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랜만에 가족과 다 함께 떠나는 여름휴가를 KTX를 타고 거제도로 가기로 정한 후, 갑자기 국내 기차여행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더 좋은 여행지가 없나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접한 후 우리나라에도 내가 몰랐던 꽤 많은 기차여행 상품들이 존재하고 있고 철도 마니아층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간이역들의 존재까지... 기차여행과 간이역을 좋아하는 저자가 소개하는 이 책은 우선 보기 쉽게 지역별로 나뉘어 있고, 출사, 고독, 관광, 가족이란 항목에 별점을 매겨서 테마별로 여행지를 쉽게 고를 수 있게 분류해 놓았다. 간이역 주변 먹을거리까지 소개해 놓아 볼거리에만 그치지 않고 이 책 한권으로 여행계획을 세울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는 점이 좋았다. 고속열차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풍경이 아닌 비록 느리고 초라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2칸짜리 작은 기차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느낄 수 있는 여행을 해보고 싶어졌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간이역만의 적막함, 소박함과 추억을 잘 느낄 수 있는 간이역 여행만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어졌다. 마지막 분에는 '간이역 여행자를 위한 특별한 안내' 라는 부분이 있는데 난 마니아도 아닌데 이 부분이 더 좋았다. 몇 개의 테마별로 나뉘어져 있어서 각 지역 속에서 내게 맞는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것보다 테마에 맞춰 골라볼 수 있다는 점이 더 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화려한 뉴욕 속에서 별 특색없이 책들만 가득한 서점을 왜 돌아다녔을까...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우리나라의 온갖 책들만 가득한 서점이 떠올랐기에 뉴욕의 서점도 똑같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나의 편견이였다는 생각에 괜시리 저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자신은 북원더러라고 칭하는 저자가 뉴욕의 서점 순례기에 픽션을 부여하여 지루하지 않은 에세이의 느낌을 자아냈다. 정말 독특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이 책. 꽤 흥미로웠다. 미래에서 온 제니스를 등장시켜 미래의 종이책들이 사라지지 않게 하려는 그녀가 저자인 서진이 집필하려는 <도서관을 태우다> 를 방해한다는 픽션을 넣어서 지루할 수도 있는 여행기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전자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즈음, 어쩌면 미래에 종이책들이 사라질 날이 실제로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하기도했다. 뉴욕에는 테마를 갖고 있는 서점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서점들. 개성 넘치는 뉴욕의 서점들이 가득하다. 희귀본을 취급하는 중고서점, 요리, 미스터리, 게이&레즈비언 전문 서점 등 여러 테마의 서점들이 있다. 서점 직원들에게 세상에 모든 책들이 불탄다면 구하고 싶은 세가지 책이 뭐냐고 물어보는 '3Books Only' 코너는 참 흥미로웠다. 나는 과연 어떤 책들을 구하고 싶은가... 이제부터라도 곰곰이 생각해봐야겠다.
자기가 하고자 원하는 길을 일찌감치 발견해서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고 결국엔 파티쉐가 된 그녀. 도쿄에서 1년간 일하면서 알게 된 곳곳의 케익 맛집들을 소개하는 이 책. 너무나 달콤하다. 직접 전화를 해 약속을 잡고 인터뷰와 사진촬영까지 혼자 해낸 그녀의 케익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국내에 있는 가까운 곳이었다면 읽자마자 바로 뛰어가 맛보고 싶을만큼 유혹적인 여러 케익들과 디저트가 소개되어 있다. 보고있으면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가게 만드는 너무나 맛있어 보이는 케익의 사진들이 가득하고 교통편과 가격대, 휴무일, 가게의 인기메뉴까지 꼭 필요한 정보들이 모아져 있어 이 책을 갖고 도쿄로 가 맛집 탐방에 나가고싶어진다. 중간중간 케익종류도 나와있고, 실제 만들어 볼 수 있는 케익 교실까지 여러 알짜배기 정보들도 들어있어 너무 좋았다.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여성이 아니라면 생일 때만 찾게 되는 케이크. 일본에서는 친구의 집에 놀러갈 때 사들고 가기도 하고 손님대접용으로 작고 이쁜 케이크들을 내놔 접할 기회가 많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조각케익보단 큰 케익들이 더 많기에 도심의 인기있는 가게가 아니면 카페에서나 맛볼 수 있어 지방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접하기 어려운 아이템이다. 그래서 책으로나마 이렇게 이쁜 케익들을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내년쯤 도쿄여행을 계획중인데 그 때 이 책과 함께 도쿄 스위트 탐방을 해봐야겠다.
머독 미스터리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 이 이야기는 현지에서 TV시리즈로 방영될만큼 많은 인기를 받고 있는 작품이며, 현재 이 시리즈는 7권까지 출판된 상태이다. 국내에서는 이제서야 소개되는 작품이지만(원작은 2004년에 출판되었다) 지상파 TV에서도 한 번 방영된 적이 있는만큼 앞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1895년 캐나다 토론토가 배경인 이 작품은, 역사 추리 소설로 시대적인 배경이 19세기이기 때문에 묘사되어지는 부분들이 낯설기도 하지만 또한 흥미롭게 느껴지기도한다. 19세기라는 배경이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과학적인 추리물보다 추리하는 자의 뛰어난 직감과 두뇌를 도드라져 보이게하기 때문에 더욱 끌리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있다. 어린 소녀가 나체의 시신으로 발견되고 주변인물을 탐색해 나가는 것으로 머독의 추리가 시작된다. 돈이 되는 것이라면 시체의 속옷까지도 훔쳐가는 가난에 찌든 사람들과 부유한 사람들이 등장하며 계층간의 차이를 극명하게 잘 보여준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의심가는 인물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그 인물들에게 숨겨진 비밀들이 수사 과정에서 하나씩 드러나게된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의 머독의 수사력은 놀라울 정도이며, 머독이 범인의 정체를 파악하고 진압하는 장면은 흥미롭기까지하다. 그리고 평범하지 않은 머독의 안타깝고 슬픈 과거가 숨겨져 있어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 머독의 과거가 한번쯤은 자세히 그려졌으면하고 바래본다. 앞으로 계속 출간되어질 머독 시리즈의 행보가 기대된다.
서른 살 그녀의 느릿느릿 걷기여행. 남극, K2, 히말라야, 네팔, 카미노, 칠레의 걷기 여행을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풀어놓았는데 보고만 있어도 시원한 설산의 사진들은 더위를 잊을 정도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주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사진들이 많아서 때론 저자가 이야기해주는것보다 사진을 보고만 있어도 즐거운 기분이 들곤했다. 사표를 던지고 서른의 시작점에 생애 가장 혹독한 휴가를 남극에서 보내고 세상의 끝 남극에서 한국인중에서 일반인 최초로 남극점을 밟게된다. 한 평생 살면서 해외의 여러나라들보다 남극에 갈 확률따윈 제로에 가까운데 호기심 하나만으로 남극여행을 마친 서른 살의 그녀가 대단하다. 아버지를 잃고 치유의 시간을 갖고자 떠난 히말라야의 이야기는 슬픔이 묻어나오는 듯 했고, 비야리카에서 미끄럼바지를 입고 내려오는 이야기는 너무 즐거워보여 나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게 만들었다. 노란화살표를 따라 걷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여행은 나이가 들어 남편이 있다면 남편과 함께 느긋하게 둘러보고싶은 곳이었으며, 칠레 토레스 삼봉 트레킹은 왠지 모르게 끌리는 곳이었다. 여행지가 바뀔때마다 들어있는 스스로하는 인터뷰는 저자를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어 좋았다. 여자 혼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저자의 걷기여행기. 여자라면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자 계획 중에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그 어디를 걷고 있어도 화살표는 길로 통하니까. 시간 사이로 흐르는 내 삶의 길에서도 노란 화살표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p.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