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파 라히리의 소설집으로 두번째로 접했다. 이민자를 일세대로 본인을 이세대로 하는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단편 속에 소수민족의 고통이었을까, 자연스레 알콜중독으로 빠져버린 똑똑했던 남동생의 이야기, 그리고 미묘하게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보니 표현하지 못하는 벽들이 오히려 존재하고 있는건 또한 아닐까를 코쉭과 헤마의 얘기를 통해 보게 된다. 이민자이기에 더 유랑하는 삶에 쉽게 탑승할 수 있는듯, 이주자의 적응과 그 고독과 두려움 속에 선택의 댓가가 쉽지않음을 알게된다.
김애란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일상을 마주 하게된다. 젊은 부부가 힘겹게 외곽에 집을 마련하고 보금자리를 꾸미고 미래를 꿈꾸다 자식을 읽고 허망해 하는 모습을, 제대로된 친구나 가족들도 여의치않은 조손가정의 어린 소년과 늙은 개의 얘기, 어엿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청춘의 공시족 생활과 얽힌 이야기, 소수언어박물관이란 기괴한 단편, 불안한 고학력 대학강사의 고단한 삶과 관계에서 오는 부조리, 다문화가족 아동이 겪는 부적응과 소외당함, 장애아동에 대한 편견과 사별의 고통 등등 일상에서 일어나는 외면했던 일들을 속깊이 바라보고 공감하게한다.
줌파 라히리의 책을 처음 봤다. 이러한 소설전개가 가능하다는 또는 그런 흐름을 가져간다는 것에 당혹감과 얼른 받아들이기 힘듦이 깃든다. 가우리의 삶은 결국에 가서 밝혀진 것처럼 갑작스런 임신과 사별, 그리고 공범으로 인한 죄의식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수바시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모든 관계를 끌어당기는 중심점은 사라졌으리라. 모든 관계와 일들은 인과관계로 결정짓지않더라도 여파를 미치고 영향을 주고 받는다. 딸인 벨라의 삶은 저지대의 수용성처럼 마지막으로 고통을 받아안고 그것을 발산하려고 마치 역마살이 붙은 삶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픽션은 픽션이다. 해소되지 않은 엄청난 무게의 고뇌는 충분히 어루만지는 너와 나의 끈덕진 소통과 위로가 필요했으리라.
참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다. 아이티의 리라이팅이라한 작가의 말처럼 가려가려서 적확한 표현을 사용한 것들이 나타난다. 사람을 대하는 배려와 조심스러움, 그러면서도 인생을 살아갈 여유가 구석구석 배여있다. 그렇다고 딱히 무거워 내려앉을 무게도 아닌 것이 널리 회자되었던 소재들도 많이 끌어써서 공감대도 많이 넓히고 있다. 사랑하며 느긋하게 바라보는 눈길을 글을 통해 연습해본 느낌이다.
심리학과 사회복지를 함께 가르치는 한동대 출신답게 두 영역을 적절히 구분하고 또한 연계되는 부분까지 설명하였다. 10대의 눈으로 이해할 수 있게 서술하였기에 더욱 쉽게 심리학을 대관하여 바라볼 수 있었다. 아동기를 거쳐 청소년기, 그리고 성인기까지 나라는 주체가 세워지는 과정을 잘 풀어주었으며 심리학의 발달과 성장을 통해 인류가 받게된 혜택도 소개되었다. 그리고 심리적 면역력을 확보하는 법 등을 얘기하면서 각 개인의 삶을 잘 살아갈 지혜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