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심부름 국시꼬랭이 동네 17
이춘희 글, 김정선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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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막걸리 심부름/이춘희 글. 김정선 그림/임재해 감수/사파리2020


아이들이 어릴 때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를 읽으며 내가 경험한 이야기도 해주고, 국시꼬랭이도 구워먹고, 보자기로 책보도 만들어 즐겼다. 국시꼬랭이동네의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시리즈 중 하나인 [막걸리 심부름]이 개정판으로 나왔다. 개정판은 QR 코드로 플래시와 E-book 영상도 볼 수 있고 사파리 펜으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아이들이 입체적이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막걸리 심부름]이다.


[막걸리 심부름]은 보리타작을 하고, 화단에 핀 맨드라미, 채송화, 과꽃이 피는 여름이 시작되는 즈음 막걸리를 받아오라는 아버지의 심부름을 창근이와 문희가 다녀오는 이야기다. 술도가에서 막걸러낸 막걸리를 주전자에 받아 오다가 우연히 손에 묻은 시원 달콤한 막걸리를 먹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어릴 때 정원대보름에 막걸리를 귀밝이술로 처음 먹었다. 시원하고 달짝지근하니 맛있었다. 술 같지 않았다. 창근이와 문희가 더운 날 주전자에 들고 오던 시원한 막걸리를 한 모금 먹고, 또 먹고 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농촌의 여름이 펼쳐지는 풍경 속 나무 그늘에 앉아 막걸리를 먹는 둘의 모습은 지금은 볼 수 없는 모습이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와 이야기 끈이 될 수도 있겠다. 여름 한낮의 농촌 풍경 속에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펼쳐진 풍경 속에서 한숨 돌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술심부름을 아이가 간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자투리의 우리 문화가 모여 덩어리를 이루어 우리 문화가 됨을, 잊히는 것을 그냥 잊지 않고 따스함을 새기면서 기억하고 전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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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여름 우리나라 좋은동시
유은경 외 36명 지음, 류연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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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야~놀자~


2024 여름 제3회 우리 나라 좋은 동시/유은경외 36명/열림원 어린이 2024

2024년 여름 열림원 어린이에서 [2024 여름 제3회 우리 나라 좋은 동시]가 출간했다. [2024 여름 제3회 우리 나라 좋은 동시]는 2022년 겨울호부터 2023년 가을호까지 <동시마중>, <동시먹는 달팽이>, <동시발전소>, <시와 동시>, <시와 소금>, <아동문학사조>, <아동문학평론>, <어린이와 문학>, <열린아동문학>, <창비어린이>, <동시빵가게>에 실린 작품 중 문학성, 교육성, 참신성, 흥미성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격월간 동시집, 계간지, 웹진까지 다양한 잡지에 실린 37명의 원로작가부터 젊은 작가까지의 작품을 모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가 어릴 때 잠자리에서 읽어주었던 동시를 아이가 함께 외우면서 동시 읽는 재미를 느꼈다. [2024 여름 제3회 우리 나라 좋은 동시]는 상상, 재미, 생명, 가족, 마음이라는 다섯 가지로 나누어 동시를 모아 두었고,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어디를 펴서 읽어도 좋았다.


이번 동시집에서 내가 느낀 특징은 말놀이, 소재, 직관적, 생활밀착형이다. 만두, 멸치, 감자, 급식, 라면 같은 소재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소재이고, 잔소리, 모기, 화, 습관처럼 생활밀착형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읽는 내내 아이들이라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구나 요즘 아이들은 자기 상황이 반영된 이런 시를 좋아하겠구나 하면서 나도 웃으며 보았다. 시가 재미없다, 어렵다고 느꼈던 아이에게 읽어주면 "이렇게도 시를 쓸 수 있어?" 하며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구나 싶다.


전체적인 시집의 느낌은 재미와 의미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낸다고 생각했다. 계속 동시를 접해왔던 입장에서 요즘 동시에서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있어 아쉬웠다. 아이들의 틀에 짜인 생활로 자연을 접하는 시간이 부족하고 그로 인해 관심을 갖지 못해 자연에서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멈춘 듯 있는 자연이 어쩌면 아이들 마음에 쉼을 줄 수 있는 공간이니 좀 더 가깝게 자연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시도 발표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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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야, 서둘러!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정윤 옮김 / 키즈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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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야 이번엔 어디야?

사자야 서둘러!/브리타 테켄트럽 글, 그림/정윤 옮김/키즈엠2024


[사자야 서둘러!]는 [미용실에 간 사자]를,[파티에 간 사자]를 탄생시킨 브리타 테켄트럽의 작품이다. 시리즈 작품이라서 그런지 같은 사자와 원숭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니 전작을 보았던 나는 반가웠다. 표지의 '사자'라는 글씨에 사자의 꼬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에 색색 리본까지 달아 무서운 사자의 이미지가 아닌 뭔가 정감이 가고 귀여운 느낌이 든다. [사자야 서둘러!]하면서 외치는 건 누굴까? 어디를 가려고 이렇게 서둘러 가려는 걸까? 이번엔 어떤 주제의 그림이 펼쳐질까 기대하면서 읽었다.


작가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런던 세인트 마틴 대학과 왕실 예술 학교에서 일러스트를 전공했다. 1992년부터 작품 활동을 한 작가는 볼로냐 라가치 상을 받기도 했다.


브리타 테켄트럽의 사자는 무섭고 용감한 사자보다는 그림 속 표정이 말해주듯 뭔가 서투르고 당황한 표정의 사자다. 8시까지 5분도 안 남은 시계를 들고 와 "서둘러!"라고 말하는 원숭이가 제안하는 킥보드, 스케이트보드,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을 타지만 표정은 늘 한결같다. 뭐 때문일까 아이와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원숭이는 자기가 더 잘 타는 걸 뽐내고 즐기는 듯하게 느껴진다.


[사자야 서둘러!]는 등장인물은 사자와 원숭이 둘이고, 다양한 탈것이 페이지마다 나오니 아이가 집중력 있게 보았다. 아이가 알고 있는 탈것은 더 반가워하기도 하고 모르는 것은 익혀가는 단어 공부도 가능한 책이다. 또한 자전거는 세발자전거, 외발자전거, 2인용 자전거로 3가지가 등장하니 셋의 같은 점, 다른 점도 아이가 먼저 찾아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이와 아빠와 같은 원숭이와 사자. 늘 완벽할 것 같은 사자가 원숭이의 제안을 다 받아들여주면서도 표정은 당혹스러워하는 귀여운 면이 있다.


사자와 원숭이는 어디로 가는 걸까? 궁금해하면서 다양한 탈것을 경험하고 싶다면 [사자야 서둘러!]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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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면 생각곰곰 15
마르크 마주브스키 지음, 서남희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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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잇다, 건너다

다리를 건너면/마르크 마주브스키 지음/서남희 옮김/책읽는 곰2024


"다리"를 건너며 다리 위에 있으면 몸이 붕 뜨는 듯 내가 있는 곳을 조금 떨어져 보게 된다. 그 자리에 서서 하늘과 다리가 놓여 있는 물을, 다리가 이어주는 이쪽과 저쪽을 바라본다. 나를 세상에서 조금 떨어뜨려 나를 보게 하는 장소, 다리는 내게 그런 곳이다.


책읽는 곰에서 마르크 마주브스키의 [다리를 건너면]이 나왔다. 마르크 마주브스키틑 프랑스 작가이면서 현재는 독일 베를린에 살며 자연 풍경 그리기를 사랑한다고 스스로 표현한다. 자연풍경 그리기를 좋아하는 작가라면 얼마나 많은 풍경을 마음에 그림에 담았을까, 그 담은 그림 중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은 다리만 모아 놓은 작품이 [다리를 건너면]이다.


[다리를 건너면]은 전 세계의 여러 다리를 다양한 관점에서 옮겨 담았다. 높은 프랑스의 미요 다리, 낮은 미국의 보우 다리, 긴 중국의 강주아오 대교, 짧은 엘 마르코 다리처럼 서로 반대되는 다리를 먼저 소개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타워 브리지, 푸엔테 데라 무헤르 다리도 나오고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다리도 소개한다. 마지막에 이 책에 나온 22개의 다리에 대해 담아주어 알고 싶은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도 한다.


[다리를 건너면]은 다리를 소개하는 예술책이다. 다리를 중심으로 세계 여행을 해볼 수 있다. 다리를 보면서 가고 싶은 여행지를 잡고 검색을 하면서 다리가 있는 지역에 대해 알아가고 직접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한다. [다리를 건너면]은 다리가 놓인 곳의 시원한 풍경을 바라보면서 내가 다리 위에서 느낀 감정을 세상의 여러 다리 위에서 느끼게 하는 쉼이 있다. 이쪽에서 저쪽에서 건너간다는 건 호기심과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다리 위에서 호흡을 고르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을 준다.


세상의 모든 다리는 이어 줘요

바로 우리를요!


마르크 마주브스키의 [다리를 건너면]의 작가 마르크 마주브스키는 사람을 소개하듯 다리를 소개한다. 하나하나 정성 들여 그림으로 글로 소개하는 다리는 공간의 이어짐뿐 아니라 마음의 이어짐이 느껴진다. 살아있는 나무로 만든 엄샹 고무나무다리처럼 처음엔 여리게 시작하지만 나무의 성장과 함께 해가 가면서 더 튼튼해지는 다리처럼 관계도 삶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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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붕붕어 인생그림책 35
권윤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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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푸른 강의 행복한 붕어

행복한 붕붕어/권윤덕/길벗어린이2024


한중일 평화 그림책을 내는데 우리나라 작가로 참여했던 권윤덕 작가가 이번엔 자연환경에 대한 그림책을 출판했다. [행복한 붕붕 터]. 작가와 만남에서 마음에 걸리는 시대의 문제를 꼭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던 권윤덕 작가는 평화를 넘어 자연,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책을 소개하는 글을 책보다 먼저 만났을 때 붕어빵에 대한 이야기라 겨울에 나오는 게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막상 [행복한 붕붕어]책을 받고 보니 강에 대한, 물에 대한, 환경에 대한 이야기라면 지금이 맞겠구나 싶었다.


"붕붕어는 눈 오는 날을 기다렸어요. 그날이 오면 먼 길을 떠날 작정이에요"

[행복한 붕붕어]는 검붉은 물에서 아픈 강물을 어루만지던 노점 주인이 강물에서 노래를 부르던 붕붕어를 살포시 안아주며 "아! 붕, 붕어" 하며 붕붕어와 처음 만난다. 붕붕어는 노점 주인에게 옛날부터 전해오는 노래를 들려준다. 붕붕어는 붕어빵 주인과의 만남을 계기로 오랜 꿈을 이룰 결심을 하고 붕어빵 노점 주인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행복한 붕붕어]를 처음 읽던 순간 마음이 찌르르하며 눈물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 다리가 있는 붕붕어의 모습이 내가 어릴 적 책에서 보았던 환경오염으로 몸이 뒤틀린 물고기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검붉은 강물에서 헤엄치던 붕붕어의 모습이 환경오염으로 지금의 모습마저 살아진 더 이상 볼 수 없는 강의 모습인 것 같았다. 붕어의 모습은 붕어빵 틀에만 있고 돌연변이로 변해버린 붕어들이 사는 강. 생각만 해도 앞으로를 살아갈 세대에게 미안해지는 일이다. 권윤덕 작가가 하고 싶은 말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환경을 보호해서 맑은 물과 다양한 생명이 함께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겠구나 싶다.


자기 몸을 기꺼이 내주고 푸른 하늘 푸른 강물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의 노래를 전한 붕붕어. 이 마음이 지구상에서 사는 모두의 마음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푸른 하늘 투명한 햇살

물풀 사이 휘감아 돌면

잔물결 속살속살

새 생명 깨어나네.

푸른 강 물고기 되어

인간 세상 나아가면

그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맞이하네 맞이하네.

내 몸 기꺼이 내어주고

다시 푸른 강물 되어

돌아오네 돌아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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