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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곡가 엘가가 약혼녀를 위해 만들었다는 '사랑의 인사'. 이 곡은 엘가의 작품 중 오늘날 가장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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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는 '사랑의 인사'를 다시금 들었다. 작중 인물인 다카코가 너무나도 좋아했던 그 곡을 듣는데 웬걸, 눈물이 핑 도는 게 아닌가. 피아노 선율이 아름다워 참 예쁜 곡이라 생각했건만 이 책을 읽고는 가슴을 허비는 슬픈 곡으로 둔갑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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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시 폈을 때 '사랑의 인사'를 틀어놓고 읽으리라. 아마 1화부터 눈물을 꾹 참으며 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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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부터 4화까지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는 열차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미래를 함께할 약혼자를, 훌륭한 아버지를, 짝사랑하는 누나를, 그리고 존경하는 남편을 잃은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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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잃고 비통해하는 그들 앞에 유령인 유키호가 나타나 말을 건넨다. 과거로 돌아가 사고 난 열차에 탑승할 수 있으면 타겠느냐고. 대신 조건 네 가지를 지키지 못하면 당신도 사고로 죽거나 원래 현실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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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난 열차에 탑승한 유가족들은 각자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 못다한 말을 전하고, 그들이 없는 세상에서도 잘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죽은 사람을 만나 새로이 현실을 살아가는 작중 인물들과는 달리 우리는 소중한 이들을 잃으면 다시 만날 수 없다. 잃고 나서 깨달아도 소용 없다. 그러니 옆에 있을 때 미리 전하자. 마음 속에 담아둔 그 모든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