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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계를 정하지 마 - 시스템에 반기를 든 로봇
미야세 세르트바루트 지음, 셈 키질투그 그림, 손영인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1월
평점 :
내 한계를 정하지 마
내 한계를 정하지 마/ 미야세 세르트바루트 글/셈 키질투그 그림/손영인 그림/아름다운사람들2025
미야세 세르트바루트는 튀르키예 출신으로 1996년 [내 콩은 구름까지 오를 수 없어]를 시작으로 아동문학 활동을 한 작가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기념상, 국제 아동청소년 협의회(IBBY) 아너 리스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노미네이트된 작가다. 그림 작가 샘 키질투그도 튀르키예 출신으로 마르마라댜학교 예술학부 그래픽디자인과를 졸업하고 2005년에는 튀르키예 작가 협회에서 올해의 만화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글작가 미야세 세르트바루트는 사메드 베렌기의 [작고 검은 물고기]에서 영감을 받아 [내 한계를 정하지 마 ]를 썼다고 밝힌다. [내 한계를 정하지 마 ]는 공장에서 로봇이 만들어질 때 페인트 통에 바른 색이 들어가지 않아 검은 색으로 만들어진 로봇에게 공장 관리자가 자기가 어렸을 때 읽은 [리틀 블랙 물고기]를 떠올리고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뜻으로 리틀 블랙 로봇이라 이름 지어준다. 호텔의 청소 로봇이 된 로비는 호텔 생활을 답답해한다. 월식이 있는 어느 날 손님의 휠체어를 밀고 옥상에 올라가 월식을 보며 더 배우기 위해 세상을 이해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며 호텔이 자기에게 맞지 않는 곳이라는 결론 내린다. 호텔의 삶을 지루해하던 로비가 지하의 발전기 제나를 만나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가려고 애쓴다. 로비는 호텔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만날 것인가, 만난다면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보았다.
이 책을 보자마자 현실과 겹침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역할을 익히고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며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과연 그 삶을 계속 살겠냐고 질문한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로비에게 한계를 지운 레이에게 "내 한계를 정하지 마" 하며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자기 삶을 만들어갈 용기가 있냐고 묻는다.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나 작가는 말한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공감하고 배려하는 삶을 산다면 좀 더 따뜻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살지 않을까 싶다.
나의 한계를 누군가가 규정지어 주는 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조금 다른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마음을 돌려살면 어떻겠는지 질문하는 책이다
튀르키예 작가의 글은 쉽게 와닿았다. 하지만 그림은 뭔가 거리감이 처음엔 느껴졌다. 처음엔 정서적 느낌인가 싶었는데 사람이 유난히 어둡고 칙칙한 느낌이라 그랬나 싶다. 책 속의 로봇이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기에 더욱 또랑또랑한 눈빛과 활기 넘치는 모습에 대조적으로 표현했던 것을까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 보았다. 여러 번 읽을수록 내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책으로 초등 3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읽으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