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사람들의 눈길조차 받지 못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들풀들이 참으로 많다. 도저히 들풀이 자라날 수 없을 것 같은 콘크리트 사이에도 생명들은 자라나고 그렇게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내보이며 외롭게 살아간다. 이러한 들풀도 꿋꿋하게 살아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왜 주어진 모든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살아갈까? 봄을 맞아 곳곳에서 피어나는 꽃과 푸릇하게 돋아나는 새싹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이처럼 이 책은 꽃을 좋아하는 저자가 일상에서 꽃을 만난 이야기나 꽃을 보며 느낀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 꽃에 관한 전설, 꽃에 관련된 추억 등등을 짤막한 글들로 엮어놓은 책이다. 어렸을 때는 사실 꽃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에 대해 관심이 생기고 그 자연 속에서 화려하게 피는 꽃에 눈길이 가고 생소한 꽃을 보면 이름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하다보니 저절로 <꽃에게 말을 걸다>라는 제목의 책이 끌려 읽어보게 되었다. 하나의 꽃마다 글이 달려있어 그 꽃에대해 음미하면서 어떠한 사연이 들어있는지 또한 어떠한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지 세세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도 사진이 함께 나와 있어서 그 꽃에 대해 사진만으로도 저자가 어느 부분에서 어떠한 생각을 했는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 좋았다. 시인으로 등단했던 저자여서 그런지 글 곳곳에 많은 시들이 인용되어 있다. 그래서 한 편의 시집을 본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저자가 직접 지은 시들도 몇 편 들어있었는데 저자의 시도 괜찮아 시인의 길을 걸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꽃을 좋아하지 않아도 꽃만 보면 저절로 행복한 마음이 드는데 이 저자는 꽃을 너무나 사랑한다. 꽃을 사랑하는 마음, 꽃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 마음 등을 너무나 잘 알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책을 보는 이에게까지 꽃의 아름다움이 전해지는 것 같아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나사의 회전>은 유령을 다룬 소설이라 하기에 공포소설의 분위기를 자아낼 것이라 생각하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유령 출현의 혼란이나 두려움보다는 심리적인 묘사가 뛰어난 작품으로 유령은 그저 이야기에서 하나의 소재에 불과할 뿐이었다. 가정교사의 시점에서 유령이 자신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학생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들어있는 이야기는 솔직히 유령이 실제로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그저 가정교사의 환상인지 모호하게 설정되어 있다. 뒷부분의 해설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내가 느꼈던 바로는 아무래도 가정교사의 환상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좀 이상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유령을 봤다는 이야기도 없고, 무엇보다도 가정교사에게만 유령이 보이는 걸로 봐서 환상이 아닐까란 느낌이 들었다. 초반의 아이들은 그저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으로만 그려지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모든 것이 그들의 꾸며진 가면의 모습이고 진실의 모습은 어두운 아이들일 거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요즘엔 섬뜩한 공포소설들이 많이 나와서인지 사실 유령의 등장에도 그다지 섬뜩한 것도 없었다. 이 책이 출판되었을 당시에는 분명 좀 더 획기적이고 많은 관심을 받았겠지만 100년이 훌쩍 넘은 지금에와서 읽으니 사실 유령의 등장으로 인한 별다른 느낌은 없고 가정교사가 아이들을 유령으로부터 지키기위해서 고심하는 모습이나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내면에서 아이들에게 의심을 품는 등 심리적인 변화가 두드러진 작품이었다. 결말은 독자의 상상에 맡기든 열어놓은 채로 끝나버린다. 모든 것이 가정교사의 환상이었는지 아이들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는지 정확한 결말은 알려주지 않은 채로 모든 것을 독자에게 일임해버린다. 상상할 수 있는 이러한 결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게 이런 결말은 그저 답답하기고 궁금하기만 하다. 아직까지도 쟁점이 계속 되고 있는 작품의 해석은 둘로 나뉘고 있지만 현재의 모든 유령 이야기의 영감이 되는 작품인 만큼 이 작품이 갖고 있는 매력은 상당히 큰 작품인 거 같다.
한 남성이 이혼을 하고 이사 온 곳에서 젊은 여성을 만나 서로 친해지면서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들려주는 얘기는 서울대 야구부의 이야기이다. 그렇게 과거를 회상하며 서울대 야구부에서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자신의 인생이 어떠했는지를 들려준다. 온갖 수재들이 모여있는 서울대.. 그곳의 야구부라 하면 왠지 머리가 좋은 이들이 많으니 스포츠도 잘 할 것 같지만 실상은 연패행진을 계속하고 있기에 학교에서도 내놓은 동호회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서울대 학생은 다른 이들보다는 실패를 덜 경험하고 항상 앞만 보며 살아온 이들이기에 항상 지기만 하는 그들의 모습에 주인공인 지웅은 야구에 모든 것을 건 태성이 이해가 되지 않고 불편하기만 하다. 탄탄대로를 달려오던 지웅은 일이 잘못되어 낙오자의 길을 걸으며 그동안 꿈만 꿔왔던 서울대 야구부에 대한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한다. 연락이 끊긴 과거의 야구부원들을 찾아다니며 시나리오 작업에 가장 중요한 인물인 태성이 형을 찾기 위해 수소문하며 집필 작업을 계속해 나간다. 서울대 야구부는 콜드패를 당하거나 커다란 점수차로 항상 패배하기만 하면서도 그들은 다음엔 꼭 이길 거라고 서로를 격려하며 그렇게 야구를 즐긴다. 이런 야구부원 중에서 가장 특이한 인물은 태성이다. 법대생이면서 야구와 사법고시를 최우선으로 두고 야구를 진심으로 즐기는 인물이다. 이 인물이 지웅이와 함께 포수와 투수로 함께 했지만 태성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야구부를 뒤로 하게 되지만 태성은 야구를 최우선으로 삼고 계속하게 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이렇게 즐길 수 있는 태성의 선택이 부럽고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희정의 사랑을 모른 채 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던 그의 삶의 방식이 좀 이해하기 어렵긴 했지만 결국 모든 것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지웅의 이혼 이야기의 결말은 어영부영 사라진 거 같아 그 부분이 좀 아쉬웠다. 마지막 연장전에서의 장면은 실제로 야구장에 있는 것처럼 실감나고 감동적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열정을 이야기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지금 자신의 현실이 우울하다고 좌절해있다면 이 소설로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고 용기를 얻어 보길 바란다.
미술관이라 하면 돈 많고 시간 많은 부유한 언니들이 시간 떼우기 위해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며 그림을 감상하는 곳 이란 인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인식이 너무나 잘못된 것이었음을 이 책을 펴자마자 알게되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돈이 없어도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편하게, 카페보다 더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 미술관과 갤러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술관에 놀러 다니며 그 공간에서 느낀 점들이나 여러 전시작품들에 관한 그녀의 감상과 에피소드들을 공간별로 풀어냈다. 사실 미술관의 전시작품이 매번 달라지기에 그림이나 전시물에 관해 이야기하기에는 무리인건지 아니면 그저 미술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그 자세한 내용까지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각각의 미술관이라는 장소에서 있었던 경험들을 풀어냈다. 사실 나는 그림과 같은 작품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기대하고 읽었기에 미술관의 장소에 관한 에피소드만 많아서 솔직히 뜻밖이었다. 그렇기에 내게 이 책은 본 이야기보다 껴있는 곁다리 이야기가 솔직히 더 재미있고 알찬 정보들이 들어있어 그 쪽이 더 좋았다. 미술관과 친해지는 방법, 미술관과 갤러리의 차이, 올바른 전시 관람 방법 등등 알고 있으면 좋을 상식들을 알려주기에 알찬 정보여서 좋았다. 여러 미술관과 갤러리 중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일년에 단 두 차례만 만나 볼 수 있는 <간송미술관>이다. 10월 개관할 때 찾아가서 단풍구경도 하면서 여러 전시물들을 구경하고 싶다. 그리고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은 <갤러리 팩토리>에도 가보고 싶다. "솔직하게 말해 볼까?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예술에 관심이 없으면서도 ’어려워서’, ’잘 모르니까’라고 핑계를 댄다. 에이, 그러지 말자. 모르는 것도 맞겠지만 관심이 없어서가 먼저 아닌가." p.34 정말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관심이 없기에 어렵다는 핑계를 대며 미술관이라는 곳에 가기를 꺼려했는데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관심도 생기고 정보도 얻었으니 이제 그 곳에 놀러갈 일만 남았다.
나는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룰도 모르고 선수들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야구 선수 중 유명한 박찬호와 추신수만 알고 있을 정도로 스포츠에 별 관심도 없고 야구에도 별 관심이 없다.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지만 추신수의 성공 스토리가 궁금해서 호기심때문에 읽어보았다. 운동 선수이기에 사실 재미는 기대하지 않았다. 성공 뒤에 숨겨져 있는 많은 노력과 실패담들을 야구 이야기와 함께 풀어놓을 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추신수 선수의 인생 이야기는 에피소드마다 맛깔나게 적혀있어 재미있었고 그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알기 쉽게 잘 드러나있어서 생각했던 것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화려함보다 꾸준함을 응원하며 이기기보다 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라’ 는 좌우명을 갖고있는 추신수 선수는 이 책을 통해 꿈을 향해가는 다섯가지의 방법(비워라, 새겨라, 즐겨라, 꿈꿔라, 믿어라)을 전하려 한다. 투수로 촉망받던 추신수 선수는 국내보다 미국의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그렇게 아무런 준비없이 오로지 최고의 야구만을 꿈꾸며 미국으로 가게 된다. 영어도 전혀 공부하지 않고 간 추신수 선수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씩 배워나간다. 시애틀 매리너스 루키리그의 첫 연습은 쇼크 그 자체였다고 추신수 선수는 말한다. 한국에서의 야구는 그저 절박했는데 미국에서의 야구는 즐기는 것 그 자체였다고... 선수들의 이러한 모습을 보며 그는 문화적 차이와 함께 그동안 잊고 지냈던 야구의 즐거움에 대해 깨닫게되고 자신도 야구를 즐기게 된다. 마음을 비우고 그들과 함께 즐기며 투수가 아닌 타자로써 미국에서 야구를 새롭게 배우며 그렇게 꿈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야구 선수 추신수 뿐만이 아니라 인간 추신수의 모습도 담겨져있어 꿈을 향한 그의 노력과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야구에 대한 열정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야구를 몰라도 좋아하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만한 책이었고 무엇보다도 꿈을 향해 나가는 그의 성공 메시지가 책 여기저기에 담겨있어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었다. 2011년에도 추신수 선수의 뛰어난 활약을 볼 수 있기를... 추신수 선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