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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맛보기 - 미슐랭도 모르는 유럽의 진짜 음식 이야기
김보연 글 사진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스물 여덟살, 회사를 그만두고 백일동안 유럽의 300개가 넘는 맛집을 찾아다니며 문화유산탐방보다 현지를 눈이 아닌 맛으로 느낄 수 있는 여행을 좋아하는 저자의 맛집 탐방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유렵여행이라하면 대부분 유명한 건축물이나 미술품들을 구경하기 위해 가는데 오로지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이라니 그녀의 여행기가 얼마나 독특할지 책을 펼치기 전부터 기대를 가득 안고 함께 유럽의 맛기행을 떠나보았다.
’이탈리아 치즈의 황제’라 불리는 치즈를 위해서 열악한 교통편에도 불구하고 그곳까지 어렵사리 찾아가 공장견학을 하기도 하고,
단순하게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어보고 자신의 감상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셰프와 인터뷰도 하면서 요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을 담았다. 그렇기에 각 요리마다 그것을 만든 셰프의 생각들이 어떠한지 알 수 있고, 요리에 대한 자부심같은 것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밀가루에 소금과 올리브유만 살짝 뿌린 피자 비앙카. 사진으로는 그저 그런 밀가루 덩어리 같지만 저자의 표현을 보자니 너무나 먹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 당장 나도 맛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리고 초콜라테에 푹 찍어 먹는 츄로스. 달콤하면서도 바삭하고 고소할 것 같아 상상만으로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닭 머리 선생 요리’는 보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세상에 못 먹을 게 없다지만, 접시 위에 떡하니 올라와 있는 닭 머리 사진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65년 경력의 트리폴라우 할아버지의 송로버섯 채취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티비에서 산에서 나는 버섯 따는 장면을 몇번 본적이 있지만 외국에서도 버섯을 이렇게 채취한다니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미슐랭 3스타 여성의 인터뷰는 같은 여성으로서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요리 세계도 남성이 우월한데 그 사이에서 여성이 그것도 독학의 힘으로 그 자리에 올랐다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그녀가 대단하기만 하다.
저자의 이야기 뒤에는 해당 음식점의 이름과 저자의 간단한 평, 예산범위, 교통편 등이 적혀있어 가이드북으로도 손색이 없다.
편집에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요리용어들에 대한 주석이 해당 페이지에 바로 있지 않고 하나의 요리이야기가 다 끝난 부분에 있어서 뒤적여 그 뜻을 찾아보도록 되어있기에 흐름이 끊겨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