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파마 -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국시꼬랭이 동네 10
윤정주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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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투리 문화

아카시아 파마/이춘희 글. 윤정주 그림/사파리2023


국시꼬랭이 동네의 <읽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시리즈 중 [아카시아 파마]의 개정판이다. 이춘희 작가의 우리 문화를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을 사파리 출판사가 함께해 주어 고맙다. 나는 해보았지만 아이들은 낯선 문화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책으로 나마 남아서 가끔 누군가는 지금도 해볼 수 있으니까.


[아카시아 파마]의 영남이는 자기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좁쌀 눈, 돼지 코, 하마 잎, 주근깨까지. 열린 방문 너머 보이는 엄마의 분통을 보고 화장도 해보고 불에 달군 젓가락으로 머리도 살살 말아올렸지만 누린내만 풍긴다. 놀러 왔던 옆집 미희가 아카시아 파마를 해주겠다고 해서 뒷동산에 올라가 미용실 놀이를 시작한다. 과연 영남이의 파마는 잘 나왔을까?


아이들 어렸을 때 [아카시아 파마]를 읽어주었다. 동네 뒷산에 아이들과 올라가 아카시아 향기도 맡고 꽃도 먹어보았다. 또 가위바위보를 하며 아카시아 잎을 따기도 했다. 이제 줄기만 남았다면 파마할 차례. 아카시아 파마를 몇 개 말고 산을 한 바퀴 돌고 내려와 풀어보면 보글 뽀글 앞머리로 아이의 귀여움은 더했다. 이젠 많이 컸지만 아카시아 향기가 퍼지면 어릴 때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과 나누는 이야기가 책이 아닌 마음에 남아 살아있는 좋았던 추억으로 자리 잡아 고맙다.


요즘 추세에 맞게 QR코드를 찍으면 플래시와 e-book 영상으로 더 입체감있게 감상할 수 있다. 연초록 가득한 아카시아 잎으로 채워진 장면이 더운 여름 싱그러움을 느끼게 한다. 배경이 되는 영남이의 집도 민속촌이나 가야 만날 수 있는 요즘이지만 엄마, 아빠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추억 나누기를 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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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강아지똥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권정생 지음, 정승각 그림, 이기영 해설 / 길벗어린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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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강아지똥 그 완전한 이야기

동화 강아지똥/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이기영 해설/길벗어린이2024


권정생 작가의 [강아지똥]이 [동화 강아지똥]으로 2024년 새롭게 나왔다. 권정생 작가의 첫 <강아지똥>은 기독교 아동문학상의 분량 제한으로 이야기의 일부가 빠진 작품이었다. 이후 작가는 <강아지똥>에 감나무 가랑잎의 이야기가 있음을 알렸고 찰흙 애니메이션<강아지똥>에는 감나무 잎이 포함된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2024년 [동화 강아지똥]으로 작가가 처음 고뇌하며 썼던 강아지똥을 만날 수 있다.


그림책 [강아지똥]과 [동화 강아지똥]의 그림은 정승각 작가가 그렸다. 같은 작품을 다시 작업하게 된 정승각 작가는 권정생 작가의 최초의 동화인 강아지똥을 위해 작가의 생전 글씨체와 가장 유사한 춘천 윤희순체를 쓰고, 똥, 흙, 꽃처럼 자연에서 찾은 작은 존재를 표현하기 위해 종이죽으로 작업하였다고 출판사의 소개 글은 밝히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림책 [강아지똥]은 내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라면 [동화 강아지똥]은 과감한 생략과 강조가 두드러진다. 처음엔 배경의 여백이 많고 색의 사용이 적지만 뒤로 갈수록 선명하고 강한 색으로 우리 모두가 고유한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처음 장면은 거친 종이죽의 질감에 돌담도 흰둥이도 둥글둥글해서인지 얼른 눈에 들어오지 않기도 했다.


[동화 강아지똥]의 끝에는 이기영의 해설이 있다. 권정생 작가의 생애에 대한 소개와 [강아지똥]이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 이제야 비로소 제 모습을 찾은 [강아지똥]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권정생 작가가 관심을 갖은 작은 것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는 것을 마음에 다시금 깨워준다.

그림책 [강아지똥]을 보고 아이와 애니메이션 <강아지똥>, [동화 강아지똥]까지 모두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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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심부름 국시꼬랭이 동네 17
이춘희 글, 김정선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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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막걸리 심부름/이춘희 글. 김정선 그림/임재해 감수/사파리2020


아이들이 어릴 때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를 읽으며 내가 경험한 이야기도 해주고, 국시꼬랭이도 구워먹고, 보자기로 책보도 만들어 즐겼다. 국시꼬랭이동네의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시리즈 중 하나인 [막걸리 심부름]이 개정판으로 나왔다. 개정판은 QR 코드로 플래시와 E-book 영상도 볼 수 있고 사파리 펜으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아이들이 입체적이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막걸리 심부름]이다.


[막걸리 심부름]은 보리타작을 하고, 화단에 핀 맨드라미, 채송화, 과꽃이 피는 여름이 시작되는 즈음 막걸리를 받아오라는 아버지의 심부름을 창근이와 문희가 다녀오는 이야기다. 술도가에서 막걸러낸 막걸리를 주전자에 받아 오다가 우연히 손에 묻은 시원 달콤한 막걸리를 먹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어릴 때 정원대보름에 막걸리를 귀밝이술로 처음 먹었다. 시원하고 달짝지근하니 맛있었다. 술 같지 않았다. 창근이와 문희가 더운 날 주전자에 들고 오던 시원한 막걸리를 한 모금 먹고, 또 먹고 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농촌의 여름이 펼쳐지는 풍경 속 나무 그늘에 앉아 막걸리를 먹는 둘의 모습은 지금은 볼 수 없는 모습이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와 이야기 끈이 될 수도 있겠다. 여름 한낮의 농촌 풍경 속에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펼쳐진 풍경 속에서 한숨 돌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술심부름을 아이가 간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자투리의 우리 문화가 모여 덩어리를 이루어 우리 문화가 됨을, 잊히는 것을 그냥 잊지 않고 따스함을 새기면서 기억하고 전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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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여름 우리나라 좋은동시
황수대 외 지음, 류연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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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야~놀자~


2024 여름 제3회 우리 나라 좋은 동시/유은경외 36명/열림원 어린이 2024

2024년 여름 열림원 어린이에서 [2024 여름 제3회 우리 나라 좋은 동시]가 출간했다. [2024 여름 제3회 우리 나라 좋은 동시]는 2022년 겨울호부터 2023년 가을호까지 <동시마중>, <동시먹는 달팽이>, <동시발전소>, <시와 동시>, <시와 소금>, <아동문학사조>, <아동문학평론>, <어린이와 문학>, <열린아동문학>, <창비어린이>, <동시빵가게>에 실린 작품 중 문학성, 교육성, 참신성, 흥미성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격월간 동시집, 계간지, 웹진까지 다양한 잡지에 실린 37명의 원로작가부터 젊은 작가까지의 작품을 모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가 어릴 때 잠자리에서 읽어주었던 동시를 아이가 함께 외우면서 동시 읽는 재미를 느꼈다. [2024 여름 제3회 우리 나라 좋은 동시]는 상상, 재미, 생명, 가족, 마음이라는 다섯 가지로 나누어 동시를 모아 두었고,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어디를 펴서 읽어도 좋았다.


이번 동시집에서 내가 느낀 특징은 말놀이, 소재, 직관적, 생활밀착형이다. 만두, 멸치, 감자, 급식, 라면 같은 소재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소재이고, 잔소리, 모기, 화, 습관처럼 생활밀착형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읽는 내내 아이들이라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구나 요즘 아이들은 자기 상황이 반영된 이런 시를 좋아하겠구나 하면서 나도 웃으며 보았다. 시가 재미없다, 어렵다고 느꼈던 아이에게 읽어주면 "이렇게도 시를 쓸 수 있어?" 하며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구나 싶다.


전체적인 시집의 느낌은 재미와 의미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낸다고 생각했다. 계속 동시를 접해왔던 입장에서 요즘 동시에서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있어 아쉬웠다. 아이들의 틀에 짜인 생활로 자연을 접하는 시간이 부족하고 그로 인해 관심을 갖지 못해 자연에서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멈춘 듯 있는 자연이 어쩌면 아이들 마음에 쉼을 줄 수 있는 공간이니 좀 더 가깝게 자연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시도 발표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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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야, 서둘러!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정윤 옮김 / 키즈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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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야 이번엔 어디야?

사자야 서둘러!/브리타 테켄트럽 글, 그림/정윤 옮김/키즈엠2024


[사자야 서둘러!]는 [미용실에 간 사자]를,[파티에 간 사자]를 탄생시킨 브리타 테켄트럽의 작품이다. 시리즈 작품이라서 그런지 같은 사자와 원숭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니 전작을 보았던 나는 반가웠다. 표지의 '사자'라는 글씨에 사자의 꼬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에 색색 리본까지 달아 무서운 사자의 이미지가 아닌 뭔가 정감이 가고 귀여운 느낌이 든다. [사자야 서둘러!]하면서 외치는 건 누굴까? 어디를 가려고 이렇게 서둘러 가려는 걸까? 이번엔 어떤 주제의 그림이 펼쳐질까 기대하면서 읽었다.


작가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런던 세인트 마틴 대학과 왕실 예술 학교에서 일러스트를 전공했다. 1992년부터 작품 활동을 한 작가는 볼로냐 라가치 상을 받기도 했다.


브리타 테켄트럽의 사자는 무섭고 용감한 사자보다는 그림 속 표정이 말해주듯 뭔가 서투르고 당황한 표정의 사자다. 8시까지 5분도 안 남은 시계를 들고 와 "서둘러!"라고 말하는 원숭이가 제안하는 킥보드, 스케이트보드,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을 타지만 표정은 늘 한결같다. 뭐 때문일까 아이와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원숭이는 자기가 더 잘 타는 걸 뽐내고 즐기는 듯하게 느껴진다.


[사자야 서둘러!]는 등장인물은 사자와 원숭이 둘이고, 다양한 탈것이 페이지마다 나오니 아이가 집중력 있게 보았다. 아이가 알고 있는 탈것은 더 반가워하기도 하고 모르는 것은 익혀가는 단어 공부도 가능한 책이다. 또한 자전거는 세발자전거, 외발자전거, 2인용 자전거로 3가지가 등장하니 셋의 같은 점, 다른 점도 아이가 먼저 찾아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이와 아빠와 같은 원숭이와 사자. 늘 완벽할 것 같은 사자가 원숭이의 제안을 다 받아들여주면서도 표정은 당혹스러워하는 귀여운 면이 있다.


사자와 원숭이는 어디로 가는 걸까? 궁금해하면서 다양한 탈것을 경험하고 싶다면 [사자야 서둘러!]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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