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좋은 날 - 농부라고 소문난 화가의 슬로 퀵퀵 농촌 라이프
강석문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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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예전에는 부모님과 시골로 내려가 살기를 원했던 적도 있었다.

그때가 아마 도시생활, 서울생활의 지쳤을때고, 뭔가 회의감과 답답함을 느꼈을 때였다.

나이에 안 맞게 젊은 나이에 왜 그러냐는 소리를 들은적도 있었다. 지금은 잠시 잊고 살다가 이번 책을 통해

다시 시골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단순히, 막연하게 생각해서는 안되겠다라는 배움도 얻게 되었다.

그저 현재의 시간과 생활이 꽉 막힌 하수구 같다고 해서 회피하거나, 도망치기 위해서 선택해서는 안된다는걸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를 보면 난 저자가 두 가지의 명함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실제로 화가이면서 고향집인, 시골집에 내려가 농사를 하고 살기 때문이다.

책에 써져있듯이, 농부이자, 화가시다. 근데 책의 내용을 보면 정확히는 아버지와 함께 고향집에서 살면서

아버지의 농부를 도와드리는 쫄병과도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게 정확할 것이다.


책 속에는 깨알같이 그림들이 쏙쏙 숨겨져 그려져있다. 아마 표지의 그림도 저자가 그린게 아닐까 싶다.

그림이 유쾌하면서, 재치있고, 동화책에 나오는 그림같기도 하고, 어른 그림같기도 하고 그렇다.

저자의 고향인 경북 풍기에서 살다가 서울로 유학을 오게 되며 살아갔다.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고, 아들이 생기고,

고향집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곳에서 잠시지만 사과과수원도 운영했고, 현재는 아버지를 도와 텃밭을 가꾸고 있다.

양평으로 이사를 가려다가 아버지는 여전히 고향집이 좋고, 낯선곳이 어색하고 불편한지 가기를 원하지 않자

저자는 부인과 주말부부로 살아가게 된다. 생각지 못한 주말부부가 되면서 가족과 부인, 아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책 속에 녹아들어져가 있다. 처음에는 잔소리하는 사람 없다고 좋아하다가 시간이 조금씩 흐르다보니 점점 애틋해짐을 느끼게 되고

주말이란 시간이 너무도 아쉽고, 짧으며,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느끼기까지 한다.


책 속에서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든가, 애정 등이 들어가 있으면서도 고향집에서의 생활도 적혀져있다.

솔직하면서, 담백하고, 꾸밈없이, 가식없이 써내려갔다. 4가지의 사계절이 모두 담겨져있다. 봄,여름,가을,겨울.

요즘처럼 춥고,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차 한 잔하면서 읽기에 너무 좋은 책이다.

시골을 배경으로 하는 예능프로에서는 볼 수 없으며, 느낄 수 없는 생생한 현장과, 상황, 환경 등이 녹아져있다보니

뭔가 다른 정도 느껴지면서, 재미도 있고, 간접적으로 활기와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도시생활을 하다보면 달력이나, 날짜를 보고 시간을 가늠하게 되고, 간혹 나무에 잎사귀가 없거나, 너무 바람이 춥게 불거나,

휑하는 기분이 들면 그때서야 겨울이구나, 가을이구나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책 속의 사계절은 각각의 계절의 특징들이 고스란히 녹아져있으며, 사계절을 보내는 저자의 경험과 생활을 보다보면

재미도 있으면서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볼 수 있다. 텃밭일을 하면서 장터에 나가서 묘종을 사는 모습이라든가,

아버지와 함께 경운기를 타고 장에 가는 여정이나 모습 등이 생생이 적혀져있다.


글은 길지도 않아서 좋으며, 딱딱한 문체도 없고, 가벼운듯 진중함을 가지고 있다.

일상을 일기형식으로 에세이형식으로 쓰여진 글들이라 머리가 복잡하거나, 마음이 안 좋거나, 스트레스 받을때 읽기 딱 좋다.

또한, 시골 삶과 농부의 삶도 엿볼 수 있어서 단순히 여행이나, 놀러가는게 아니라 살려고 간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걸 알 수 있었다.

저자의 아버지와 저자의 일을 보면 하루가 모자랄정도로 바쁘기도 하다는것과 부모님이 힘들게 농사해서 지으신 쌀이라든가, 콩이라든가,

고추라든가 등등. 그런걸 가족이니까, 부모님이니까 얌체같이 가져오거나, 달라고 하면 안된다는것도 배우게 되었다.

그만큼 고되고, 힘들다는걸 알게 되었고, 사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자연을 저자가 바라보고, 느낀대로 적어놔서 달력이나, 숫자가 아니라

자연을 보고 깨닫게 된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게 다가왔다.


읽을수록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부모님에 대한 생각들이 달라지게 만들어주며, 시골에서 산적은 없지만

살아도 좋겠다라는 생각과 옛날의 나를 소환하는듯한 추억도 불러일으켜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읽으셔도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향수를 불러일으키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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