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시간이 가도 팔생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는 과거를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팔생은 밤마다 어떻게 하면 여인을 온전히 자신의 여자로 만들 수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여자를 아내로 취하는 게 좋지 않은일일 수도 있다는 노인의 말이 경고처럼 뇌리를 스칠 때도 있었지만,
팔생의 뜨거운 열정을 가로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팔생은 무슨 일이있더라도 그 여자를 아내로 들일 생각이었다.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 P70
"내 생각도 그렇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처한 여자들이 모두 마님과 가비처럼 행동하진 않지. 둘 다 어느 선에서 멈췄어야 하는데,
자존심 강하고 지기 싫어하는 두 사람은 먼저 그만두지 못하고 서로를 자극해 극단까지 치달은 거요."
할멈은 다시 씁쓸하게 말했다.
"오래 살다 보니 남을 죽도록 미워하는 게 결국은 제살 깎아 먹기란 생각이 듭디다. 증오가 증오를 낳고, 자신이 낳은 증오가 결국은자신에게 돌아오게 되니 말이오. 그런데 그 둘은 이걸 몰랐던 거요."
할멈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