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알라딘을 보기에 앞서 완역본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 5권을 들었다. 알라딘과 신기한 램프이야기는 그동안 본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같은 이야기라도 사실적이며 질서정연하게 이어졌다. 건달과 같은 아이가 어른으로 그것도 교양을 갖춘 사람으로 되어가는 모습, 바드룰부두르 공주에 빠져든 과정, 그리고 세번째 위기에서 로크의 알을 요구하는 알라딘에게 램프의 정령이 로크라는 큰 새가 자신의 주인이며 그 명령은 배은망덕 하다고 거절하는 장면도 특이하다. 그런 부분에서 원전의 묘미가 있다.
뭔가 대단한 일이 있으리라는 복선이 처음 주의를 끌게 하였다. 그러나 교통사고의 후유증 또는 가족사에 얽힌 우울이 주인공의 서사에서 중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힘이 어느정도는 나가버렸다. 그래도 다이앤 리의 묘사는 자연스러웠고 생활 속에 여성이 가지는 가족관계 내 벌어졌던 일들을 회복하고 찬찬하게 돌아보는 것들은 의미있게 볼 수 있었다. 캐나다 벤쿠버라는 위치와 한국의 가족을 오가는 모녀의 대화도 어쩌 그때까지의 상처의 틈으로 인해 떨어져 있게 되었으리라는 생각도 갖게 된다.
우치다 다쓰루 교수의 30년 강의를 마감하는 “창조적 글쓰기”내용을 담은 책이다. 혼을 담은 자신이 빙의가 되어 풀어낸 연설과도 같다. 후배를 생각하며 지적인 증여를 하는 과정을 보게 된다. 자신만을 위한 논문심사용이 아니라 뻗어나가는 자연과학에 조응하고 또한 그것을 견고히 할 인문학의 힘을 저자는 믿고 있다. 어떻게 전해지는 언어를 만들 것인가, 생성하는 언어를, 타자와 동일화랑 수 있는 공감능력을 갖춘 글을 쓸 것인가, 다시한번 고민하게 된다.
마치 시어를 산문으로 옮겨 놓은듯, 함축적이고도 의미있는 그러면서도 살이 되고 뼈가 될 말들을 엮은 듯하다. 어른의 꼰대성과 좁아듦의 단점이 굳지않고 어떻게 성숙하고 자유로운 풍성함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반디울 작가처럼 삶 속을 유영하면서 자연스레 옳음의 선택을 해 봐야겠다. 비록 작은 발걸음과 연대라도 그것이 아름다운 전진이고 어깨함일 것이다.
참으로 재미있고 맛깔스런 글이다. 젊음의 까칠함과 패기도 갖추고 있다. 인간존중에 바탕한 수평적 관계맺기를 자연스레 실천하고 있다. 이렇게 삶을 반듯하게 풍성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수필의 한꼭지 한꼭지마다 인간의 약함과 그 자신들을 따뜻하게 감싸는 품도 보인다. 정말 일간이란 것이 더구나 수필로 적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과슬이 현슬이를 딛고 나타날 미술인의 작품을 더욱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