라는 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