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설 작가의 소설이다. 처음 한편의 글을 보고 2편으로 넘어가며 단절된 단편은 아닌가? 의아했다. 다소 좁은 범위의 글이어서 마치 비슷한 옴니버스 형식은 아닌가해서이다. 시인이 되길 지향하는 장녀의 부단하나 약하디 약한 움직임, 그런데도 간절한 바램은 정도를 가게 했다. 가장으로 객관적인 위치를 잡아주던 아버지의 말씀은 흔들림 없는 비젼이었다. 아무것도 당연하게 명확한 인생의 답은 아닌 것이 속박없이 서로를 키워주고 지켜주는 사이일 것이다. 화자의 애인과 같은 사람이 삶을 버티게 하는 큰 자양분이 아닐까한다.
이정명의 소설을 처음 보았다. 빨려들어가는 이야기의 전개와 또다른 기발함으로 연결되는 서사를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1987년대와 2017년 그때와 지금을 잇는 엘렉트라의 변명이 새롭게 보인다. 또한 김기준이었던 최민석 국회의원, 최민석이라했던 연출가 이태주의 삶은 과연 참과 거짓이 어디 있는지를 묻고 있다. 삶의 질곡을 따라 공작이 만든 업보는 이 소설에서도 고스란히 어려운 이웃들의 몫이었다.
이은정 작가의 평범한 세계 속에서 찾아가는 진실을 보여준다. 가정폭력의 서사, 부자간의 용서를 구하기 힘들게 벌어진 일, 부부로 살아가지만 양가라는 걸림돌에 지쳐 쇠락하는 사람들, 순박함보다 사소한 이익에 빠져 애먼 동물만 학대하고 있는 시골 사람들, 각자의 삶의 질곡을 끝까지 치달으며 주변의 친구까지 어렵게 하는 이들 등등이 이어지고 있다. 삶은 작은 모티브에서도 다시 희망의 빛을 드러낼 수도 있다. 그믐이 지나 보름이 오는 것이다.
이미예 작가의 “주문한 꿈은 매진입니다”라는 가제가 바뀌어진 책이다. 꿈과 잠의 소중함, 그것이 갖는 의미를 차분하게 되돌아볼 수 있다. 가벼운 듯 진중한 이야기가 경쾌하게 서술된다. 신규직원 페니와 사장 달러구트, 1층 매니저 웨더 아주머니와 층별 매니저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또한 꿈 제작자들의 사연과 특색있는 소재도 전해진다. 그 중에 오트라의 타인의 삶, 도제의 숨은 소재들이 흥미를 돋운다. 꿈은 새로운 삶의 해석이며 치유의 단서까지 제공하는 힘이 있다.
강태, 문영, 상태가 도희재의 음모를 벗어나 행복한 결말을 맺고 있다. 어느덧 자폐의 범주에서도 한걸음 벗어나려는 몸짓을 보여준다. 세사람이 함께 동행하는 캠핑카가 움직이고 괜찮은 병원은 어쩌면 괴짜일지도 모르지만 오지왕 원장의 제스처에 따라 실질적으로 성장한다. 등장하는 군상들의 정으로 뭉친듯한 배려와 챙김이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