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글배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띠지에서 나오는 잘생긴 옆모습의 남자분은 이 책의 작가이신 글배우 저자시다.

시중에는 이 책과 비슷한 장르의 위로와 조언을 전하는 도서들이 무수히 많다. 지금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도 하다.

난 이런 장르의 책들을 나름 많이 읽어보기도 했고, 여전히 나오면 읽어보려고 하고 있다.

처음에는 관심만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왜 읽게 되었냐면, 난 성격이 섬세하면서, 예민한 편이다.

그래서 잘 상처받고, 잘 감동받고, 남을 잘 배려하면서 정작 나를 배려하지 않곤 했었다.

그러다 마음의 상처가 누적되고, 여러 가지 안 좋은 상황들이 겪다 보니 뭔가 마음을 쉬고 싶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다. 책과 독서를 좋아하는 편이라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고, 그렇게 발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 책이란 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다음에 표지와 내용과 주제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책 제목을 딱 보자마자 순간 멍하면서 계속 읽고, 또 읽고를 반복했다. 제목부터가 좋았고, 마음에 쏙 하고 들어왔다.

감정이라는 게 기쁨, 행복, 환희만 있는 게 아니라, 고통, 아픔, 슬픔, 괴로움 등등 여러 가지 긍정적과 부정적이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지 않은가.

과거에 행복과 기쁨이 있기도 했고, 좌절, 슬픔, 아픔이 존재했어도 그게 모두 서로 모여 지금을 만들었고, 지금을 있게 만든 것 같은

생각과 느낌을 준 제목이기에 더 좋게 다가왔고, 읽고 싶다는 열망을 가져다준 것 같다.

그다음에 띠지를 통해 많은 독자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있는 작가시구나를 알 수 있었고, 이 책도 아직 읽기 전에는

다른 비슷한 장르의 책과 주제나 내용이 비슷하거나, 별반 차이 없는 이야기를 전하는 게 아닐까 하는 반신반의한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첫 페이지에 저자가 어떻게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는지,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 이 책은 어떤 주제와 이야기를 전해줄지,

실제 저자의 상황과 솔직한 마음을 써 내려간 첫 페이지를 읽어가면서 내 마음도 같이 동요했고, 공감하게 만들었으며,

이 한 권의 책에는 글배우 저자가 실제로 서울에 있는 공원에서 무려 2천 명이나 되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

현실적인 고민 등을 한 사람씩 만나면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모두 담겨 있으며, 저자가 살아오면서 겪은 인생과 경험 등도 모두 수록되어 적혀져있다.


읽어내려가면서, 한 페이지씩 내 손가락으로 넘길수록 내가 처음에 가지고 있던 반신반의했던 마음과

다른 책과 비슷한 말과 내용을 다루고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들이 모두 언제 있었냐는 듯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한 글자씩, 한 문장씩 보면서 정말 솜사탕을 먹은 것처럼 모든 글들이 내 마음속과 내 머릿속,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내 몸 곳곳에 퍼져 녹아들어 가 버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삶은 정말 파란만장했고, 절벽이 있다면 저런 것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그런 저자에게 우연히 만난 책과 그 책 안에 적힌 글귀가 저자를 일으켜 세웠으며, 현재의 작가를 있게 만들었다.

참, 책이라는 건 신기하면서 오묘한 것 같다. 나도 많은 책들을 읽어봤지만 드디어 이 책을 통해 인생 책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은 처음 들었다.

나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고민이나, 스트레스, 걱정거리들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가지고 있으며, 해당되며,

오로지 내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 책을 만나고, 읽으면서 눈과 사고가 탁하고 띄어진 기분을 느꼈다.


위로와 응원을 전한다고 적혀져있는데, 그냥 알고 있는, 보편적인, 단순한 위로와 응원은 없다.

제3의 입장에서 쓴 것 같으면서, 뻔한 위로와 흔한 약간의 공감만 불러오는 내용들은 전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으며, 적혀져있지도 않다.

5개의 목차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목차마다 제목이 적혀져있고, 제목과 어울리는 각각 스토리와 주제들이 담겨있다.

글은 너무 길지도 않고, 너무 짧지도 않다. 약간 긴 정도이다. 또한, 저자의 사연도 나올 때가 있고, 사고나 가치관 등도 나올 때가 있다.


읽으면서 내내 내 머릿속과 마음을 맴돌았던 게 있다. 이 책을 읽는 순간이 행복하고, 기쁨을 가져다주면서,

이 책을 하루 종일, 언제든, 시간 상관없이 읽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하고 정말 좋다.

저자의 의도이자 바램이 나한테는 적중했다. 책 속에 수록된 한 문장, 한 문장들이 내 멈춰있던, 무기력하고, 지쳐있던 내 마음을 기름칠을 하기 시작했고,

걸음을 멈췄던 발을 움직이게 만들어주었으며, 나라는 사람과 내 일상과 주변을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봐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고,

한 걸음 내딛기에 많은 용기와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걸음 내딛는 게 약간은 힘이 들지만, 다시 천천히 나아갈 수있게 해주었다.


p65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너무 오랫동안 멈춰 서 있다면 이 글을 읽기 바랍니다.

라는 제목과 글이 나온다. 이 글을 읽으면서 길었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이 너무도 따뜻했으며, 글에서 전해서 오는 위로와 조언은

나에게 용기와 내가 그동안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해왔는지를 떠오르게 만들어주었다.

인생은 정답이 없는 선택지이다. 수학도 아니고, 시험도 아니다. 시험과 수학은 답이 있기 마련이고, 답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살아가는 인생에는 선택지는 있어도 어떤 선택을 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가 A, B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A를 선택하면 성공이고, B를 선택하면 실패라고 적혀져있지도 않고, 사실상 그렇지도 않다.

성공과 실패라는 단 두 가지 결과에만 집중을 하고, 얽매여 있었기에 나도 모르는 무수히 많은 선택지들을 놓쳐온 게 아닌가 싶다.

그 사실을 몰랐고, 삶을 시험 보듯이, 문제 풀듯이 생각을 해왔던 게 아닐까 하고 반성을 하게 되었다.

저자가 자신을 믿으라는 그 말이 확하고 와닿았다. 난 그동안 나를 믿지 못했던 것 같다.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인데 말이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앞서 생각하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면서 현재를 직시하고,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걸 깨닫고, 배우게 된 순간이었다.


P129 나는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내가 딱 그렇다. 어쩜 저자가 적어놓은 일상이나 성격이 나하고 비슷한지.

내성적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흔히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안 좋은 방향으로 말이다.

나도 한때는 그러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주변에서 그렇게 안 좋게 말하고,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기도 했고,

그러면서 실제로 나이가 들면서 내 성격이 점차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해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억지로 밝은 척, 활달한 척도 해본 적도 있다. 그러면 나를 내성적으로 안 보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과

나를 좀 더 긍정적이면서 기분 좋은 사람으로 인식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이다.

그런데 성격이기에 나하고 안 맞기도 했고, 피곤함만 가중시키고, 오히려 별로였다.

그러다 나중에 내 성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남들이 무슨 생각을 하던, 어떻게 바라보던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저자가 속 시원하게 내성적과 외향적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말한다.

맞다. 처음에는 단점이 보이지만, 나중에 하나씩 장점을 찾아보면 내성적도 매력 있고, 오히려 더 끌리는 성격이다.

자신이 무슨 성격을 가지고 있던 뭐든지 장단점이 있다는 걸 명심하고, 장점을 찾아보면 다르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위로, 조언, 응원에만 그친 글들과 내용만이 담겨있었다면 난 아마 실망을 하면서 이 책을 안 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연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딱 첫 페이지를 넘기고 읽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를 치면서

몰입해서 하루 안에 이 책을 다 읽고 말았다. 다 읽었는데도 또 읽고 싶게 만드는 마성이 있는 도서이며,

어느 하나 빠짐없이 글들이 내 마음의 뭉클함이 찾아오기도 하고, 문장들이 나에게 위로를 건네주면서 같이 조언도 건네준다.

뒤통수를 때리는 식의 명언도 나오기도 하고, 색깔로 표시를 해놓아서 다시 볼 때 그 부분만 찾아보기도 했다.

그동안 내가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고민과 괜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는 것을 깨달았고, 몇 번의 시련과 고난과 고비가 찾아오더라도

내가 죽을 때까지 계속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새삼 배우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