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브링리의 에세이다. 미술관이 주는 광대함과 조용한 관조 속에서 지난 10년의 세월이 주는 깨달음이 함께 한다. 형 톰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잡지 뉴요커를 그만두고 방황하며 얻은 미술관 경비원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으며 결혼 후 자녀 루이스와 위지를 기르면서 삶의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것을 본다. 아이의 행동을 무례하다고 평하는 것, 가정사에 대한 가장의 힘겨움 등도 한편 리얼하게 자리한다. 미술관을 나오며 프라 안젤리코의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간직할 단 한점의 작품으로 꼽으며, 인생은 희생과 애통과 위로, 그리고 무관심과 협오가 공존하는 영역임을 알려준다.
매릴린 로빈슨의 장편소설이다. 작품은 라일라의 어린 영아시절부터 아기를 안은 산모의 시기까지를 담고 있다. 학대받고 내쳐진 아이를 달이란 여성이 거두고 돈과 마르셀 무리와 함께 지내다, 달이 살인을 저지르고 라일라는 매음굴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창녀라기보다 청소부가 된 라일라는 어느새 그곳을 벗어나 한적한 마을로 가고 나이 많은 목사의 아내가 되고 한 아기의 엄마가 된다. 이 줄거리에 과거와 미래가 혼재하여 교차되면서 소설은 진행된다. 치열한 삶에 안락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 의미를 공유할 수 있을까싶다
임경선 작가의 여섯번째 소설이다. 기품있고 세련된 호텔같이 절도와 스토리의 긴장감이 살아있다. 도심 속 유서깊은 호텔의 주인공으로 방향하는 작가, 프랑스같은 불타는 연애감정을 시도한 한 낮의 사랑, 성인ADHD를 가진 석사출신의 여성이 하는 하우스키핑, 10살 연상의 우아한 여성(소아마비 장애를 가진)과 순수하게 스며든 열정, 블랙 코메디를 하는 개그맨의 저녁과 친밀한 관계를 보여준다. 첫번째 단편의 인상깊은 단락,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심함이라는 말이다. 거리를 둬야 창의성은 도더라지는 것 같다.
존 윌리엄스의 소설을 세번째 접했다. 윌 앤드루스가 하바드3년을 마치고 유산으로 받은 돈을 들고 캔자스주 부처스 크로싱이란 산골마을로 온다. 거기서 맥도날드를 만나고 장부 정리 일을 거절하고 밀러와 함께 들소가 많은 평원과 계곡을 찾아나선다. 1/3가량의 들소가죽과 마차 가죽벗기기 전문가 슈나이더와 마차까지 잃고 마을로 돌아온다. 가죽의 고가성과 메리트가 사라진 1년의 시간을 뒤로하고 무기력과 공허를 몸 파는 여자 프랜신을 만나 채워보지만 더욱더 무의 세계는 커지고 마침내 밀러는 산적한 가죽더미를 태워서 욕망의 시작이었던 물질을 태운다. 프랜신을 남겨두고 광야를 향해 그 미지의 공간에서 새로운 창조를 꿈꾸는 앤드루스의 마지막이 빛난다.
송숙희 선생님의 글쓰기 비법을 주장하는 글이다. 여러가지 강조점이 제시되고 오레오공식이 핵심적 방법을 전면에 떠오른다. 오랜 글쓰기 생활로 후반으로 갈수록 왜 글을 써야하는지, 그 과정으로 무엇이 좋은지, 정말 설득력있는 감동을 준다. 초벌은 원테이크로 작성하고 이 쓰레기 같은 배설물을 정리하고 성숙시켜 주옥같이 만든 작업을 잘 드러내 준다. 생각하기를 깊게 만드는 글쓰기가 인류의 마지막 선택이어야 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