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산티아고라 불리는 일본의 순례길 시코쿠. 섬 시코쿠의 88개 사찰을 도는 1,200킬로미터의 순례길. 저자는 그 곳을 두 차례에 나눠 56일간 걸으면서 자연에서 배운 교훈과 길 위의 사람들에게 들은 여러가지 사연들을 책에 담아냈다. 순례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순차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아니라 4개의 파트로 나뉘어 적혀있다. 하루 하루 길 위에서 저자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풀어나가는 책들과 달리 테마에 따라 저자가 들려주고 싶은 얘기들을 풀어내서 다른 책들과 조금 차별성이 느껴져 조금 신선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가 순례길을 돌면서 점차적으로 깨달은 점이나 감정의 변화같은 것들을 알 수 없어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타인의 이야기가 더 많이 적혀있기에 그렇게 느껴졌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순례 수행은 자신을 되돌아보며 자신을 비우게 되고 길 위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저자는 이 순례를 통해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여러 이야기를 함께하면서 독자인 나까지도 많은 것을 배우게 했다.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사소한 깨달음들도 얻게 했고,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자라는 말만하며 살았지 실제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그동안 너무 배부르게 살아왔구나 하며 자책의 마음이 들기도 했다.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 대한 감사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자연의 모든 것을 그저 당연하다는 듯이 받기만 하고 살아왔다는 걸... 이렇게 당연하게 여기며 살다보니 지구는 점차 병들어가고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줄 자원들도 고갈되어가고만 있다. 무엇이든지 감사하게 여기며 소중하게 사용해야된다는 걸 모르고 지내왔다니... 이런 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도시가 아닌 산골에 사는 저자이기에 자연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끼, 표착물, 바다거북 등 생각해 본 적도 없던 여러 문제들을 저자는 이 책에서 얘기하고 있다. 그가 제기하는 그 문제들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잘못으로 인해 야기된 문제라는 사실이라는 게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시코쿠에는 사찰을 돌며 수행하는 순례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순례자들을 위해 잠자리와 식사를 내어주며 수행을 하는 이들도 있고, 순례를 마친 순례자들이 자신이 받은 것을 돌려주러 오는 오셋타이 수행을 하는 이들도 있다. 시코쿠라는 곳 자체가 수행을 하기에 적절한 환경이라 많은 순례자들이 모이는 것일까. 저자는 순례를 하면서 점차 오셋타이가 당연하다 여기며 받는 것에 대한 감사를 점차 잊어갔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항상 남에게 무엇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에만 열의를 다하고 조그만 도움을 주는 것조차도 인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참 많은 가르침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순례자들의 이야기 하나에도 여러 가르침과 교훈이 담겨 있다. 그리고 저자는 환경에 관한 문제도 이야기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하나의 책 속에 여러 가르침이 담겨 있어 책을 다 읽고 나니 수행을 한 것과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1권에서 프란츠는 한쪽 팔을 잃게되는 큰 사고를 당했다. 범죄의 길에 다시 들어가지 않으려 저항하다가 팔까지 잃었는데 그는 다시 범죄의 길로 접어들게 되고, 그의 불행은 여전히 계속된다. 미체를 만나 그녀의 기둥서방으로 지내다가 라인홀트와 다시 도둑질을 하게 되면서 또다시 그와 엮이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또다시 크나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 프란츠는 감옥 출소 후 주위 사람들에 얽혀 불행을 여러한 일들을 겪는다. 프란츠가 겪는 불행들은 친구를 골라 사겨야한다는 본보기를 잘 보여주는 듯 하다. 이렇게 온갖 불행을 겪게 되는 그를 저자는 성서에 나오는 욥이 겪은 불행과 비교하며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욥은 자녀들과 재산인 수천마리의 가축들을 잃고 몸에는 부스럼이 생기는 시험을 당하게 된다.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모든 불행이 한 순간에 그를 찾아온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프란츠에겐 모든 불행이 하나씩 천천히 다가오고 그를 죽음을 선택하도록 몰아넣지는 않는다. 자신의 애인을 때려서 죽게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옥에서 보낸 시간들로 모든 죄값을 받았다고 여기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는다. 아무 죄 없이 불행을 당한 욥과 죄값에 응당한 불행을 겪는 프란츠. 그는 언제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것인가. 마지막까지 그의 뉘우침의 순간을 바라며 읽어나갔다. 오로지 착실하게 살기만을 바랐던 프란츠. 그의 삶을 통해 저자가 얘기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내가 느낀 것이 과연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얘기하고자 했던 것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 이 책은 인용구가 참으로 많이 나온다. 성서에서부터 신문기사, 노래 가사 등 여러 인용구들이 나오는데 갑자기 툭하니 튀어나오는 인용구는 주석을 보고나서야 내용과는 그다지 상관없는 서술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 줄바꿈도 없이 튀어나온다. 책을 다 읽고 뒷부분의 해설을 읽고나서야 책에 사용된 여러한 기법들에 대해 알게되었고, 그때의 상황들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서양의 해외작품에 익숙하지 않은 내게 독특한 구성의 영화와 같은 작품이었다. 조금 더 고전들에 익숙해지고 나서 역사에 대해서도 조금 알고난 후 이 작품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러면 지금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이 생겨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시공사에서 선보이는 [세계문학의 숲 시리즈] 첫번째 작품은 독일소설인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이다. <율리시스>에 비견되는 작품이라는 것도 눈길을 끌고 무엇보다 내게는 여러 여행서들로 관심을 갖고있는 출판사라 그곳에서 내는 세계문학작품은 어떨까 기대도 되었다. 크나큰 정보도 없이 그냥 선택해본 이 작품은 처음부터 나의 머릿속에 혼란만 가득 심어주었다. 서술하는 방식이 참으로 독특하기 떄문이다. 사건만 또는 주된 인물로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닌 주변의 소소한 일들까지 전부 다 이야기해주고 또한, 주인공이 생각하는 것들 그대로를 보여준다. 깔끔하게 정리된 문체가 아니기에 읽는 독자는 책에 몰입하기가 힘들고 어디에 집중해서 누구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봐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자신의 책을 어려워하는 독자를 위해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챕터 별로 친절한 설명을 적어놨다. 그래서 그 부분만 읽어도 대강의 줄거리는 다 파악할 수 있게 되어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 책은 프란츠라는 남성이 테겔 감옥에서 나온 후부터 그의 일상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상세하게 들려준다. 우연히 만난 노인으로부터 찬노비치 이야기를 듣고난 후 그는 베를린에서 착실하게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과실치사 혐의로 4년의 형을 받고 복역 후 나와서 별다른 죄의식 없이 베를린이라는 거대 도시에서 그저 술을 마시며 여자들과 즐기며 살아간다. 그러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결국 친구 라인홀트의 일을 돕다가 그것이 도둑질이라는 걸 깨닫고 벗어나려 하다 결국 한 팔을 잃게 된다. 이것이 1권의 주요사건이다. 이 큰 사건만 빼고나면 사실 언급할만한 주요한 사건은 거의 없다. 그저 작가가 그때그때 떠올랐던 혹은 하고싶었던 사회적 모습들을 그저 나열해놓은 것에 불과하다. 아무렇지도 않은 소소한 일들이 대부분이고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크나큰 사건이 몇번 등장할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를 400여페이지의 책 두권에 담아냈다니 역시 율리시스에 비견되는 대서사시라고 할만하다. 그 시대의 상황이 잘 묘사되어 있기에 독일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소소한 부분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나처럼 역사에 무지하고 독일소설을 거의 접해보지 못한 독자라면 그 시대의 이야기가 그저 낯설기만 할뿐이다. 하지만 시작을 했으니 끝까지 그의 삶을 따라가봐야겠지... 2권에서는 한 팔을 잃은 프란츠가 과연 어떠한 삶을 살아갈것인지 그 사건 이후 그의 삶이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진다.
여행은 떠나고 싶은데 마땅한 동행인이 없어 고민만 하다 무작정 떠났던 나홀로 여행. 일상에서 떠나기 위해, 실연을 극복해보고자 두차례 정도 떠나본 적이 있다. 그때마다 나홀로 여행이란 게 누군가와 함께 떠나는 것만큼 좋은 점이 많다는 걸 느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다른 사람 생각하지 않고 갈 수 있고, 머무르고 싶은 곳에 있고 싶은만큼 있어도 되니 너무나 좋았다. 그렇게 혼자 떠나는 여행의 맛을 알고나니 점점 넓은 세계로 떠나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가까운 일본으로만 갔다왔는데 조금 더 먼 아시아지역과 유럽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여자 혼자 그 먼 곳으로 여행을 가기엔 이래저래 걸리는 게 너무나 많았다. 우선, 여자 혼자 여행을 간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은 격려를 해주기보다 왜 혼자서? 친구없어? 이런 얘기만 한다. 그렇기에 조금 더 자신감을 키우고 여자 혼자서도 여행을 떠날 수 있게 어떻게 해야할지 조언을 얻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내 눈에 띈 책이 이 책이었다. <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의 기술> 나에게 너무나 필요한 정보들이 가득할 것 같았다. 나홀로 떠나는 여행의 이유에서부터 여행의 목적, 계획 세우기, 예약, 건강하고 안전하게 여행하는 법 등이 저자의 여행이야기와 다른 이들의 인터뷰와 함께 적혀있어 새로운 여행을 계획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여자 혼자 하는 여행이기에 안전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 이 책에는 위험의 순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해준다. 자신감 있는 태도는 여행의 안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p.209 혼자 하는 여행이기에 외로움도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을 쉽게 사귈 수 있는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여행준비에서부터 여행 후의 후유증을 피할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저자의 세심함까지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여행 전문작가인 저자는 여행광이라 할만큼 23년동안 전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렇기에 책 여기저기에 그녀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러 조언들이 있다. 그 조언들만 잘 기억해놔도 여행준비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외국인이기에 우리와는 좀 다른 점들이 많다는 것이다. 정보를 얻는 것도 책에서 제시해 준대로 따라하기엔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러한 것들을 감수하고 본다면 나홀로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길동무가 없어서 시간과 돈이 없어서 외국어를 못한다고 여행을 망설이지 말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즐기라는 저자의 이야기에 용기를 얻었다. 이제 나 홀로 여행을 할 수 있는 기술도 터득했으니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될 것 같다.
일본 여행을 갈 때마다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드럭스토어. 온갖 화장품과 식료품 심지어는 의류까지 파는 곳이다. 이 곳만 들러도 왠만한 생활용품들을 다 구입할 수 있고 가격도 상점보다 저렴해서 빼먹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하지만 일본어는 50음도와 기본회화만 조금 알아듣는 내게 빽빽한 일본어가 가득한 (영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 곳에서 물건을 고르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여행 후기를 올리는 여러 블로그에서 본 유명제품들만 몇 개 집어오고 윈도우쇼핑만 즐겼는데 (그냥 보기만 해도 신기한 것들이 가득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되는 곳이 드럭스토어이다.) 일어 까막눈을 위한 나같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드럭스토어 쇼핑 가이드 책이 나와서 너무나 기뻤다. 이 책만 있으면 더 많은 제품들을 손쉽게 구입해 사용해 볼 수 있으니 일본 여행을 자주가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필수품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드럭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의 종류들만 죽 나열해 놓은 것이 아니라 그 제품들을 실제로 사용해보고 그 느낌들을 적어놓았다. 저자 혼자만의 사용후기라 조금 주관적이긴 하지만 후기들을 보고 잘 판단해서 고른다면 괜찮은 제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가격대와 제품 특징, 사용방법과 저자가 사용해보았기에 주의해야할 점도 같이 적혀있어 선택하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국어와 일본어 모두 적혀있어 직원에게 그냥 보여줘도되니 다음 일본여행때 이 책을 꼭 들고가야겠다. 화장품 뿐만 아니라 식품과 너무나 특이하고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까지 두루두루 소개하고 있기에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 책을 꼭 챙겨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