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보이니? - 세상을 보는 멋진 방법에 대하여 레인보우 그림책
레오 티머스 지음, 윤영 옮김 / 그린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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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보이니?

뭐가 보이니?/레오티머스 글, 그림/윤영 옮김/그린북 2025


세상을 보는 멋진 방법?

세상을 보는 멋진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표지에 둥그런 눈을 반짝 뜨고 바라보는 곰이 묻는다. 어쩜 곰에게 책을 읽는 우리가 묻는 것 같기도 하다. 갈색의 붓 터치로 된 면지에 작가 레오 티머스가 한국 작가들에게 보내는 사인으로 작가는 인사를 건낸다.


속 면지에 집 안 뭔가 당황한 듯한 곰이 물건을 집 밖으로 던지며 무언가 찾고 있다. 곰이 찾고 있는 건 바로 안경. 안경이 없으면 잘 안 보이는 곰은 " 기린 집에 두고 온 게 분명해. 그나마 참 다행이지. 그리 멀지 않으니"라며 기린 집으로 간다. 기린 집으로 가는 중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슴, 악어 등을 발견하며 기린 집에 도착한다. 기린이 곰의 머리 위에 안경을 찾아주자 감탄하며 안심한다. 하지만 오는 길에 보았던 것을 기린에게도 알려주고 싶어 다시 온 길을 함께 되짚어간다. 과연 곰은 자기가 오면서 본 걸 다시 볼 수 있을까?


선명한 그림과 한 면에 전달되는 메시지도 확실해서 집중해서 보게 되고 지면의 글도 그림과 적절히 어우러진다. 글을 읽지 못하지만 상상력이 뻗어나가는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함께 보며 곰이 보는 대상이 어떻게 보이는지 물으며 보면 좋겠다.


창문 너머 봄 햇살이 따스하다. 이 책을 읽고 산책을 나간다면 곰처럼 안경이 없이 세상을 마음껏 만나 질문하고 상상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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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버스를 타고 빨간 벽돌 유치원 5
김영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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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보자, 어디 보자

유치원 버스를 타고/김영진 / 길벗어린이2025


김영진 작가의 <김영진 그림책 시리즈>,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에 이어 <빨간 벽돌 유치원 시리즈>의 5번째 이야기 [유치원 버스를 타고]가 길벗어린이에서 나왔다. 김영진 작가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도 생활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림책을 만들고, 그 안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작은 캐릭터가 숨어 있어 아이들도 좋아해 많이 읽었던 그림책이다.


[유치원 버스를 타고]는 어린 유치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이라 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아이들이 버스 안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양 봉봉이의 이야기다. 양봉봉이는 캐릭터 소개에 사색을 즐기며 영화감독을 꿈꾸는 아이다. 아이는 늘 버스에서 상상을 하며 마지막까지 있어 오골 선생님이 데리고 내려온다. 오골 선생님은 봉봉이가 마지막까지 안 내리고 있어 걱정하는 마음에 더해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었는지 묻는다.


"보자, 보자, 어디 보자. ~"


오골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하는 말은 너희들은 어떤 마음인지 묻기 위한 자리를 깔아주는 말이다. 봉봉이의 이야기를 듣고 오골 선생님은 친구들에게 봉봉이의 이야기를 확장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친구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더해 가는 이야기다.


늘 뭔가 생각에 빠진 봉봉이는 개인적인 특징이기도 하지만, 그러다 보니 친구들과 잘 못 어울리는 캐릭터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기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는 선생님과 친구들 덕에 봉봉이는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무엇인지 느끼고 어울릴 수 있는 계기를 갖는다.


이 책은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만들어가다 보니 앞뒤기 안 맞는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아이들 세상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아이들의 공감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아이들이랑도 잠자리에 누워서, 또는 여행을 가면서 이야기를 붙여 가기를 했다. 그럼 자기가 지어낸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나 웃으며 신나했었나 하는 추억이 떠오른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와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와 어른이 있다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희망이 될 것이다. 우리 어른에게는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자주 주어야지 하는 마음을, 아이에게는 나도 이야기 꾸미기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마음을 일으킬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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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계를 정하지 마 - 시스템에 반기를 든 로봇
미야세 세르트바루트 지음, 셈 키질투그 그림, 손영인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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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계를 정하지 마

내 한계를 정하지 마/ 미야세 세르트바루트 글/셈 키질투그 그림/손영인 그림/아름다운사람들2025


미야세 세르트바루트는 튀르키예 출신으로 1996년 [내 콩은 구름까지 오를 수 없어]를 시작으로 아동문학 활동을 한 작가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기념상,  국제 아동청소년 협의회(IBBY) 아너 리스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노미네이트된 작가다. 그림 작가 샘 키질투그도 튀르키예 출신으로 마르마라댜학교 예술학부 그래픽디자인과를 졸업하고 2005년에는  튀르키예 작가 협회에서 올해의 만화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글작가 미야세 세르트바루트는 사메드 베렌기의 [작고 검은 물고기]에서 영감을 받아 [내 한계를 정하지 마 ]를 썼다고 밝힌다. [내 한계를 정하지 마 ]는 공장에서 로봇이 만들어질 때 페인트 통에 바른 색이 들어가지 않아 검은 색으로 만들어진 로봇에게 공장 관리자가 자기가 어렸을 때 읽은 [리틀 블랙 물고기]를 떠올리고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뜻으로 리틀 블랙 로봇이라 이름 지어준다.   호텔의 청소 로봇이 된 로비는 호텔 생활을 답답해한다. 월식이 있는 어느 날 손님의 휠체어를 밀고 옥상에 올라가 월식을 보며 더 배우기 위해 세상을 이해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며 호텔이 자기에게 맞지 않는 곳이라는 결론 내린다.  호텔의 삶을 지루해하던 로비가 지하의 발전기 제나를 만나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가려고 애쓴다. 로비는 호텔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만날 것인가, 만난다면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보았다.


 이 책을 보자마자 현실과 겹침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역할을 익히고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며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과연 그 삶을 계속 살겠냐고 질문한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로비에게 한계를 지운 레이에게 "내 한계를 정하지 마" 하며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자기 삶을 만들어갈 용기가 있냐고 묻는다.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나 작가는 말한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공감하고 배려하는 삶을 산다면 좀 더 따뜻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살지 않을까 싶다.


나의 한계를 누군가가 규정지어 주는 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조금 다른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마음을 돌려살면 어떻겠는지 질문하는 책이다


튀르키예 작가의 글은 쉽게 와닿았다. 하지만 그림은 뭔가 거리감이 처음엔 느껴졌다. 처음엔 정서적 느낌인가 싶었는데 사람이 유난히 어둡고 칙칙한 느낌이라 그랬나 싶다. 책 속의 로봇이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기에 더욱 또랑또랑한 눈빛과 활기 넘치는 모습에 대조적으로 표현했던 것을까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 보았다. 여러 번 읽을수록 내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책으로 초등 3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읽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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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나무 아래 오두막 국민서관 그림동화 288
셀린 클레르 지음, 아니크 마송 그림, 이세진 옮김 / 국민서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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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너희 오두막이야?

체리나무 아래 오두막/ 셀린 클레르 글 /아니카 마송 그림/이세진 옮김/국민서관2024


겨울에 국민서관에서 초록 잎과 빨간 열매가 가득해 시원하고 싱그러운 느낌이 가득한 [체리나무 아래 오두막]이 나왔다. 글 작가인 셀린 클레르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눈싸움을 즐기기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현재는 작가를 하고 있다. 그림 작가 아니크 마송은 벨기에 생뤼크 예술 학교에서 일러스트 공부를 했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도 일하다 현재는 그림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체리나무 아래 오두막]은 여름 방학마다 할머니 댁에 오는 사촌 미아와 파블로가 할머니 댁 정원에 오두막을 짓기로 하고 이불과 가방 가득 보물을 들고 체리나무 아래 둘만을 위한 집을 짓기로 한다. 바닥에 돌을 고르고 이불로 오두막을 멋지게 꾸몄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손님인 개미와 닭, 고양이가 몰려온다. 둘은 생각지도 못한 손님을 막느라 점점 울타리를 치는데 할머니가 간식을 가지고 오자 만든 오두막을 자랑한다. 과연 할머니는 오두막이 멋지다고 할까?


"저리 가, 여기는 우리 오두막이란 말이야!"


미아와 파블로가 자기들이 지은 오두막에 들어오려는 동물들을 막으면서 외친 말이다. 오두막을 지은 건 둘이 맞지만 오두막 이전에 그곳을 터전으로 살던 건 누구인가? 아이들이 외친 말은 아이들에게 직접 들리지 않겠지만 거기에 먼저 살고 있던 동물들이 외치는 말일 것이다. 놀이터에서 여긴 우리 동네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이것까지 느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영원한 내 땅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이전에 살았던 누군가의 땅을 빌려 살고 있고, 우리 이후 세대가 살 땅을 빌려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했다. 작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집 짓기 놀이로 여름방학의 즐거운 추억에 함께의 의미를 무겁지 않게 실었다.


이 책의 첫 페이지에서 "사촌 사이인 두 친구"라는 표현이 나온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알겠으나 '사촌 사이인 둘'이라는 표현이 어떨까 싶다. 겨울의 무채색 속에 생기 넘치는 색과 환한 아이들의 모습을 반갑게 만날 수 있는 [체리나무 아래 오두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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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꼬랭이 -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국시꼬랭이 동네 20
이춘희 지음, 권문희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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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나는 우리 문화

국시꼬랭이/이춘희 글. 권문희 그림/임재해 감수/사파리2023


사파리의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 [국시꼬랭이]는 이춘희 작가의 글에 권문희 작가의 그림으로 출판된 책이다.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를 표방하며 [똥떡]을 시작으로 시작한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라고 이름붙인 까닭에 대해 생각해본다.


[국시꼬랭이]는 품앗이로 재원이네 콩밭을 맬 때 새참으로 엄마가 준비한 칼국수를 미는데 옆에서 기다려 끄트머리를 받아 국시를 끓이기 위한 불에 벙글벙글 구워 친구들과 나눠먹으며 온 동네 아이들이 즐거워한다는 이야기다. 국시는 경상도의 국수의 사투리다. 밀가루로 안반에 홍두깨로 밀어 국수를 만들었던 옛모습이 친근하게 그려져 있고 나누는 동네의 문화가 따뜻하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음식을 나누면서 정을 나누는 우리 문화의 모습이다.


책의 뒤쪽에는 국수를 만드는 모습이 사진으로 직접 나와 있어 요즘 아이들이 해보지 못한 것을 사진으로 접할 수 있고, 혹시라도 집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국수를 만들면서 밀가루 반죽놀이를 할수도 있도 밀대로 밀면서 밀가루가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의 마지막이 [국시꼬랭이]다. 일반 민중에 퍼져있던 문화지만 사라지는 것도 쉬운 문화를 아끼고 나누고자 하는 사파리의 마음이 가득한 책들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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