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마중 그림이 있는 동시
김미혜 지음, 이해경 그림 / 미세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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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맞이가자, 꽃마중 가자

꽃마중/김미혜 시인 글/이해경 화가 그림/미세기 2024


산에 들에 꽃 피었단다.

얘들아, 꽃맞이 가자.

(중략)

꽃이 피었단다.

우리 함께 꽃마중 가자.


표지 뒷면에 쓰인 글이다. 꽃이 피는 봄이 시작되고 푸르름이 한창인 5월인 지금 여러 꽃이 자기를 드러내려 꽃을 피운다. 추운 바람이 불 때도 그 나름의 꽃을 피우는 꽃들이 김미혜 시인의 눈에 띄어 시로 피어난 꽃들이 개정판으로 나왔다. 표지의 작고 귀여운 방울 소리가 들릴듯한 은방울꽃을 배경으로 꽃 마중이라는 글씨마저도 꽃으로 피어나기 위해 몽우리 진 느낌이다.


[아기 까치의 우산]으로 만났던 김미혜 시인의 꽃사랑이 엮인 [꽃마중]은 이해경작가의 그림으로 한층 따사롭다. 연푸른 배경을 기본으로 하여 작가로 하여금 피어난 꽃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지 못한 꽃의 암술과 수술, 꽃의 모양을 보고 있노라면 나가서 꽃을 만나고 싶다. 어린 시절 꽃의 얼굴 이름을 익히며 동양화를 전공한 이해경 작가의 그림이라 그런지 요즘 그림의 선명하고 쨍한 느낌보다는 서서히 스며드는 느낌이 드는 그림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개나리부터 달개비, 동백꽃, 천일홍, 제비꽃, 진달래, 배꽃, 금낭화, 초롱꽃, 달맞이꽃, 산딸기, 아까기, 애기똥풀, 은방울꽃, 개망초, 옥잠호, 접시꽃, 채송화, 코스모스의 19가지 꽃이 [꽃마중]에 피었다. 달개비를 보며 작가처럼 꽃 속에 숨은 쥐를 찾을 수 있는지, 초롱꽃 속에 숨은 벌과 숨바꼭질을 위해 꽃이 피어있는 화단으로 달려가고 싶다.


옆집 개나리 울타리를 꺾어온 아이의 마음, 산에 가서 만나는 산딸기를 함께 따먹을 동생이 없을 수 있으니 요즘은 그 마음을 알기 어려운 시도 있다. 하지만 꽃을 보면 마음이 열리고 포근해지는 느낌을 아이들과 함께 느끼고 싶다. 꽃향기를 맡으면 어떠냐는 물음에 머리 아프다, 울렁거린다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그 아이들에게도 눈높이를 낮춰 자연에서 느끼는 꽃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

.

<은방울 꽃에게 바침>

"내가 좋아하는 꽃은 은방울꽃이야."

"얼마나 좋아하는데?"

"내가 오월을 기다리는 건

은방울꽃이 피기 때문이야.

은방울이 울리면 오월이 오잖아."

"왜 그렇게 좋은데?"

"그냥!"

"그래, 그냥 좋은 꽃이

가장 좋은 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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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주먹이
이영경 지음 / 다그림책(키다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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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이 화이팅~!

돌아온 주먹이/이영경/다 그림책(키다리 출판사)2024


[넉 점 반], [아씨방 일곱 동무]의 이영경 작가의 작품 [돌아온 주먹이]다. 그동안 내가 만난 작가의 그림책은 동양화를 전공한 이영경 작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민화를 보는 듯 편안하고 따스한 느낌이었다. 이영경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옛이야기에도 관심이 많이 보였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작품 [돌아온 주먹이]는 그동안 이영경 작가와는 다른 풍의 그림을 보여준다. 뭔가 동글동글한 모습의 주먹이와 사용한 색감도 우리나라 전통의 색감과는 다르게 산뜻하고 강렬한 느낌을 주었다.


"그간 출간된 그림책 속 주먹이가 어른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였다면 [돌아온 주먹이]는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다부진 아이다"-옛이야기 전문가 김환희


김환희의 추천사를 보고 [돌아온 주먹이]에서 내가 만난 주먹이는 내가 알던 주먹이와 비슷하게 아버지를 따라 물가에 갔다가 잉어에게 잡아먹히고, 소에게도 먹혔다. 소똥으로 배설된 주먹이는 이제부터 우리가 알던 주먹이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똥파리, 개구리, 잉어, 모냥이와 친구가 되고 자기 집에 초대하며 씩씩하게 나가는 모습이다. 만난 친구를 잡아먹으려는 다른 친구에게 노래를 불러주며 또 다른 제안을 하는 주먹이. 김환희가 이영경 작가의 [돌아온 주먹이]를 보고 추천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주먹이가 한 "먹지 마 송"은 작가가 직접 녹음해 QR코드로 책에 실어 아이와 함께 부를 수도 있다. 듣다 보니 어느 순간 이 서평을 쓰면서도 흥얼거리게 하는 매력이 느껴졌다. 또한 현재 상황을 배경으로 한 주먹이의 그림에서 반전 매력도 있어 웃음 짓게 하는 부분도 있었다.


작가 소개 글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만남이 엮이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죠. 우연r과 필연이 아롱지며 펼쳐지는 인생길에서 실수하고 미끄러지다가도, 그 일이 우리를 마침내 집으로 데려가고, 각자가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로 초대받기를 바라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지금 넘어지고 죽을 것 같은 상황이라면 이젠 예전의 주먹이가 아니라 다부지게 "돌아온 주먹이"처럼 나가고 싶다. 어려움 속에 만난 친구와 함께 하고 지켜주면서 지금을 나가다 보면 내가 힘들어서 떠나왔던 그 자리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안 돼, 안 돼, 먹지 마, 내 친구를 먹지 마

내 친구를 먹으면 집으로 갈 수가 없잖아

우리 집에 가면은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이

생길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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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나무도감 - 교과서와 함께 펼쳐 보는 나무 도감!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도감 시리즈
윤주복 지음 / 진선아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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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습이라도 알아볼 수 있어

봄 여름 가을 겨울 나무도감/윤주복/진선아이2024


진선아이 출판에서 나온 [봄 여름 가을 겨울 나무도감]은 식물 생태 연구가 윤주복의 작품이다. [ 봄 여름 가을 겨울 식물도감], [어린이 식물 비교도감][위운 식물책], [재미있는 식물 이야기]등 식물에 관한 다양한 책을 출판했다.


이 책을 꼭 보고 싶었던 이유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동안 한 나무가 어떻게 다른 모습을 띄는지 알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또 하나 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 생활에 요긴하게 쓰이는 나무, 산과 들에서 자라는 나무들에 대해 나와있어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서 그 나무만의 매력을 더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윤주복 작가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나무도감]은 나무 알아보기를 통해 나무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하고, 사진마다 계절별로 다른 색으로 설명을 달아놓아 한눈에 보아도 계절이 느껴지도록 했다. 나무 알아보기는 어린이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홑잎, 겹잎, 잎차례, 꽃, 열매, 씨앗에 대한 우리말 이름으로 설명하면서 사진까지 함께 실어 실제 어떤 모습인지도 구분할 수 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노래 가사에 나오는 계수나무는 흔하게 심는 나무는 아니다. 우리 동네 근처에서 발견한 하트 모양의 잎에 사랑스러운 색으로 물든 나무가 계수나무였다는 걸 알고는 계절에 따른 모습이 너무 궁금했었다. 은행나무처럼 암수딴그루의 나무로 점점 자라면서 잎의 모양도 바뀌는 모습까지 나와 있다. 계수나무와 함께 사계절을 보낸 듯하며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살펴보아요>를 통해 나무에 관련된 이야기와 특징 분류, 모양, 꽃 열매 시기, 자라는 곳, 쓰임새에 대해서 알려주면서 사진에 실린 나무를 마무리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면 변하는 식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을, 삶을 볼 수 있다는 점에 빠져 틈틈이 사진 도감을 들고, 때로는 검색을 해가며 주변의 식물을 관찰한지 여러 해가 흘렀다. 내가 만나던 나무를 어떤 계절이든 알아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나무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과 어떤 모습이든 멋지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눌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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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하나가 있었는데
린지 지음 / 한림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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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하나가 있었는데

구멍 하나가 있었는데/린지/한림출판사2024


토끼와 여우가 서로 자기 땅이 넓다고 우기다가 여우가 자기 쪽 땅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토끼는 자기가 더 많이 찾을 수 있다면서 구멍을 파기 시작하자 여우도 지지 않고 땅을 파기 시작한다. "두고 봐라" 하는 마음으로 작은 구멍에서 시작된 토끼와 여우의 구멍 파기는 점점 깊어지고 깊어지며 땅속에 살던 동물들도 나오기 시작한다. 과연 토끼와 여우의 구멍 파기는 어떻게 될까 궁금증을 갖게 하는 책이다.


린지 작가의 [구멍 하나가 있었는데]는 깔끔하고 캐릭터를 단순화하여 책에 집중하기 어려운 아이의 마음을 끌었다. 표지를 펼쳐보면 땅속에 사는 개미, 개구리, 지렁이, 애벌레, 두더지도 보이는데 토끼와 여우의 구멍 파기로 동물들은 어떻게 될까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았다. 구멍 파기라는 하나의 이야기만으로 보아도 좋고 땅속 동물들의 작은 이야기로 따로 봐도 재미있었다.


그림의 왼쪽은 토끼와 친구들, 오른쪽은 여우와 친구들이 구멍을 파고 점점 들어가는 땅속의 모습이 보이는 대비의 배치를 하고 있는데 책의 절개면에 그림이 물려서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계속 내려가는 그림이라면 병풍책처럼 해보아도 어린아이에게 흥미롭게 보였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작은 구멍 하나로 시작한 토끼와 여우의 이야기는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 흘러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냥 구멍 하나를 더 크게 파고 싶었을 뿐인데 하는 둘의 마음처럼 우리의 마음도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점점 일이 커지는 경험을 나누는 재미도 있었다. 린지 작가의 [구멍 하나가 있었는데]는 아이도 어른도 재미있게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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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에 무무 - 제8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
유자 지음 / 이루리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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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세상, 다른 시선

작은 집에 무무/유자 글 그림/이루리북스2024


8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 [작은 집에 무무]다. 상상만발 책 그림전에 수상한 작품을 몇 권 본 적이 있다. 작지만 의외의 생각, 기발한 발상의 전환으로 재미와 여운이 남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또 만나보고 싶었던 상상만발 책그림전 작품이기도 하다. [작은 집에 무무]의 작가는 유자. 이름이 특이하다 생각했는데 작가는 그림을 전공하고 작은 화실을 꾸려 아이들을 가르치다 그림책 세상에서 쓰고 싶은 이름을 고민하다가 자유를 거꾸로 한 '유자'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림책 세상에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전해졌다.


[작은 집에 무무]는 그림이 단순하다. 단순한 선과 최소의 등장인물 그래서 더욱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다. 주인공은 모모와 친구인 무무다. 책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는 학교가 끝나고 고층 아파트인 집으로 엄마와 가는 모모는 아주 아주 작은 집에 살고, 늘 혼자서 주먹밥을 먹는 무무는 "도대체 뭘 하는 걸까?"궁금하다. 후반부는 무무의 이야기다. 후반부는 작은 집들이 옹기 종기 모여있는 골목을 지나 숲 속 아주 아주 작은 집에 사는 무무의 자기 고백이다. 작지만 멋진 곳이라 말하는 무무가 사는 이야기가 궁금증을 다시 일으킨다.


작은 집의 창문으로 보이는 무무의 삶은 모모가 본 것처럼 뭔가 마음이 짠하다. 하지만 작은 집에 살고 있는 무무는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낡은 스웨터를 입고 있지만 저녁 노을이 지는 시간을 기다리는 무무는 누구보다 행복하다. 아이가 커가면서 내가 보는 면만으로 아이를 단정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보지 못한 면에서 아이는 다른 고민을 할 수도 있고, 자기가 행복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내 생각만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는지 나에게 묻는다.


심플한 그림으로 전달하는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마음에 찡하게 한다. 어린 아이들이라면 친구를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어른이라면 생각이 깊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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