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 ADHD, 학교에 가다
조은혜 지음 / 아퍼블리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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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길을 함께 걸어요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조은혜/아퍼블리싱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는 ADHD 아이를 키우는 엄마, 조은혜 작가의 이야기이다. 들어보았지만 ADHD(과잉행동장애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이 실제로 어떤지 궁금했다. 그리고 ADHD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궁금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엔 통합반이 있다. 아이와 한 반이 될 수도 있는 친구에 대해 미리 내가 알고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려면 어렴풋이 알고 있는 ADHD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다음 백과에는 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고,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고 되어 있었다. 아동기에는 누구나 그러지 않나 싶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다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상이기 때문에 엄마도 아이도 힘들 수 있겠구나 하는 걸 조은혜 작가를 통해 알았다.

작가의 아이 하라를 통해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모두 같구나 싶었다. 취미가 반성이 아닌 엄마가 얼마나 있을까? 늘 아이에게 한 말과 행동을 반성하면서 내일은 그러지 말아야지 내일은 좀 다르게 해봐야지 하고 반성하는 게 엄마의 삶이 아닐까 싶다. 하라 엄마처럼 늘 다른 사람에게 사과를 장착하고 살지는 않을 정도 되면 우리 아이는 괜찮은 걸까?

터널에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면 두렵다. 지나온 그 어둠에 다시 잠식되어 버릴 것만 같다. 하지만 앞을 보고 손을 잡고 빛을 향해 나아가면 두려움보다 큰 설렘이 나도 모르는 새 내 마음에 들어차 있다. 우리는 모자라다. 그래서 서로가 필요하다. (219쪽)

끝이 없을 것 같은 터널 속에도 안내등은 있다. 그 안내등이 서로를 향한 인연이 아닐까? 어떤 인연을 만나는지에 따라 아이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는 담임을 만나고 엄마도 학교에서 보호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말은 기댈 곳 없는 하라 엄마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을까 싶다. 놀이치료로 만난 P 선생님, 같은 마을에 J 언니도 조은혜 작가가 삶을 지속해 나갈 힘을 낼 수 있게 해주었다고 본다.

나도 말이 없는 내 아이가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문제로 보기 시작하니 문제는 한없이 커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문제를 문제로 보지 않기로 하고 내가 변하기로 한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되었다. 유치원을 다녀와도 한 마디 말이 없던 아이가 사춘기를 겪고 있는 지금 할 말이 있다면서 다가와 준다.

엄마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과 방법을 함께 생각해 보게 해준 책이었다. 아이는 엄마의 엄마의 믿음으로 커가는구나 하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준다는 건 무엇보다 힘든 일임을 부모가 되어 알았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 아이가 모르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알 때까지 끝없이 설명하고 설명해야 하는 자리가 부모의 자리다. 그만큼 어렵고 외로운 자리가 부모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견디고 나면 우린 우리 자녀가 이 세상에 살아갈 힘을 얻은 사람이 되어있음을 보게 될 거라는 믿음을 갖고 오늘을 살아간다.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쓴 책이지만, 초등학교를 입학하려는 자녀의 학교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안내서로 봐도 좋겠다. 하라네 한 반 30명 정도 아이 중에서 7~8명 정도가 ADHD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우리 반에도 분명 있을 수 있는 친구 이야기다. 그 친구를 색안경으로 보는 게 아니라 엄마가 그런 친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미리 아이와 이야기하고 함께 한다면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세상이 되리라고 본다. 혼자만 부모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부모일 때 우리 사회는 좀 더 따뜻한 구성원으로 가득 찬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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