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바이러스 현북스 청소년소설 7
김태라 지음 / 현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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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보는 대로, 자기가 느끼는 대로

러브 바이러스/김태라/ 현북스

 

김태라 작가의 [러브 바이러스] 속 나나는 불신 바이러스(디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1급 감염자로 자가 방에 격리되어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산다. 나나는 인공지능 가상친구를 통해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인 5차원을 이용해 가상 친구를 만들어 믿음을 회복해 보려고 애써보지만 쉽지 않다. 정성을 다해 만든 '친구49(너너)'를 통해 자기 믿음이 쌓여가는 게 아니라 불신이 더욱 깊어가자 마음이라는 게 뭔지 왜 자신을 더욱 못 믿게 되는지 질문을 품게 된다. 어느 날 열린 라홀을 통해 믿음의 세계로 가 자기와 꼭 닮은 남자아이인 지오를 만나 믿음이란 무엇인지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자기 믿음을 회복한다는 이야기이다.

 

김태라 작가는 세상은 자기가 보는 대로, 자기가 느끼는 대로 인식하게 됨을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첫째, 나나는 옴니폰이 보여주는 자기 불신감을 그대로 믿으면서 그 숫자가 낮아질수록 자기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아닌 기계의 수치를 보면서 세상을 보는 눈은 이미 기계만을 믿고, 왜곡될 수밖에 없게 된다.

둘째, 지오를 만나면서 지오를 통해 믿음으로, 사랑으로 세상을 보면서 나나는 1년 동안이나 회복하지 못한 자기신뢰도를 하루 만에 회복했다고 느낀다. 누군가를 통해 보는 세상이지만 그 세상이 밝은 것을 보게 해주는 눈이라면 내 눈도 밝은 곳을 향해 가게 된다. 셋째, 나나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 자기 방문은 한 번도 잠긴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나가 마음의 문을 닫았을 뿐이다. 세상이 나를 밀어내더라도 내가 마음을 열었다면 닫히지 않았을 문. 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불신이란 믿음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다른 데에 믿음을 주는 걸 뜻해. 믿음 받을 것이 아닌 딴 것에."(94쪽)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불편한 마음이 머무는 것이 바로 옴니폰이었다. 자기 신뢰도를 나타내주는 폰이라니. 요즘은 스마트 워치를 통해 내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까지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나나처럼 내 모든 걸 기계가 알려주는 정보에만 의존하면 어떻게 될까? 물론 정보가 중요할 때도 있지만 정보가 아니라 내 마음처럼 객관화할 수 없는 것까지 기계에 의존했기 때문에 나나는 믿음을 회복하기가 더 어렵지 않았나 싶다. 난 믿음을 어디에 두고 있나? 과연 믿음 받을 것을 향해 믿음을 주고 있는지 내 마음을 잘 살펴야겠다. 내 마음은 누구의 것도 아닌 내 것이다. 그런 내 마음을 확인하려면 자주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자신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은 사춘기라는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으면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태어났을까? 하며 많은 질문을 하는 시기이다. 김태라 작가는 [러브 바이러스]에서 계속 질문을 던진다. 청소년 시기 누구나 할 법한 질문, 그리고 생각해 보지 못했던 질문을 던짐으로써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끌어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임을, 누구에게 인정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얼마나 믿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김태라 작가는 [러브 바이러스]를 통해 계속 이야기한다.

 

"세상을 믿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합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야말로 모든 믿음의 시작이자 끝이지요."(30쪽)

 

그 아이에게 준 자신의 마음이 아직 이곳에 남아 있다는 것을. 어쩌면 그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건지도 몰랐다. 시간을 초월하는 시간 동안 그 마음의 주인 곁에서 친구처럼 한께 살아가는 건지도 몰랐다. 마음은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이었다. 아무리 많이 줘도 준 만큼 또 가질 수 있는 것이 마음이었다. 나나는 이제야 이걸 깨달았다. '친구49가'가 영원히 사라져 버린 지금에서야.(70쪽)

 

지오는 진짜 자기 모습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괴로움에 빠져 있을 때, 그것이 자기 모습이라 믿으면 더 큰 괴로움에 빠지기 때문이다. 고통과 슬픔 속에서 허우적댔던 지난날의 경험을 통해 이를 몸소 체험했다. 어두운 마음의 흐름은 그저 떠내려가는 것일 뿐, 자신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134쪽)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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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발소리 스토리블랙 2
성완 지음, 0.1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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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낯선 발소리/성완 글/그림 0.1/웅진주니어

[낯선 발소리 ]는 제목에서, 그림에서 뭔가 서늘한 기분이 든다. 집에서 층간 소음으로 들리는 발소리도 신경 쓰이는데 일정한 규칙으로 들리는 발소리는 얼마나 신경을 거스르게 하던가. 아이가 먼저 책을 읽고는 무섭다고 했다. 난 겁이 많아서 공포물을 잘 보지 않는다. 이 책을 보려고 편 시간이 자기 직전인데 아이가 한 말이 생각나 책을 읽고 나면 무서워 잠을 잘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했다. 반 넘게 와 기분 나쁜 서늘함이 주변을 감싸는데 어쩌지 하는 순간 이야기는 점점 풀려가고 마음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성완 작가의 [낯선 발소리]는 쌍둥이 자매 기주가 윗집의 낯선 발소리를 듣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늘 공부 잘하고 바르고 모범적이라 인정받는 쌍둥이 동생 기연이와 호러나 공포물을 좋아하고 공부에는 관심 없는 언니 기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기주가 집에서 윗집의 낯선 발소리를 듣기 시작하면서 귀신일 거라 예상하고, 귀신의 정체를 찾아 책을 뒤지고 그 귀신이 야광 귀일 거라 결론 내린다. 야광귀는 돈 욕심 때문에 다른 사람을 해코지한 자가 죽어서 되는 악귀, 해마다 음력 섣달 보름(음력 12월 15일)부터 이듬해 귀신날 (음력1월15일)까지 이승에 오는데, 죽어서도 탐욕을 버리지 못하고 사람들의 물건을 훔친다(60쪽). 늘 자신은 기연이 때문에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한 기주는 야광귀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운을 없애보기로 한다는 이야기이다.

성완 작가의 [낯선 발소리]를 통해 운이라는 걸 많이 되새겨보았다. 나는 운이 있는 걸까? 내게 과연 운이라는 게 있기나 한 걸까 하며 생각한 적도 많았다. 기주는 늘 자기는 운이 없고 동생 기연이에 얹혀 덤으로 태어난 존재 같다는 생각을 한다. 운이란 있는 걸까? 운이란 상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주가 자신은 운이 없고, 기연이만 운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연이의 운을 빼앗고 싶어 했다. 하지만 정작 야광귀가 기연이의 운을 가져갔다고 생각하지만, 기주의 운이 더 생기지도 않았다. 상대적으로 더 있어 보일 뿐이었다.

"아까 운이라는 게 진짜 있냐고 물었지? 아빠가 살아보니까 있는 것 같기는 해. 가끔은 노력보다 운이 더 중요할 때도 있고. 하지만 상관없어. 운이 없으면 만들면 돼. 헤쳐 나가면 되는 거라고. 그러니까 마음 약해지지 말고 씩씩하게 이겨내자. 알았지?"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하게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운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아빠의 말을 몇 번이나 곱씹어 보았다. (91쪽)

물론 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주 아빠의 말처럼 "운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말에 공감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운은 만들 수 없다. 자기가 가진 자원 속에서 운은 만들어진다고 본다. 기주가 기연이의 운을 야광귀를 통해 빼앗고 싶었던 것도 자기가 귀신에 대해 관심이 있고 알고 있는 점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기주가 특수분장에 관심을 갖고 키우고 싶은 것도 귀신이나 공포 영화를 많이 보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더 많이 생각해 보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내가 나설 수밖에. 아무래도 조만간 다시 바빠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130쪽)'라는 말은 자기가 가진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경험을 통해 용기를 얻고 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자신감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운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운에 내 운명을 모두 맞길 수는 없다. 내가 살아가는 삶이다. 내가 만들어가면 되는 삶이다. 그런 삶을 운이라는 이름에 매여 운을 기다리며 살기보다는 나 자신을 또렷이 보고 나에게 펼쳐진 상황을 헤쳐가면서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을 더 하게 된다.

야광귀를 모르는 어른, 아이가 있을까? 어릴 때 시골에 가면 설 전날 내 신발을 가져갈까 봐 방 안에 두고 잔 기억이 있다. 아이들도 어릴 적부터 야광귀를 책으로, 이야기로 들었으니 야광귀가 어떤 녀석인지 알 것이다. 어릴 적 옛이야기로 알고 있는 야광귀가 글 책의 소재로 쓴 점이 신선했다. 현대의 야광귀의 모습은 어떨까, 야광귀가 이번 섣달에도 오게 될까 하며 이젠 어느 정도 자란 아이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야광귀를 소재로 조금은 큰 아이와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니 이건 어쩌면 내가 만난 운일 수도 있겠구나.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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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의 대화 - 개정 완역판
템플 그랜딘.캐서린 존슨 지음, 권도승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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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

템플그랜딘,캐서린 존슨/권도승 옮김/ 언제나 북스

 

 

자폐아이들 수업 의뢰가 들어왔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자폐아이들을 어떻게 수업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면서도 조금은 다른 아이들을 만나고자 했던 내 바람이 이루어지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첫 수업을 갔다. 3명의 아이들. 모두 자기 성향이 강했다. 아이들의 시각을 끌 수 있는 것이 각기 달랐다. 자폐 아이들을 만난 경험 덕분인지 내겐 자폐와 관련된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동물과의 대화]도 그랬다. 동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자폐인이 보는 동물은 어떤 경험일지 궁금했다. 내가 만난 아이 중 새 박사인 아이가 있었다. 아직은 어리지만 그 아이에게 동물을 좋아해서 이렇게 동물학자가 되었고 동물과 함께 살면서 책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동물과의 대화]는 템플 그랜딘 자기 이야기로 시작해, 동물이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는지, 동물의 느낌, 동물의 공격성, 통증과 고통, 동물은 어떻게 생각할까, 천재적인 동물로 나뉘어 있다. 자폐인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하면서, 동물과 자폐인의 공통점을 말하기도 한다. 템플 그랜딘은 말과 소를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살았다. 그래서인지 가축의 입장을 잘 설명해 준 부분이 인상에 남는다. 자폐인들이 시각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고통을 느껴도 더 강하게 느끼고, 생각도 사진처럼 한다는 걸 알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했던 반응을 생각해 보게 되고 아이들이 어려서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템플 그랜딘과 캐서린 존슨의 [동물과의 대화]를 읽으면서 동물의 마음을 잘 알고, 동물과 통한다 느끼는 건 동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려는 자세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사람이기에 사람이 편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사람의 입장에서 동물을 바라보고, 사람의 입장에서 동물이 그럴 거라 추측하고 판단한다. 하지만 동물은 동물이다. 동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려고 한다지만 템플 그랜딘처럼 행동으로 동물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템플 그랜딘은 자폐인이다. 자폐인인 자신이 동물의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동물의 입장에서 보려고 소농장서, 도축장에서 동물이 걷는 길을 직접 동물의 눈높이에서 걸으면서 이해하려고 애썼다. 사람을 위해 먹이가 되어야 하는 동물이 죽는 그 순간이라도 편안하게 죽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한 결과로 도축시스템을 지금처럼 변화시켰다는 게 놀라웠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눈을 뜰 수 있었다. 동물의 행동을 동물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려는 마음은 동물복지가 자연상태로의 회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수 있구나 싶었다. 동물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는 것처럼 자폐인도 사소한 것을 발견하고 머릿속에서 언어가 아닌 사진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 덕분에 우리가 보지 못하는 다른 점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사회의 시스템에 맞추어 자폐인을 변화시키는 게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이 어떤 성향을 자폐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좀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되리라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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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 ADHD, 학교에 가다
조은혜 지음 / 아퍼블리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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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길을 함께 걸어요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조은혜/아퍼블리싱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는 ADHD 아이를 키우는 엄마, 조은혜 작가의 이야기이다. 들어보았지만 ADHD(과잉행동장애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이 실제로 어떤지 궁금했다. 그리고 ADHD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궁금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엔 통합반이 있다. 아이와 한 반이 될 수도 있는 친구에 대해 미리 내가 알고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려면 어렴풋이 알고 있는 ADHD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다음 백과에는 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고,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고 되어 있었다. 아동기에는 누구나 그러지 않나 싶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다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상이기 때문에 엄마도 아이도 힘들 수 있겠구나 하는 걸 조은혜 작가를 통해 알았다.

작가의 아이 하라를 통해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모두 같구나 싶었다. 취미가 반성이 아닌 엄마가 얼마나 있을까? 늘 아이에게 한 말과 행동을 반성하면서 내일은 그러지 말아야지 내일은 좀 다르게 해봐야지 하고 반성하는 게 엄마의 삶이 아닐까 싶다. 하라 엄마처럼 늘 다른 사람에게 사과를 장착하고 살지는 않을 정도 되면 우리 아이는 괜찮은 걸까?

터널에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면 두렵다. 지나온 그 어둠에 다시 잠식되어 버릴 것만 같다. 하지만 앞을 보고 손을 잡고 빛을 향해 나아가면 두려움보다 큰 설렘이 나도 모르는 새 내 마음에 들어차 있다. 우리는 모자라다. 그래서 서로가 필요하다. (219쪽)

끝이 없을 것 같은 터널 속에도 안내등은 있다. 그 안내등이 서로를 향한 인연이 아닐까? 어떤 인연을 만나는지에 따라 아이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는 담임을 만나고 엄마도 학교에서 보호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말은 기댈 곳 없는 하라 엄마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을까 싶다. 놀이치료로 만난 P 선생님, 같은 마을에 J 언니도 조은혜 작가가 삶을 지속해 나갈 힘을 낼 수 있게 해주었다고 본다.

나도 말이 없는 내 아이가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문제로 보기 시작하니 문제는 한없이 커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문제를 문제로 보지 않기로 하고 내가 변하기로 한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되었다. 유치원을 다녀와도 한 마디 말이 없던 아이가 사춘기를 겪고 있는 지금 할 말이 있다면서 다가와 준다.

엄마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과 방법을 함께 생각해 보게 해준 책이었다. 아이는 엄마의 엄마의 믿음으로 커가는구나 하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준다는 건 무엇보다 힘든 일임을 부모가 되어 알았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 아이가 모르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알 때까지 끝없이 설명하고 설명해야 하는 자리가 부모의 자리다. 그만큼 어렵고 외로운 자리가 부모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견디고 나면 우린 우리 자녀가 이 세상에 살아갈 힘을 얻은 사람이 되어있음을 보게 될 거라는 믿음을 갖고 오늘을 살아간다.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쓴 책이지만, 초등학교를 입학하려는 자녀의 학교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안내서로 봐도 좋겠다. 하라네 한 반 30명 정도 아이 중에서 7~8명 정도가 ADHD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우리 반에도 분명 있을 수 있는 친구 이야기다. 그 친구를 색안경으로 보는 게 아니라 엄마가 그런 친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미리 아이와 이야기하고 함께 한다면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세상이 되리라고 본다. 혼자만 부모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부모일 때 우리 사회는 좀 더 따뜻한 구성원으로 가득 찬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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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이 된 부자들 천천히 읽는 책 49
김바다 지음 / 현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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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 이어져야 할 마음

독립군이 된 부자들 /김바다/ 현북스

역사서는 언제나 그 시대에 맞추어 다시 생각해 볼 문제를 가지고 나온다 생각한다. 김바다 작가는 왜 지금 이 시기 [ 독립군이 된 부자들]을 썼을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상황이 어쩌면 우리가 나라를 잃은 시기처럼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 글을 쓰지 않았나 싶다.

 

 

[독립군이 된 부자들]은 같은 목적을 위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첫째, 각자 자기 역량에 맞춘 독립운동을 한다. 기 전 재산을 팔아 가족과 함께 망명하며 독립운동을 펼친 이회영, 이상룡이 있는가 하면 독립운동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 판단하여 상회를 열어 독립운동자금을 댄 안희제도 있다. 네 인물 중 가장 잘 알려진 경주 최부자 최준은 국외 운동은 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독립운동자금을 만들고 독립 후 우리나라 교육을 위해 자기 전 재산을 들여 교육기관을 만든 인물이다.

 

 

둘째, 국외든 국내든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활동이 없다. 독립을 해야 한다는 사명은 모두 같으나 각자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독립운동을 하였다. 국외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을 한 이도 있지만, 국내 사정이 어떤지를 정확히 알고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주어야 바깥에서 활동도 잘 이루어질 수 있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셋째, 바른 정신을 키우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독립운동을 위해 가장 큰 힘을 썼던 건 국내도 국외도 독립운동을 할 인물을 양성하는 일이었다. 국외에서 신흥무관학교를 만들어 교육하고, 국내에서도 우리 민족의 역사와 주체성을 잃지 않고 정확히 세상을 판단할 수 있도록 일깨우는 교육도 함께 이루어졌기에 독립을 위한 우리의 마음이 전해졌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최부자 최준의 이야기를 우리가 회자되길 바라는 건 지금을 살고 있는 진짜 부자들이 자기 욕심만 찾지 않고 함께 사는 다른 이를 배려한 마음을 새겨보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짜 부자는 자기 배만 채우지 않는다.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가 마음까지도 부유하고 따뜻한 진정한 부자라 하겠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하는 건 나를 위한 욕심만 내는 게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거라 생각한다. 나라가 국란에 빠져있는 시기는 아니지만 함께 살아가는 지금 내 욕심만 챙기는 게 아니라 코로나 상황에서 수고하는 분들을 위해 개인방역에 힘쓰고 내가 가진 능력을 나누는 삶을 실천하리라 다짐해 본다.

 

 

자처초연(自處超然 )혼자 있을 때 마음을 느긋하게 가져라.

대인애연(對人愛然)사람을 대할 때는 평등하게 대하라.

무사징연(無事澄然)일이 없을 때는 마음을 맑게 가져라.

유사감연(有社敢然)일이 닥치면 용감하게 대처하라.

득의담연(得意淡然)성공하여도 경거망동을 삼가라.

실의태연(失意泰然)실패했을 대도 태연히 행동하라.

---- 최부자집 <육연>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만석이상의 재산은 모으지 마라.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라.

과거르 보되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마라.

시집오 며느리는 3년간 무명옷을 입게 하라.

흉년에는 땅을 사지 말.

----최부자집<육훈>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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