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을 배우다 - 인지장애를 가진 딸을 보살피며 배운 것
에바 페더 키테이 지음, 김준혁 옮김 / 반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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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을 배우다 


부제_어느 철학자가 인지장애를 가진 딸을 보살피며 배운 것 

'보살피며... 배운 것'이라.. 고 표현하고 있다. 

딱 맞는 느낌이다. 학자로서 가르치려 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한다. 어디서 들었는데... 어디 책에서 보았는데... 공부했는데...라고 하지 않고 자신의 딸을 임신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주관적이며 감정에 치우친 글이 아니다. 

철학자가 된 아들과 이야기하며 끊임없이 객관성을 유지한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인지장애를 비롯한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뿐 아니라 관련된 분야의 전문가들)이지만 다른 처치, 처방, 돌봄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방법과 마음에 대해 철저하게 객관적이고 분석적으로 대하고 있다. 그래서 무척 어렵다!라고 느낄 정도이다.(내 문해력에 대한 의심까지 할 정도로... 그래서 한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두꺼운 책이다. 

서평을 쓸 때마다 요약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이기에..(왜 글 쓰는 능력은 성장하지를 않는 건지...) 

책의 두께에 비례해서 나의 고민도 늘어난다. 

일단 이 문장은 빠뜨리지 말아야지 라는 문장이 있다. 

작가는 '주문'이라고 표현한... 


'우리를 빼놓고 우리에 대해 말하지 말라.'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을 빼놓은 정책, 치료, 돌봄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변하겠다고 나서는 적극적인 부모일지라도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그 사례로 바로 이어서 충격적이었던 '영원히 작은 애슐리 엑스의 이상한 사례'를 요약해서 언급해보려 한다.


2002년 평생 신체적 돌봄을 요하는 질환이 있으며 막 성조숙증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 여섯 살 여자아이의 부모는 장골 골단의 조기 봉합을 유도하기 위한 고농도 에스트로겐 투여를 요청, 승인받았다. 아이의 키를 135센티미터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고 아이의 체구를 작게 유지해 쉽게 돌보려는 것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성기와 가슴몽우리 등에 대한 절제술을 동반하였고... 시술에 따른 부작용 예방 차원에서 충수 절제술도... 

부모의 선택과 결정, 승인한 의료계... 주변 철학자들의 반응... 그 무엇보다 에슐리는 이런 선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작가의 딸 세샤는 혹시 이런 일이 자신에게 해당되는 일이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지... 다른 방법은 없는지... 최선인지... 사랑의 표현이 맞는지... 


다시 적어본다. 


'우리를 빼놓고 우리에 대해 말하지 말라.' 

자신을 대변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그들을 포함시켜서 생각하고 말해야 하는지 말이다... 


따뜻함이 필요한 곳에 대해 이야기하는 따스한 책이다. 

가족이 가족에게... 가족이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돌봄과 나눔이 필요한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가가 써 내려간 자신과 자신의 딸,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번역에서도 따스함은 느껴진다. 단 하나의 실수나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행위를 하지 않으려는 노력.. 아래 각주를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 더 따스해지도록 나도 힘을 보태야 할 텐데... 고민이 많아진다. 

+치매에 부정적 의미가 담겨 있으나 인지장애와 치매는 다른 상태를 의미하며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에 한 종류이므로 대체해서 쓸 수는 없다. 일본이 치매를 인지증으로 표현한 사례를 참조할 수 있으나 아직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따라서 임시로 치매라는 표현을 유지하고자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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