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OST의 프로듀서이자 음악가인 박성일. 사실 그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가 만든 음악들은 아마 알게 모르게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진 않았다. 북유럽의 라운지 음악기행을 표방한 이 책은 QR 코드를 접목시킨 21세기형 멀티미디어북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나에게 조금은 생소한 QR코드. 동생의 폰으로 한 두개 정도 코드를 통해 음악을 들어봤는데 편리하기도 하고 책과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고 좋았다. CD로 되어있는 경우 사실 책과 함께 듣기란 번거로운데 휴대폰 하나로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책에 기재하기엔 방대한 정보들을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북을 생각해내다니 놀라울 뿐이다. 사실 처음 <노르딕 라운지>라는 책의 제목만 듣고 어떠한 책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책의 홍보자료를 보고서야 북유럽 라운지 음악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걸 알게 됐다. 북유럽인 핀란드의 헬싱키와 스웨덴의 스톡홀름 두 도시를 여행한 이야기와 라운지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어우러져있다. 유명 관광지를 찾아다니며 외국을 체험하는 것이 아닌 현지인처럼 그대로 느끼고 온 생활여행자 박성일. 그의 여행 이야기 속엔 디자인과 건축, 음악 이야기가 가득해 두 나라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자세하게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독특한 디자인이 가득한 핀란드. 창문틀과 같은 소소한 것들을 캐치해내는 그의 뛰어난 관찰력이 엿보이는 '내가 반한 북유럽' 부분은 재미있었고, 나도 재미있게 본 영화 <카모메식당>의 촬영지였던 그 식당이 영화의 느낌이 하나도 남지 않고 사라졌다는 사실엔 아쉬움까지 느껴졌다. 유모차를 소지 해야만 할인과 우대를 받을 수 있어 스웨덴의 많은 여성들이 걸을 수 있는 자녀를 두고도 유모차를 끌고 다닌다는 씁쓸한 이야기도 눈에 띄었다. 여행과 음악 그리고 디자인을 좋아하는 이에게 그리고 남들과 다른 독특한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돈만 있으면 이제는 외모도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 책은 외모지상주의인 이 시대에 무분별하게 성행하는 성형을 비판하는 쓴소리가 가득한 소설이아닌 성형에 관해 독자에게 올바른 지식을 심어주고 곁들여 로맨스 이야기까지 들어있는 재미가 가득한 소설이다. 더구나 성형을 원하는 이들을 성형외과 의사의 눈을 통해 바라본 이야기여서 더욱 재미있다. 난 20대 미혼임에도 불구하고 외모를 꾸미는 것에 별 관심이 없기에 어떠한 성형시술이 있는지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성형 용어에 대해서 알게 되어 지식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 또한 미모의 여성 성형외과 의사인 지은과 소아과 의사 한재. 둘의 밀고 당기는 러브스토리와 묻어둔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이야기와 함께 연예계의 성형이야기를 풀어내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단숨에 끝까지 읽어나갔다. 이 소설에서는 성형을 하려는 사람들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지도 않고 그저 당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성형의 양면성을 그대로 이야기하고 모든 것을 독자들이 판단하게 만든다. 성형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들을 알기 쉽게 이야기에 녹여내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일반인이 몰랐던 성형외과 의사의 고충에 대해서도 잘 풀어냈다. 작가의 발랄한 문체와 톡톡 쏘는 문장들은 웃음도 안겨주고, 연예계의 성형중독과 인터넷의 악플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낸 것은 씁쓸함을 안겨주기도 했다. 뾰루지 하나에도 주사를 맞으러 성형외과를 찾아가고, 드라마의 역할 이미지에 맞게 다시 겉모습을 튜닝하는 모습들은 얼마나 외모에 치중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성형은 무조건 나쁘다고만 생각했다. 얼굴에 칼을 대면서까지 외모를 신경쓰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외모지상주의를 만드는 사회가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구나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성형으로 인해 자신감을 찾을 수 있고 조금 더 당당해질 수 있다면 성형도 좋을 것 같다. 중독이 되지 않게 적당한 선에서 만족할 수 있다면 말이다. 물론 의학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나 자신의 노력으로 가꾸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말이다. 재미도 있고 성형에 대한 정보까지 두루 갖춘 페이스 쇼퍼. 미를 원하는 모든 이들이 꼭 한번은 읽어야할 책이 아닌가 싶다.
책을 구입한지는 오래됐는데 다른 책들에 밀려 읽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윈터 홀릭 두번째 이야기가 출판된다는 소식을 듣고 저자의 전작품을 우선 읽어보자는 생각을 갖고 읽어보았다. 우선 표지의 눈덮인 숲의 흑백사진에서부터 느껴지는 겨울은 쓸쓸함과 함께 다가왔다. 나홀로 떠난 겨울여행이어서 그런가 왠지 겨울이라는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추운 겨울엔 꼼짝하기도 싫어 회사 출근하기조차 꺼려지는데 겨울을 만끽하기 위해 떠난 스칸디나비아 겨울 여행기라니 내겐 독특한 여행책이었다. 무더운 여름에 읽어도 좋을 듯 하지만 쌀쌀한 겨울이 다가오는 늦가을에 겨울을 맞이하며 이 책을 읽는 것도 꽤 괜찮았다. 이 책을 보며 이번 겨울에는 나도 제대로된 겨울을 여행을 통해 느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으니 말이다. 내년 무더운 여름에 더위를 식히기 위해 다시 한번 꺼내봐야겠다. 지금과는 또 다르게 느껴질테니 말이다. 주요관광지를 찾아다니지 않고 그저 묵묵히 나홀로 겨울을 즐긴 저자의 여러 나라의 여행이야기는 무언가를 소개하려하지 않아 좋았고, 또한 낯선 여행자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자의 눈길로 바라보기보단 같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같은 현지인의 눈으로 바라본 것 같아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좋았다. 여행사진가이기 때문에 그런지 사실 글에서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여행일기를 책에 고스란히 옮겨온듯한 느낌을 받았다. 감성적인 글도 없지만 겨울의 사진들이 꽤 맘에 들어서일까 결국 마지막장까지 다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제일 아쉬웠던 것은 종이의 질이다. 아름다운 사진이 투박한 종이에 담겨있어서 그런가 제대로 그 빛을 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조금만 더 그쪽에 신경을 썼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다. 글씨는 커서 읽기엔 편했지만 왠지 책의 장수를 늘리려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정도로 내용면에서는 좀 아쉬웠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오는 두번째 이야기는 첫번째 책보다 조금 더 낫길 바래본다.
십대때 스무살만 되면 멋진 남자친구가 생기고 그와 함께 즐거운 캠퍼스 생활을 할거라고 꿈꿨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 몇몇 친구들과만 조용하게 놀았고 한번도 제대로 놀아본 기억도 없고 공부도 밤새워 해본 적도 없는데 어느덧 4년의 대학생활이 끝나고 어찌하다보니 취직해서 회사생활을 하다보니 눈깜짝할새에 20대 중반의 나이가 되었다. 지금 나는 십대의 그 시절처럼 어느덧 또 서른의 나를 꿈꾸고 있다. 서른이 되면 분명 든든한 남편과 나와 사랑하는 그를 쏙 빼닮은 아기가 있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 살고 있을 삼십대의 나. 하지만 이것도 역시 부질없는 꿈이되겠지... 이 책은 스물 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간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에세이집이다. 서울 곳곳의 사진들과 함께 저자의 여러 생각과 고민들이 담겨있고,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괜찮다고 누구나 다 그렇다고 넌지시 위로의 말을 건내주는 책이다. "서른 살이 되면, 예쁜 딸아이 하나쯤 낳아 사랑했던 그 사람과 결혼 2주년을 축하하며 웃고 있을 줄 알았다. 서른 살이 되면, 어느 정도 인정받는 위치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열정을 다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믿었다." p.43 정작 서른이 되었지만 스물 아홉때와 변한 것은 한 살 늘어난 나이뿐이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서른 살을 조금 특별하게 보내고자 12개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하고 싶었던 일들을 1개월에 하나씩... 행복해지기 위한 1년 계획. 행복을 꿈꾸고 있는 나도 계획을 한번 세워볼까... 내년에는 나도 거창한 원대한 계획은 아니라도 실현가능한 그리고 행복한 꿈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그러한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저자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와 감성적인 사진들. 그리고 서울 곳곳의 자그마한 카페와 가게의 간단한 정보와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에 나오는 카페들은 모두 각각의 개성이 잘 드러나있어서 책에 나온 카페탐방을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뒷부분에 계절별로 담겨있는 동네 산책 이야기도 있다. 가까운 서울이니 언제 시간나면 꼭 들려봐야지... 너무나 이쁜 곳도 많고, 마음에 드는 카페들도 많아 어느 곳부터 들려볼까 벌써부터 설렌다.
이모탈 시리즈도 이제 중반부에 접어들었다. 점점 불사자의 베일이 벗겨지고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처하는 등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블루 문>에서 데이먼을 살리기 위해 선택한 에버의 행동이 목숨은 살렸지만 결국 그들의 신체적 접촉을 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항상 그릇된 방향으로만 향하는 그녀의 선택은 언제쯤 올바른 방향을 찾게될지 답답하기만하다. 스킨쉽을 못하게 된 데이먼과 에버 커플은 그 뜨거운 열정을 표출할 길이 없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데이먼은 장갑을 끼고 다니는 엉뚱한 선택을 하다가 결국 에너지를 이용해 방어막을 치고 스킨십을 하게 되지만 잠깐 방심한 순간 데이먼은 극심한 어둠인 섀도우랜드를 경험하고 크나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는 처음으로 불사자들이 육체가 사라지면 가게 되는 섀도우랜드가 언급된다. <블루 문> 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환상의 공간 '서머랜드'와는 대조적으로 어둠만이 존재하는 길 잃은 영혼들의 공간인 섀도우랜드. 불사자인 그들이 영원한 삶을 얻은 결과로 차크라를 공격받아 죽게되면 사라지는 것이 아닌 섀도우랜드에 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깨닫고 데이먼은 에버를 불사자로 만든걸 괴로워한다. 이 모든 일들이 자신의 업 때문에 생겼다고 자책하며 지금까지의 오만했던 삶의 방식과 화려했던 삶을 모두 던져버리고 소박하고 다른 이들과 같이 평범한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이런 그들 앞에 새로운 인물인 주드가 등장한다. 새로 등장한 인물 역시 호감형이다. 좀 평범한 사람은 없는 건지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주드의 등장으로 에버는 새로운 감정에 혼란스러워 하고, 데이먼은 에버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며, 잠시동안 떨어져있을 것을 제안한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블루 문>에서 서머랜드로 돌아가지 못한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가 곁들어져 블루 문보다 에피소드가 좀 더 풍성해져서 재미있었다. 로만은 가끔씩 등장해서 에버의 속을 긁고 애매모호한 말들만 남긴다. 로만의 악역의 역할이 조금 강도가 약한 건 아닌지... 또다른 악역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독제만 갖고 6편의 마지막까지 끌고 갈 생각은 아니겠지? 그들 앞에 닥칠 또다른 위기와 불사자의 미래를 암시하는 섀도우랜드에 가지 않을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여전히 해독제를 구하지 못한 에버와 데이먼. 그리고 또다른 운명의 연인일 수도 있는 주드. 다음 편인 다크 플레임 에서는 해독제를 구하고 그들이 원하는 스킨십을 나눌 수 있을까? 과연 주드는 에버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것인가? 그리고 더 많은 불사자들이 등장할 것 같은 다음편에서는 과연 에버와 데이먼을 지지해주는 불사자가 나타날 것인가? 여러 궁금증을 해소해줄 이모탈 시리즈 4편이 너무나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