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길고양이

행복한 길고양이 ㅣ 행복한 길고양이 1
종이우산 글.사진 / 북폴리오 / 2010년 9월

길을 걷다 보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길고양이. 하루에 한두마리씩은 꼭 보게되는 길고양이들을 찾아다니며 그 모습을 한가득 담아낸 이 사진집은 귀여운 고양이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안타까운 고양이들의 사연도 담아냈다.

노란 책의 띠지에서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아버린 고양이. 사실 예전에는 고양이를 무서워했는데 어느순간부터 고양이가 너무나 좋아져버렸다. 요새는 고양이 책과 만화책까지 고양이에 관한 각종 책들을 읽고 있다. 그 중에서 이 책이 가장 눈에 띄었는데 저 띠지의 어린 고양이가 너무 귀엽게 찍혀있어서 표지만 보고 냅다 구매했다.

책 속에는 길고양이 우리가 흔히 도둑고양이라불리는 길거리를 배회하는 여러 고양이들을 한껏 담아냈다. 저자가 6년이라는 시간동안 찍어온 사진들을 한자리에 모았는데 사연도 가지각색이고 책에 등장하는 고양이 숫자도 많다. 딱히 주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많은 고양이들이 살아갈 수 있다니 참 신기할 뿐이다. 몰래 고양이들을 도와주는 천사분들이 많으셔서 그런걸까?

사진 중에는 코믹스러운 고양이들의 설정 사진도 꽤 된다. 찰나의 순간을 찍어놓고 저자가 해석해놓은 여러 유쾌한 글과 사진으로 내 입가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눈물 짓게 만드는 고양이들의 사연도 많았지만, 전반적으로는 행복해보이는 고양이들의 사진이 많았기에 읽는 내내 참 즐거웠다.

자신의 창고를 길고양이들을 위해 내어주는 아줌마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길고양이들을 위해 자신의 돈을 털어 밥을 주고 방까지 내어주고, 주위 사람들의 냉담한 시선에도 아랑곳않고 고양이들을 위해 애쓰는 모습은 우리가 본받아야할 모습이 아닌가싶다. 이런 동물들이 싫다고 독약까지 먹이는 파렴치한 인간들의 이야기에는 가슴 한편이 서늘해졌다. 말도 못하는 짐승에 불과한데 그들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조금의 배려도 보여주지 않는건지... 같은 동물인 개만 너무 이뻐하지 말고 고양이도 좀 사랑해주었으면 좋겠다.

길고양이들의 개체수를 늘리지 않기 위해 억지로 잡아들여 중성화수술을 시킨다. 중성화수술을 위해 잡아가는 과정에서 인간을 향한 적대심이 극대화되고 두려움을 갖은 고양이들은 더이상 인간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길고양이들에겐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지만 참으로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 먹을 것이 없어서 쓰레기봉투를 파헤치고 생존해나가기 위해 고양이들이 한 행동이 결국엔 인간들의 마음에 고양이에 대한 혐오감만 짙어지게 된다. 이러한 일이 더이상 생기지 않게 국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 유기견들에겐 그렇게 상냥한 눈길을 보내면서 길고양이들에겐 냉담한 눈길만 보내니... 고양이들에게도 좀 더 행복한 날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참 행복한 책이 아닌가싶다. 귀여운 고양이 사진이 가득하고, 고양이를 위해주는 사람들의 훈훈한 이야기가 가득하니 말이다.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호감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