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이름 세계숲 그림책 14
셸리 무어 토머스 지음, 멜리사 카스트리욘 그림, 이상희 옮김 / 소원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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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의 시작

시작의 이름/셸리 무어 토머스 글/멜리사 카스트리욘 그림/이상희 옮김/소원나무 2022




보라색과 노란색을 주색으로 하고 빨강, 파랑, 풀빛 계열의 색으로 그린 표지와 시작의 이름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닿아 만난 책이다.


씨앗은 끝은 꽃의 시작이야.

달걀의 끝은 병아리의 시작

애벌레의 끝은 나비의 시작이지.


우리가 흔히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는 씨앗, 달걀, 애벌레의 끝과 시작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이는 아빠와 함께 일상에서 끝과 시작을 찾는다. 해돋이가 끝나면 팬케이크가 시작되고, 산책이 끝나는 곳에서 놀이터가 시작된다. 아이다운 답을 찾아가다 보면 이 답이 과연 아이에게만 해당하는 답일까 다시 스스로 묻게 된다.


셜리 무어 토머스의 [시작의 이름]은 철학책이다. 끝은 무엇인가? 끝에서 시작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의 끝에 있는가? 나는 무엇의 시작하려 하나? 계속 질문해 보게 된다. 철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다. 나 혼자 답을 찾으려 할 필요 없다. 함께 있는 사람과 답을 찾아가면 된다. 질문하고 답하고. 그림책을 덮으면 내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원나무는 읏궁체, THE 미슐랭, Rix 도쿄감성체를 쓰고 있어 책의 느낌과 잘 어울리기도 한다. 거기에 멜리사 카스트리욘의 몽환적인 그림 속을 여행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진다. 질문에 대한 답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근원적인 나를 만나는 느낌도 든다. 현실에서 끝이라는 두려움과 무서움을 느낀다면 감상하듯 책을 펼쳐보면 어떨까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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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사막 책가방 속 그림책
고은지 지음 / 계수나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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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이 사는 방법

거인의 사막/고은지/ 계수나무


조용한 사막에 커다란 거인이 살았어.


고은지 작가의 [거인의 사막]은 마을 주변에 사는 거인이 늘 마을을 서성이면서 동물들의 일을 대신해 주었지만 동물들에게는 더 해가 될 뿐이었다. 어느 날 사막 여우를 쫓아오는 거인을 피해 도망치던 사막 여우는 자기 꼬리에 있는 전갈을 발견하곤 자신이 오해했다는 걸 깨닫는다. 사막 여우를 쫓던 거인은 골칫거리를 해결하는 요정에 의해 건물에 갇혀 누군가 거인을 찾으러 와야만 풀려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거인의 사막]

제목은 거인의 사막인데 시작은 "조용한 사막에 커다란 거인이 살았어"로 시작한다. 사막의 거인이 아니라 거인의 사막이다. 거인의 사막은 외롭고 혼자 있는 건조한 삶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다른 동물들보다 덩치가 큰 거인은 같이 어울리지도 못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도와준다. 하지만 동물들은 도움이라 여기지 않으니 문제다.


[거인의 사막]을 보면서 아이들 세계에 있는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아이가 무언가 하면 아이에게 물어보기보다는 먼저 알아서 아이의 생각을 읽어 도움을 주려고 손 뻗는 어른. 나도 한때는 그랬다. 아이의 욕구는 내가 충족해 줄 수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 충족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먼저 물어보려고 노력한다. 거인도 자신은 스스로 잘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힘이 있을수록 도움을 요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진정한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알아차리는 지혜가 필요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응. 그리고 다음부터는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물어봐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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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로 간 익령군 인천 해양 설화 이야기 그림책
권문희 지음 / 한림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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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의 유래

영흥도로 간 익령군/권문희 /인천광역시 기획. 감수/한림출판사


 영흥도에 조개구이를 먹으러 갔던 적이 있다. 그냥 영흥도라는 이름으로만 생각했던 곳에 전해지는 설화가 무엇일까 궁금해서 본 책이다.


 영흥도는 고려말 왕손 익령군 왕기가 나라가 망할 것을 미리 예측하고 가족들을 데리고 개경을 탈출해 바닷길에 나섰다가 폭풍을 만나 구사일생으로 살아 영흥도에 도착했다. 바다에 빠져 죽을 뻔했던 익령군이 하늘의 뜻으로 다시 늘의 뜻으로 다시 살았다(興) 해서 섬 이름을 영흥도라고 했다 전하며 후손들도 영흥도를 고향으로 삼으며 오래 살았다는 이야기를 권문희 작가가 풀어냈다.


 영흥도 

 가끔 가면서도 무엇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떤 지역명이나 나무, 풀꽃에도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이야기를 만나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 지금이 영흥도를 만날 시점이었나 보다. 한자를 한자 한자 풀어보면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는구나 싶은 순간이다. 다음에 가면 영흥도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면 저 멀리 있던 이야기에서 나와 관련된 이야기로 더 다가올 수 있겠을 것 같다.


 역사를  바탕으로 한 설화 이야기를 실었다면 역사적 사실이 남아있을 텐데 부록으로 실어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듯 이야기를 하면서도 근거가 없으니 이야기의 신빙성이 떨어지게 느껴진다. 인천광역시에서 기획·감수한 책이라면 영흥도를 좀 더 알려 많은 사람들이 왔으면 하는 기대로 발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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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토끼와 사과나무
이시이 무쓰미 지음, 사카이 고마코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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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다운 꼬마 토끼

꼬마 토끼와 사과나무/이시이 무쓰미 글/사카이 고마토 그림/김숙 옮김/북뱅크 2023


봄에 태어난 꼬마 토끼가 잼을 바른 빵을 처음 먹고 너무 맛있어 뭐냐고 물어본다. 엄마는 사과로 만든 잼이라고 하자 꼬마 토끼는 "사과?" 하고 의문을 갖는다. 어른은 쉽게 먹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꼬마 토끼는 세상과 만남으로 인식한다. 꼬마 토끼는 사과를 찾아 세상으로 나간다는 이야기를 이시이 무쓰미가 쓰고 사카이 고마토가 그림으로 그렸다.


[꼬마 토끼와 사과나무]는 크게 두 가지 면으로 볼 수 있겠다.

첫째는 세상을 막 알아가는 꼬마 토끼의 천진하고 귀엽고 예쁜 모습으로 책을 만나기다. 엄마와 함께 하는 모습, 모험을 떠나기 전에 이불 속에서 뒤척이면서 잠을 못 드는 모습, 나름 스스로 모험을 준비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꼬마의 귀여운 모습이다.


둘째는 자신보다 어른을 먼저 배려하는 듯한 꼬마 토끼다. 주인공 꼬마 토끼는 기질적으로 수줍고 조심성이 많은 설정 같다. 말도 너무 예쁘고 조심스럽게 한다. 엄마에게 나갔다 오겠다고 하자 엄마는 어디를 가느냐고 묻는다. 꼬마 토끼는 정말과 거짓말 중 어느 것을 듣고 싶냐고 다시 물으며 엄마가 원하는 정말의 대답을 한다. 스스로 경험한 세상에 대한 모험을 계획할 정도의 꼬마 토끼라면 뭔가 환상에 대한 부분도 있을 텐데 엄마가 원하는 정말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자기 탐험에서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아 좀 아쉽다. 꼬마 토끼는 다시 나가면서 거짓말 대답은 듣고 싶지 않냐며 엄마에게 묻고 우리 집 앞길 저 멀리 어디까지라도 가는 거라 하자 엄마는 아이의 상상을 지지하려고 하지만 "그만. 뚝. 나는 잠깐 저기까지 다녀올 거니까요."라 한다. 너무 일찍 현실을 바라보는 아이, 철이 일찍 든 어른 아이의 모습 같다. 어린이라면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모험, 도전정신이 기질적 특징의 설정 때문인지 표현을 억누르는 모습은 아이같이 않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책을 귀엽고 예쁜 꼬마 토끼의 모습으로 읽어도 좋다. 혼자 스스로 독백하는 부분은 마음을 표현하는 내적 언어로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꼬마 토끼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꼬마 토끼가 들어주길 원하는 건 어떤 말일까? 어른인 나에게 묻는다.


"정말과 거짓말. 엄마는 어떤 게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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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 부마민주항쟁 천천히 읽는 책 59
차성환 지음 / 현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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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자! 민주주의!

1979부마민주항쟁/차성환/현북스2023


5·18민주 항쟁은 많이 들어봤지만 부마민주 항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만큼 내가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현북스에서 나온 [1979부마민주 항쟁]을 만나 어렴풋하던 부마민주 항쟁이 좀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차성환 작가는 아이들에게 부마민주 항쟁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부마민주 항쟁으로 바뀐 역사,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에 대해 이야기하듯 들려준다. 부산 학생들 중심으로 1979년 10월 16일 시작되었고, 소식을 들은 마산에서 10월 18일일어난 항쟁을 함께 부마민주 항쟁이라 알려준다. 박정희의 유신 체제(1972년 10월 17일 헌법을 짓밟아 국회를 해산시키고, 군대를 동원하여 계엄령을 선포한 후 만들어낸 독재정치 체제)에 대항하여 부산과 마산지역 학생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항쟁이다. 10월 26일 중앙 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쏜 사건은 절대 권력 위에 세워졌던 유신 체제가 무너지는 부마민주 항쟁의 마지막으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죽은 후 전두환과 하나회 군인들은 12·12 쿠데타, 5·17 군사 쿠데타로 군대의 실권을 쥐고 국가권력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했다. 1980년 5월 18일의 광주 민주화운동으로도 전두환의 군사독재를 막지는 못했지만 6월 항쟁과 계속된 노력으로 결국 군사독재를 몰아냈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역사는 50년이 채 못된다. 당연하게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 외치며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의 이념을 이루기까지 민주 항쟁으로 얼마나 많은 피와 함성이 있었는지 기억해야겠다. 주인이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잘잘못을 판단한 지혜를 키워야겠다. 현북스의 천천히 읽는 책[1979 부마민주 항쟁]을 읽으면서 우리 현대사를 짚어보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 노릇을 하려면 그냥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을 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대통령이든 누구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국민을 무시하고 억압하면 분노하고 싸울 용기와 지혜가 있어야 하는 거야.(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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