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이들이 엉뚱한(?) 이야기를 하면 웃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망설일 때가있다. 이럴 땐 부모나 선생님으로서 아주 쉽고 간단하게, 그리고 정확하고 친절하게 아이를 이해시켜주어야 한다. 이 그림책을 보며 생각한 것이다. 아이들이 자신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소중하고, 행복한 존재인지 가끔 확인하고 싶어 한다. 이렇듯 아이들은 자신이 사랑을 받고 있는 존재이고, 필요한 존재이고, 인정받는 존재임을 확인하게 된다면 더없이 행복해지나보다. 이 그림책에서는 그런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정말 기발한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은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그림을 통해, 사물을 통해 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도 해 본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잘 모르고 주눅이 들어있거나 남의 모습을 부러워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보여주면 괜찮을 그림책이다. 저마다 잘 하는 것이 꼭 있다. 조금 못하는 것이 있더라도, 부족한 것이 있더라도 자신은 남들이 가지지 못한 좋은 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기에 아직 잘 모르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은 다른 친구들이 자신을 부러워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도 알려주면 좋을 것이다. 숟가락! 그냥 무심히 보았던 것이지만 이렇게 의미를 부여해보니 다르게도 느껴진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숟가락도 그렇다. 처음엔 포크와 나이프, 젓가락이 자신보다 더 많은 재주를 가졌다고 생각하고 부러워한다. 그러나 차츰 그 친구들도 자신을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야 모두가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누구나 장점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시는 마음의 표현이다. 내 마음의 표현이지만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해주는 시를 읽으면 더없기 마음에 감동이 일기도 한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한 최영미 시인은 어떤 시를 좋아할까? 이 시집에 최영미 시인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그냥 선별해서 놓은 것이 아니라 그 시안에 담겨있는 작가의 마음을 읽어보기도 하고, 엿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작가에 대해서도 살짝 이야기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누구나 좋아하는 시는 있다. 그것이 한 편이 아니라 어느 작가의 어느 시 등으로 나열되어지는데 작가는 이렇게 한 곳에 묶어놓았으니 최영미 시인이 좋아하는 시가 어떤 것인지도 짐작해볼 수 있다. 시를 읽을 때 그날의 감정에 따라 다르게 읽혀지기도 한다. 그 시 속에 들어있는 무한한 감정과 생각들을 읽는 사람에 따라, 장소에 따라 그 느낌은 분명히 다르다. 그러기에 똑같은 시라도 가끔 다르게 아니 새롭게 읽혀지기도 하는 것이다. 시인은 우리 나라시보다는 오히려 다른 나라 사람의 시를 먼저 실어두었다. 좀 더 폭 넓게 접해주려는 의도인 듯하다. 무심히 읽었던 시도 이렇게 주제 하나를 두고 모아놓아 읽어보니 역시 그 느낌은 새롭다. 가을에 대한 시, 우리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시, 가끔 한 잔의 커피로 달래면서 읽어야 하는 시들도 있다. 또한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과 관계에 대한 시도 모아놓았다. 이렇게 분류해 놓는 것도 조금은 무리수가 있지만 이건 나만이 읽는 방법이려니 한다. 시인이 자신의 생각에 따라 주제별로 나누었지만 내 나름대로 이렇게 정리해서 읽는 것도 좋았다. 접해본 시보다 처음 본 시들도 오히려 많은 것 같지만 작가가 정리해 놓은 해설(?)을 읽는 것도 이 시집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이기도 하다.
기찬이는 천재적인 상상력만 가진 것이 아니다. 성격도 좋다. 아무리 상상력이 천재적이라고 하더라고 마음이 넓지 않으면, 성격이 좋지 않으면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의 기찬이는 정말 마음도 넓을 뿐만 아니라 성격도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아이들은 하기 싫은 일, 힘든 일 등을 해야 할 때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지만 아이들이기에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어른들은 화가 나고 답답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성격 좋은 아이와 맘 좋은 부모님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읽는 내내 기쁘기만 하다. 일어나기 싫어하는 기찬이가 베개로 변하자 이를 재미있게 받아주는 엄마, 아빠이다. 공부가 하기 싫어진다면 상상력의 놀이로 만들어서 한다. 등굣길도 자신을 마치 제트기로 상상하여 지각을 하지 않도록 한다. 자신이 바라는 일은 이룰 수 있도록 주문을 걸 줄도 안다. 신기하게도 주문을 걸면 원하는 대로 된다. 읽으면서 내내 웃음이 나오는 데 그 이야기 속에는 아이들의 심리를 읽을 수 있기도 하다. 거꾸로 놀이. 이건 기찬이가 만들어낸 놀이다. 그런데 이 놀이는 정말 특별난 놀이다. 이 놀이를 하고 있으면 하기 싫은 공부도, 하기 싫은 일도 저절로 되고 재미있어진다. 공부를 할 때도 책을 읽을 때에도 이 놀이를 하고 있으면 저절로 재미있어진다. 이 놀이를 하고 있으면 지루할 틈이 없다. 역시 기찬이다. 기찬이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대변해 주고 있다. 아이들이 하기 싫은 일이나, 하기 싫은 공부나, 읽기 싫은 책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이들의 마음을 한번쯤 이해하고 보살펴줄 수 있는 동화이다.
만화는 우리의 어릴 적의 기억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가끔 만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친구들하고 신나게 노는 것만큼이나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만화방이라는 것이 동네마다 몇 군데 있었다. 한 권에 얼마씩 주고 빌려보기도 했지만 그 자리에서 보기도 한다. 우리는 형제가 많아 한 번에 몇 권씩 빌려와서 돌려보곤 했는데 그 재미가 보통이 아니었다. 시리즈로 된 만화는 순번을 기다려야했고 아직 연재가 끝나지 않은 만화는 다음 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지금처럼 컬러가 아닌 흑백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기억에 그 만화들이 지금의 만화들 못지 않게 재미가 있었다. 만화방이 조금 나아져 라면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지만 내가 어릴 때에는 정말 순수하게(?) 만화만 볼 수 있고, 빌려갈 수 있는 곳이었다. 그 때 본 만화들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코주부나 고바우, 그리고 꽤 유명했던 꺼벙이, 고인돌 독고탁 등을 비롯해서 지금도 사랑을 받고 있는 둘리도 있었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그 때 만화 한 권이라도 더 보기위해 나름 노력했던 기억도 떠올려진다. 이 책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순전만화도 꽤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만화주인공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나니 한국 만화책의 역사가 100년이라는 것도 놀라웠다. 각 시대별로 나누어져 있기도 하지만 개성이 다른 주인공들을 한 곳에 모아놓으니 만화주인공들의 역사를 한 눈에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왠지 정말 오래전에 나왔던 주인공들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더 풋풋하다. 좀 촌스러운 그런 주인공들의 모습..... 만화주인공을 한 곳에 모은 책에서 오래된 이야기를 많이 읽을 수 있어 좋다.
책으로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읽을 수 있다면 아이의 마음도 충분히 보듬을 수 있다. 엄마가 하는 독서치료라고 하니 그리 거창하거나 학문적이 아닐 것 같은 예감부터 들었다. 이 책의 서두에는 그 뜻을 분명히 밝혀두고 있다. 그 목적은 아이들과 소통을 하고 그 속에서 좋은 관계를 가지고 하고 스스로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다. ‘엄마가 하는 독서치료’란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과정에서 엄마는 책을 읽어주고 재미있게 놀아주면 된다. 참 쉽다. 이렇게 해서 아이들에게 마음의 편안함을 줄 수 있다면 엄마가 즉시 시작할 수 있다. 독서치료라고 해서 굳이 어떤 문제를 가진 아이들만 하는 과정이 아니다. 그 대상은 모두라고 해 두어도 괜찮을 듯하다. 아이들이 더 좋은 정서를 가지게 하기 위해서, 더 좋은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좋은 관계 맺기까지도 가능하다. 가끔 문제행동을 가진 아동이 있긴 하다. 이런 경우 독서치료라는 것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행동에 초점을 맞추면 없던 문제도 생길 수 있음을 주의하라는 작가의 당부도 있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엄마가 직접 아이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례는 비교해보면서 자신이 엄마독서치료사로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좋은 정보를 제공해 주기도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엄마만큼 좋은 대상이 없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놀이와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서서히 마음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이 하고자 했던 것,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 등을 이야기할 수 있고, 책 속의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시킬 수도 있다. 이것이 독서치료의 목표이자 이유이기도 하다. 책 속의 내용이 알토란같아 욕심을 내어 급히 읽어 내려갔지만 두고두고 펼쳐보고, 또 펼쳐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