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바이러스 현북스 청소년소설 7
김태라 지음 / 현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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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보는 대로, 자기가 느끼는 대로

러브 바이러스/김태라/ 현북스

 

김태라 작가의 [러브 바이러스] 속 나나는 불신 바이러스(디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1급 감염자로 자가 방에 격리되어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산다. 나나는 인공지능 가상친구를 통해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인 5차원을 이용해 가상 친구를 만들어 믿음을 회복해 보려고 애써보지만 쉽지 않다. 정성을 다해 만든 '친구49(너너)'를 통해 자기 믿음이 쌓여가는 게 아니라 불신이 더욱 깊어가자 마음이라는 게 뭔지 왜 자신을 더욱 못 믿게 되는지 질문을 품게 된다. 어느 날 열린 라홀을 통해 믿음의 세계로 가 자기와 꼭 닮은 남자아이인 지오를 만나 믿음이란 무엇인지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자기 믿음을 회복한다는 이야기이다.

 

김태라 작가는 세상은 자기가 보는 대로, 자기가 느끼는 대로 인식하게 됨을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첫째, 나나는 옴니폰이 보여주는 자기 불신감을 그대로 믿으면서 그 숫자가 낮아질수록 자기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아닌 기계의 수치를 보면서 세상을 보는 눈은 이미 기계만을 믿고, 왜곡될 수밖에 없게 된다.

둘째, 지오를 만나면서 지오를 통해 믿음으로, 사랑으로 세상을 보면서 나나는 1년 동안이나 회복하지 못한 자기신뢰도를 하루 만에 회복했다고 느낀다. 누군가를 통해 보는 세상이지만 그 세상이 밝은 것을 보게 해주는 눈이라면 내 눈도 밝은 곳을 향해 가게 된다. 셋째, 나나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 자기 방문은 한 번도 잠긴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나가 마음의 문을 닫았을 뿐이다. 세상이 나를 밀어내더라도 내가 마음을 열었다면 닫히지 않았을 문. 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불신이란 믿음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다른 데에 믿음을 주는 걸 뜻해. 믿음 받을 것이 아닌 딴 것에."(94쪽)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불편한 마음이 머무는 것이 바로 옴니폰이었다. 자기 신뢰도를 나타내주는 폰이라니. 요즘은 스마트 워치를 통해 내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까지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나나처럼 내 모든 걸 기계가 알려주는 정보에만 의존하면 어떻게 될까? 물론 정보가 중요할 때도 있지만 정보가 아니라 내 마음처럼 객관화할 수 없는 것까지 기계에 의존했기 때문에 나나는 믿음을 회복하기가 더 어렵지 않았나 싶다. 난 믿음을 어디에 두고 있나? 과연 믿음 받을 것을 향해 믿음을 주고 있는지 내 마음을 잘 살펴야겠다. 내 마음은 누구의 것도 아닌 내 것이다. 그런 내 마음을 확인하려면 자주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자신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은 사춘기라는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으면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태어났을까? 하며 많은 질문을 하는 시기이다. 김태라 작가는 [러브 바이러스]에서 계속 질문을 던진다. 청소년 시기 누구나 할 법한 질문, 그리고 생각해 보지 못했던 질문을 던짐으로써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끌어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임을, 누구에게 인정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얼마나 믿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김태라 작가는 [러브 바이러스]를 통해 계속 이야기한다.

 

"세상을 믿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합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야말로 모든 믿음의 시작이자 끝이지요."(30쪽)

 

그 아이에게 준 자신의 마음이 아직 이곳에 남아 있다는 것을. 어쩌면 그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건지도 몰랐다. 시간을 초월하는 시간 동안 그 마음의 주인 곁에서 친구처럼 한께 살아가는 건지도 몰랐다. 마음은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이었다. 아무리 많이 줘도 준 만큼 또 가질 수 있는 것이 마음이었다. 나나는 이제야 이걸 깨달았다. '친구49가'가 영원히 사라져 버린 지금에서야.(70쪽)

 

지오는 진짜 자기 모습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괴로움에 빠져 있을 때, 그것이 자기 모습이라 믿으면 더 큰 괴로움에 빠지기 때문이다. 고통과 슬픔 속에서 허우적댔던 지난날의 경험을 통해 이를 몸소 체험했다. 어두운 마음의 흐름은 그저 떠내려가는 것일 뿐, 자신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134쪽)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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