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시대 1,2

소년시대 1 - 봄.여름
로버트 매캐먼 지음, 김지현 옮김 / 검은숲 / 2011년 5월

우리는 모두 영,유아기를 거치고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된다.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당연한 시간의 흐름을 밟고 지금은 어른의 시기에 서 있다. 
순진무구했던 청소년시절에는 하루 빨리 어른이 되기를 소망하지만 어른이 된 후에는 철없던 그리고 아무런 걱정없이 뛰어놀 수 있었던 아이들의 시절이 부럽기만하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이 책은 그러한 마음을 갖고있는 이들에게 그 아련한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책이다.

1960년대 미국의 작은 마을 제퍼를 배경으로하여 열두 살의 남자아이 코리의 일년간의 성장기록을 900여 페이지에 담고 있다.
제퍼는 현실과는 달리 마법이 존재하는 곳이고 그 곳에서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호수 속으로 잠겨가는 차 안에서 발견된 시체는 너무나도 충격적인 모습이어서 그 시체를 처음 목격한 코리의 아빠는 악몽에 시달리게 되고 점점 수척해지게 된다. 
이들 부자 외에 사건을 목격한 이가 없고 시체의 신원 또한 찾을 길이 없어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살인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기에 미스터리 요소가 전반적으로 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코리의 일상 이야기가 이 책의 중심된 내용으로 진행되며 살인 사건에 관한 이야기는 2권의 중,후반부쯤에 다시 등장하게 된다.
부활절에 일어난 말벌 소동,  괴물 올드 모세와의 한판 대결, 여름 방학동안 겪은 여러 일들이 등장하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코리의 생각이 잘 표현되어 있어 방학을 기다리는 소년의 마음,  새로운 모험에 대한 열망 등이 글 속에 나타날 때엔 소년과 같은 그 시절로 돌아가고싶게끔 만들었다. 
2권에서는 1권 초반의 미스터리를 풀려고하는 시도들이 보인다. 시체를 보았던 그 현장에서 발견한 초록색 깃털의 소재를 파악해내 범인의 정체에 다가서게 되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예상했던 결말로 끝이나고 소년은 어른이 되어 소년시절의 제퍼를 다시 찾아와 그 시절을 회상하며 추억하게 된다. 코리의 일 년간의 기록에는 소소한 일상도 담겨있고 충격적인 사건들도 담겨있다. 물론 누구나 겪을만한 추억은 아니지만 독자들을 소년의 시절로 돌아가도록 추억하게 만들어주는 힘을 갖고 있는 책이었다. 지금 소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보다는 소년의 시절로 돌아가고픈 어른들에게 추천해주고싶은 책이다.  

대한민국 도시여행

대한민국 도시여행 - 도시 골목골목, 우리 문화와 이야기를 따라 걷다 ㅣ 참여하는 공정여행 2
이병학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4월

 

 문득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요즘...
해외로 가기엔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들고, 국내로 가기엔 마땅히 아는 곳이 없어 여행책으로 욕구를 달래보고자 이 책을 들었다.
국내엔 여행가고싶은 곳이 별로 없어서 해외로만 다녔었는데 이 책은 내게 우리나라에도 해외 못지않게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국내여행에 대한 설레임까지 안겨주었다.
푸르른 녹지가 우거진 산이나 바다도 아닌 회색빛 도시에 과연 무엇이 있을까... 호기심에 집어든 이 책..
이 책은 우리나라의 여러 도시들 중에서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잘 느낄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각 도시의 옛 도심을 돌아보는 조금은 특별한 여행이다. 

 

<대한민국 도시여행>은 서울부터 제주에 이르기까지 삼십여 곳을 담고 있다. 반나절 정도의 적당한 시간과 세세한 지도까지 담고있어 짧은 주말을 이용해 다녀오기에도 좋을 듯 하다. 각 도시마다 숨겨져있어 그동안 우리가 깨닫지 못했던 문화를 하나씩 집어내어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돌아다니며 찾아낸 맛집과 알아두면 좋을 만한 정보, 그리고 헷갈릴 수도 있는 역의 적절한 출구까지 표시해놓은 점에서 직접 찾아갈 독자들을 배려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역사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도시 곳곳에 이렇게 가볼 만한 곳이 많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주말을 이용해 우선 가까운 인천의 근대문화유산 거리에 가봐야겠다.

나는 한 번이라도 뜨거웠을까?

나는 한번이라도 뜨거웠을까?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9
베벌리 나이두 지음, 고은옥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4월

1950년대 케냐를 배경으로하고 있는 이 소설은 백인 소년 매슈와 흑인 소년 무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하게 두 소년의 우정과 갈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고스란히 가져와서 과거의 핏빛 역사를 이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어느 한쪽의 시선만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매슈와 무고의 눈을 통해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진행되서 이야기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둘 모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매슈의 아버지는 농장을 갖고있는 농장주이고 이곳에서 무고와 무고의 아빠까지 함께 일하며 사장과 직원의 관계이지만 친구처럼 친분을 유지하는 사이이다. 매슈는 백인 친구들과 달리 자신의 집에서 일하는 무고를 차별하지 않고 친구처럼 대해준다. 매슈의 아버지 또한 주위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않고 흑인들을 믿고 그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지만 마우마우의 결성으로 이들의 관계는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매슈가 일으킨 화재사건을 마우마우가 한 것이라고 오해해서 일은 커지게 되고 이들 사이에 갈등이 생겨 결국 매슈와 무고의 사이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멀어지게 된다.
당시의 케냐는 소수의 영국인이 그들의 땅에서 흑인들을 고용하며 인종우월주의를 내세우는 시대였다. 키쿠유족이 백인에게 빼앗긴 땅과 자유를 다시 돌려받기 위해 마우마우라는 반백인 테러집단을 만들었다. 이 집단은 백인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협력하는 흑인들에게까지 보복을 가하는 집단이었다. 자유를 열망하는 이 집단으로 인해 이들의 관계는 깨어지고 무고의 마음엔 불꽃이 피어나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었고 무엇보다도 더이상 이러한 차별과 전쟁이 없는 세계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속삭이는 자 1

속삭이는 자 1 ㅣ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어린 소녀 다섯 명이 실종되고 사건은 아무런 진전없이 미궁에 빠져있는 상태에서  아이들의 왼쪽 팔 여섯 개가 발견되면서 수사진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되고 팔이 다섯 개가 아닌 여섯 개라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여섯 번째 아이의 실종에 수사원들은 놀라게 된다. 범인은 살아있는 상태에서 아이들의 팔을 잘라 잔인하게 아이들을 살해하였다. 범인은 아이들을 납치하여 성노리개로 삼지 않고 그저 팔을 잘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난다. 검사 결과 마지막 아이는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기면서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진행해보지만 단서가 너무 없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수사를 맡은 이들 중 아동납치 전문수사관 밀라와 범죄학자 게블러 박사 이 두 인물도 범인 못지않게 비밀에 싸여져있다. 그 비밀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수사진행을 예측하는 재미와 다른 호기심도 안겨주고 두 인물의 과거에 대해 궁금해져 점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단순한 살인이 아닌 아이들의 부모의 상실감을 노린 범죄일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되고 한 소녀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수사진은 범인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범인이 어찌나 치밀하게 준비했는지 단서를 거의 잡아내기 힘들 정도여서 1권에서는 범인에게 끌려다니는 수사원들의 모습들만 주로 나와 2권에서는 어찌 범인을 찾아낼지 궁금한 마음이 일었다. 1권에서는 사건의 초반이기에 범인의 범죄 특성을 잡아내려는 수사원들의 절박함과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여섯 번째 소녀를 서둘러 찾아내고싶은 바람이 깃들어있다. 수사의 전문지식까지 들어있어 사실성을 더 부여해주고 거의 남아있지 않은 단서들과 범인이 의도적으로 남겨놓은 실마리만으로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지 더욱 궁금해졌다.
2권에서는 수사원들이 범인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지 범인에게는 또 어떠한 과거가 숨겨져 있고 살인을 일으킨 목적이 무엇인지 어서 2권을 읽으며 알아보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가 실제 일어났던 일이라는 걸 알기에 더 소름이 끼치고 이러한 살인을 저지른 범인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건지 궁금해졌다. 연쇄살인범에 대한 논문도 썼던 저자이기에 2권에서는 범인의 내면을 잘 보여줄 것 같이 기대된다.

명탐정의 저주

명탐정의 저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1년 3월

<명탐정의 규칙>을 나는 꽤 재미있게 읽었기에 후속작인 <명탐정의 저주>도 유쾌할 것이란 생각에 읽어보았다.
하지만 전편의 그 밝고 유쾌한 분위기는 어디로 사라진건지.. 이러고도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건지... 아쉽기만 했다. 그저 주인공으로 명탐정 덴카이치와 경감 오가와라가 등장한다는 점만 <명탐정의 규칙>에서 갖고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솔직히 읽는 내내 작가에게 배신감이 들정도로 실망을 해서 이야기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소설가인 주인공이 도서관에서 길을 잃고 갑자기 현실과 동떨어진 전혀 다른 세계로 떨어지게 된다. 이 세계는 역사도 없는 누군가에의해 창조된 듯한 조금 위화감이 느껴지는 이상한 마을이다. 이 곳에서 소설가는 갑자기 명탐정으로 바뀌어버리고, 밀실살인으로 일어난 사건들을 쫓으며 본격추리에 빠지게 된다. 
전작에서는 사건의 트릭들을 하나씩 까발리면서 재미를 준 반면, 이 책에서는 트릭이 아닌 사건의 동기와 내막들을 덴카이치가 추리해나가는 방식이어서 본격추리를 보여준다.
요즘의 추리소설은 비상한 트릭들을 선사하며 놀라움으로 재미를 주지만, 본격추리는 탐정의 놀라운 감과 추리력으로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덴카이치가 풀어내는 사건의 동기들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도 배경인 장소가 무척이나 신선하다. 밀실살인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누군가에 의해 창조된 마을. 이 마을의 비밀이 조금씩 풀려나가면서 덴카이치는 잊고 지냈던 무언가를 깨닫기 시작한다.
이렇게 뒷부분으로 갈수록 초반에 느꼈던 아쉬움은 사라지고 작가가 추리소설을 쓰면서 느꼈던 여러 고뇌들과 하나의 추리소설을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라 불리는 작품인만큼 작가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던 거 같다.
작가가 다시 이 본격추리의 세계를 찾아 소설을 쓰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이루어질 날이 어서 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