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야마자키 마리 지음, 김윤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하늘하늘한 표지색의 캐릭터의 모습에서 웃음과 함께 대충 그린 듯 보이지만 표정이나 절묘하게 묘사한 부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읽다 보면 슬그머니 나도 모르게 표지 속 캐릭터를 찾게 되며, 마치 이 책의 저자의 모습이라는 느낌을 받곤 한다.

제목부터가 뭔가 내 마음을 건드렸고, 좋았으며, 부주제를 보면서 읽고 싶게 만드는 묘한 이끌림을 받았다.

학교생활이든, 직장생활이든, 취업 준비든 쳇바퀴가 들어간 자그마한 통 속에 갇혀 매일 쳇바퀴 속에 들어가 일정 시간 돌리고,

기진맥진해서 자신의 공간으로 돌아가는 일상의 반복이 참 지겹고, 고달프며, 힘든 사람들에게 누구나 권하고, 추천하는 도서이다.


책의 제목처럼 시시하게 살지 않겠다는 게 화려하고, 멋지며, 입이 떡하고 벌어지는 그러한 삶이나 환경을 말하는 건 아니다.

그저 반복되는 일상에서 좀 벗어나 탁 트인 시각과 사고를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며, 그동안 놓치고 살아왔던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내 삶의 방향이나 길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스스로 확인하고, 돌이켜 볼 수 있는 계기와 시간을 선사해준다.


야마자키 마리 작가의 살아온 인생과 직접 겪은 경험들이 한 권에 녹아져 들어가 있으며, 글들은 꾸밈없이, 거짓 없이 솔직하게 쓰여있다.

또한, 읽을수록 저자의 기발한 생각들이나, 성격도 드러나서 알 수 있었으며, 자신이 싫은 건 싫다고 말할 줄 아는 배짱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저자의 엄마가 꽤 자주 등장을 하시는데, 진짜 성격이, 실제로 이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분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움과

요즘 시대에서 잘 보기 힘들고, 만나기 힘든 신세대 여성 엄마시다.


자식을 어떤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믿어주고, 무엇보다 자식이 엄마가 자신을 믿어준다는 걸 확신할 수 있는 걸 보고 감탄을 느꼈다.

부모니까 자식을 믿는다고 하지만 일단 의심과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물어보거나,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저자의 엄마는 그렇지가 않았다. 책 속에 하나의 사건이자 웬만해선 겪어 보기 힘든 경험을 작가는 하게 된다.

무려 열네 살 이란 어린 나이에 홀로, 혼자서 유럽여행을 가게 된다. 원래 엄마랑 같이 가기로 했는데 엄마의 일정과 사정이 생겨서 홀로 가게 된 것이다.

어느 엄마가 어린 딸아이를 혼자 멀리 있는 유럽이란 나라에 보내겠는가. 이런 걸 보고 약간 방목하듯이, 믿음과 아이가 많은 걸 깨닫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 밖에도 책 속에는 엄마와 저자가 같이 나오는 게 꽤 있다. 읽을수록 나도 배우는 게 참 많았다.

작가가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각 주제마다 등장을 하곤 하는데 그와 관련한 추억이나, 그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사고했던 것들도 적혀져있다.

그동안 만나서 인연을 이어온 사람들도 나오는데, 그분들의 죽음도 나오기도 한다.

마냥 슬프고, 애통하게 적혀있기보다는 그 당시의 마음과 상황을 설명해주며,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어떻게 보내드리는지가 쓰여있는데

뭔가 가슴이 아프다기보다는 나 또한 곰곰이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며, 차분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과 사람들이 만들어낸 틀 속에서, 타인의 시선 속에서 움츠러들고, 신경 쓰고, 그 안에 어떻게든 낑겨볼려고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하게 되었다. 난 그동안 시시하게 살아온 게 아닐까 하고 돌이켜 보았다.

그저 정해진 순서와 길을 따라 허둥지둥, 쫓아가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쉽게 지치고, 방전되고, 하기 싫어졌나 보다.

그게 바로 시시하게 살았던 삶인 것 같다. 번지르르하고, 번쩍한 게 아니더라도,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오로지 한 개 밖에 없는 내 인생을 좀 더 재미나게, 고난과 역경이 있을지라도 도전하고 뛰어들 수 있게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책 속에는 명언과도 같은 글과 그냥 마음이 놀라는 문장들이 곳곳에 숨어져있다.

읽다 보면 툭하고 튀어 나오기도 하고, 마지막에 따끔하게 충고와 조언을 해주는 식으로 되어있어서 읽으면서 공감도 가고, 배우거나, 깨달은 게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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