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절망 독서 책의 저자는 실제로 대학시절 난치병 진단을 받고, 무려 13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동안 투병 생활을 했다.

대학생때였으니, 한창 젊고, 팔팔하며, 즐겁고 막 사회에 발을 내딛은 시기였을텐데, 갑자기 난치병을 진단을 받았을때의 저자의 마음이

어떻했을지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고, 왠지 해서도 안 되는 기분이 들었다.

수명으로 봤을때는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바라봤을때는 참으로, 길고, 혹독하면서 괴로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13년이라는 투병생활을 하면서 저자는 절망과 고통을 겪었을테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참으로 많았을꺼라 짐작해본다.

그런데 그 절망과 고통의 시간들을 책과 이야기들로 조금씩, 서서히 극복해나갔다.

그리고 저자가 실제로 겪은 절망과 고통의 시기의 경험들이 책에 그대로 녹아져 들어가 담겨져 있다.


삶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찾아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래는 절망, 고통, 시련, 포기 등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겪고 싶지 않아 외면하거나, 도망치거나, 생각하지 않을려고만 했다.

오히려 그럴수록 더욱 그 속으로 빨려들어간다는것을 모르고 말이다.

나도 그랬다. 시련이 찾아왔던 시기도 있었고, 고통이 있었던 날들도 있었으며, 절망의 나날들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냥 그 기분과 느낌이 너무 싫어서, 이런 내 모습이 보고싶지 않아서 얼릉 벗어날려고 발버둥을 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벗어나기는 커녕, 기력이 딸리고, 힘이 들며, 나를 더 깊숙히 끌어당기는 걸 느끼게 되었다.


만약 그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하고 생각이 들곤 한다.

지금이라도 이 책을 만난게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느껴지며, 저자와 책에서 말하는, 서둘러 절망을 극복하려 하기 보다는,

짧든, 길든 절망을 극복하는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라는걸 알게 되었다.


나도 책을 좋아하고, 독서하기를 즐겨하는 편이다.

책을 읽다보면 현실의 나는 없어지고, 오로지 그 책안에 빨려들어가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장르가 참 다양하고 많다. 허구도 있고, sf도 있지만, 가장 가까운 현실과 현실의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기도 한게 책이다.

그래서 저자가 투병생활동안 책과 이야기를 통해 극복해내 갈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구성되어져 있으며, 1부는 절망의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말해준다.

기존의 절망과 관련한 도서들은 찾아보면 은근 많다. 다만, 하나같이 공통점들은 절망을 극복하는 방법이나, 절망을 당하지 말라는 충고와 위로들로 되어져있다.

하지만 이 책만큼은 처음부터 구성도, 주제도, 시작과 끝도 다 다르다.

극복하는 방법도 물론 중요하지만, 절망은 나아라 뚝딱하고 말한다고 해서 순식간에 낫는게 아니지 않는가.

우리가 감기나 몸살에 걸렸을때도 약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바로 낫지 않는것처럼 말이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있는것처럼 절망도 고통도 시련도 다 시간이 걸린다.

병이든, 절망이든 극복하는데, 낫는 그 시간과 시기를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는지,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저자는 자세하면서, 친절하게 말해준다.


우리가 공부를 할때 플래너라고해서 계획표를 그날 하루치를 짜지 않는가.

변수 없이 무난하게 흘러가는 하루가 있는 반면, 변수가 생겨 오늘 세운 계획을 다 이루지 못하거나, 아니면 계획을 고쳐야 할때가 찾아온다.

그런것처럼 내가 세운 계획대로, 목표대로 무조건 이뤄지지 않는게 삶이며, 인생이다.

또는, 어렸을때 부모님이 내 아이는 일류대학의 의사, 변호사를 하게 만들겠다라는 원대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아이를 그에 맞춰 플래너를 짜고 키운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아이가 로봇이지 않는이상, 처음에는 잘 따르다가도, 어느정도 나이를 먹고

사춘기가 찾아오고, 반항을 하기 시작하면 부모가 세운 계획과 목표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 처럼 누구나 자신이 세운, 혹은 부모님이 세운 각본대로 살아갈려고 노력을 해도 잘 되지 않기 마련이다.

그럴때 욕심내면서, 무식하게 할려고 하기보다는 수정을 해야 한다. 그 수정을 어떻게 하는냐에 따라, 그리고 수정을 하면서

내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 세운게, 내가 세운게 맞다고 우기기보다는 고쳐야 할 때는 과감하게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해온 방법이나, 행동이나 생각이 잘 못 되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슬플때나, 괴로울때, 우울할때 벗어날려고, 극복할려고 내가 느낀 감정과 반대의 괜히 웃긴 영상이나,

즐거운 노래나, 예능 프로그램, 만화책 등을 본다. 일부러 말이다. 그러면 해결 될 줄 알아서, 더이상 느끼지 않을 줄 알고 말이다.

그런데 그게 착각이자, 잘못된 방법이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슬프고, 고통스럽고, 괴롭고, 절망스러울수록 더 그것과 비슷한 걸 찾아서 듣고, 보고, 읽어야 한다.

한 번은 우울했을때, 슬프고 잔잔한 멜로디의 음악을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옛날에 말이다.

그때가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났는데, 한 곡만 계속 반복해서 들었었다.

한순간에 극복하고 치유된것은 아니지만, 그날만큼은,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개운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딱 독자가 정해진 도서는 아니다. 누구나 읽어도 좋고, 무방하며, 오히려 읽으면 읽을수록 매료될 것이다.

우리 모두 마음의 아픔이나 병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다만 그것을 모른척, 외면할 뿐.

마음은 땅바닥에 내팽겨쳐질때도 있고, 바다 속 깊은 곳까지 잠수할 때도 있다.

그럴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원인과 이유와 해결책을 찾는것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생각지 못한 그 시기에 초점을 두고, 집중을 하는게 어떨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2부에서 알려주는 어떤 책과 이야기를 듣고, 읽어봐야 좋을지 추천해주고, 알려준다.

저자가 직접 겪은 절망의 시기를 보낸 경험이 녹아져있기에 어찌보면 무덤덤해보지만, 다르게 보면 제대로 된 공감과 위로를 불러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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