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안에서 이불 안에서
김여진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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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진으로 찍어서 그렇지 표지는 딱 정의 내리기 약간 어려운 색깔이다.

보라색과 파란색을 절묘하게 섞은 듯한 색감을 지니고 있다. 조금은 이쁜 보라색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나.

기존의 책들과 다르게 넓지가 않고, 길게 되어있다. 그래서 한 손으로 딱 잡을 수 있고, 한 손에 들어오니 편하고 

무엇보다 품에 쏙 하고 안긴다. 어떤 교통수단을 사용하든, 어느 장소에 가든 가지고 가기에 무게감이나 부담이 별로 없다.


이 책의 첫 장을 펼치고 읽어내려가면서 순간 오늘 안에, 빨라도 몇 시간 안에 다 읽게 만들 책이구나를 번뜩이며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진짜로 반나절도 안 걸려서 순식간에 다 읽어내려간 도서이다.

그리고 보고 난 후에 깊은 여운을 준 책은 실로 오랜만이라 뭐랄까 오랜 시간 동안 멍을 때렸던 것 같다.

처음에는 속으로만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이내 소리를 내서 읽기 시작했다.

책 속의 글들은 하나같이 소리 내어 내 귀로 들려주고 싶고, 내 목소리로 진동을 주고 싶게 만드는 글들이었다.


책의 제목이 처음에 말장난식을 한 건지, 아니면 진짜로 불안하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진짜 저자는 불안하면 이불안이 최고라며 이불안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책에 담긴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모두 저자가 아주 옛날부터 써온 글들과 요즘의 써온 최신식 글들을 모두 수록하여 담아놓았다.

그래서 사계절이 등장을 하며, 순서에 상관없이 나온다. 오히려 그게 더욱 마음에 들었고 좋았다.

순서대로, 원칙대로 쓰인 게 아니라 진짜 작가의 이야기와 생각과 사실과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져들어가 있다.


글은 일기 형식처럼 쓰여있으며, '시'같은 문구도 나오며, 정말 짧은 글도 등장을 한다.

읽는데 부담이 전혀 없고, 볼수록 또 보고 싶고, 생각이 나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읽으면서 지금과 같은 한밤중에 혹은 주말 낮이나 새벽에

보면 마음이 촉촉해지게 만들기도 하며 사색의 늪에 빠지게 만들어주고, 과거라는 시간을 되돌아보게 해준다.

그리고 추천하고 싶은 사람들은 다양하고 많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하거나 집중이 안 될 때,

독서를 하고 싶을 때, 그 밖에도 여러 가지 감정들이 나올 때 읽어도 정말 좋다.


사람이 쓴 글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표현이 좋기도 하고, 울림도 전해진다.

사랑도 나오고, 이별도 나오고, 부모님도 나오며 '나'라는 사람도 나오고 그냥 사람의 삶을 솔직하면서 꾸밈없이 전달해준다.

가끔 글을 보다 보면 나도 알고 있는 추억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추억의 만화가 등장하기도 한다.

순간 아, 하면서 내가 언제 그걸 봤었지 하면서 나도 모르게 다시 보고 싶어 인터넷을 찾게 만들기도 하고,

정말 오래전의 이야기들이 담겨있구나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한 페이지씩 넘길수록 공감도 가는 부분도 있어서 맞장구를 치거나, 공감을 하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저자를 위로하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 스스로 조언을 하기도 하며, 어쩌면 원맨쇼를 하는 것처럼 그렇게 읽어나갔다.

살다 보면 죽음은 먼 곳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언제 올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죽음에 관련한 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마음의 아픔과 고통을 느꼈고,

진짜 안 왔으면 하는데, 없어졌으면 하고 바라는 것 중에 하나이다.


'좋겠어'라는 말을 그만 썼으면 하고 바랜다는 그 문구가 나도 동감을 했다.

부자였으면 좋겠어,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 인간관계가 좋았으면 좋겠어 등등.

정말 좋겠어라는 단어를 붙이니 끝도 없이 이어질 거 같고, 펼쳐질 거 같다.

그런데 예전에는 미처 몰랐지만 이 말이 그렇게 좋거나 뭔가 희망이나 바램을 담은 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게 되었다.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라는걸, 이뤄지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핑계나 구실로 삼기에 딱 좋다는 걸 말이다.

이 말을 난 이제 잘 안 쓴다. 고문과도 같고 실천을 하지 않으면 그저 꿈에 불과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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