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맘조리
김재호 지음 / 레드박스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를 보면서 기존의 수많은 책들의 표지는 알록달록하고 이쁘고, 뭔가 화려하거나 시선을 사로잡는표지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의 표지는 일러스트레이터분이나, 전문가의 솜씨로 탄생한 그림이 아니라는건 알 수 있다.

누가 그렸는지 궁금했었는데, 토닥토닥 맘조리 란 책의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뭔가 잘 그렸다고는 말 못하지만, 투박해보여도 뭔가 따뜻함과 정이 느껴졌다.

또한, 이 책이 담고있는,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그려낸것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오히려 정이 가서 난 좋았다.

김재호저자는 키보드로 치는 정형적인 폰트로 된 글씨체보다는, 직접 자신의 손으로 쓴 '손글씨'를 선호했고, 그 마음이 닿아 이 책은 다른 책과 다르게

저자의 실제 손글씨와 직접 그린 그림을 볼 수가 있다.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서였을까, 이상하거나, 낯설게 다가오지 않았다.

몸조리는 들어봤어도 맘조리는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어?했지만 계속 제목을 읽다보면 입에 착하고 감기면서, 그 의미와 뜻을 따로

검색해보지 않아도 웬지 알 수 있는 기분이 들었다.


총4개의 파트로 나뉘어져있는데, 각각의 파트의 제목들이 예사롭지가 않고, 어쩜 이렇게 재치와 센스를 겸비한 공감백배의 제목을 지엇는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과학과 의학이 발전하다보니, 어느새 백세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앞으로 더 수명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니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갈피를 못잡겠다. 왜냐하면, 살면서 인생을 그렇게 길게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내 나이의 숫자보다 아래인 사람들보다는 그래도 꽤 산편이다.

꼭 겪어야하고, 지나와야하는 학교생활을 하면서, 사회에 발을 내딛으면서 참으로 많은 고생을 했다.

몸이 힘든것도 있었지만, 마음이 힘들고, 고되고, 아펐다. 오히려 몸이 힘든게 낫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마음이 아프면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거나, 멍하니 멍때리기를 자주했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왜 화가나는지 아는데 어떻게 손을쓸 수가 없으니,

더 답답해지고, 숨이 턱하니 막혀져왔던 적이 여러번 있었다. 그때가 아마 몸살을 앓는것처럼, 맘조리를 겪었던 때가 아닌가 싶다.


그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나름 약까지는 아니어도, 처방전을 받은 기분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지, 내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할지

그래도 생각이라는걸 할테고, 실행을 해보았을텐데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고 그저 시간이 흐르기만을, 아무것도 안하면 저절로 나아지기만을 기달렸던것같다.

저자의 그림과 짧은 문장과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순식간에 책의 반을 읽고있었다. 그럴정도로 지루하거나, 복잡하거나, 길고 구구절절한 문장들로

이뤄지지 않아서 더욱 빨리 읽게 된것같고, 반복적으로 보게되고, 혼자서 중얼중얼 대면서 읽을 수 있어서 머릿속이나 마음속에 더 확실하게 각인이 되었다.

내가 표지의 그림처럼 내 마음을 한 번 열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마음속에 있는지, 아니면 저 바닥을 뒹굴고 있는지 알아야

위로 올려서 토닥거려주고, 밥도 먹여주고, 약도 줄 수 있을테니 말이다.


p22-23 월요일에 주문하고 5일 기다리면 토요일하고 일요일이 온다.

여지껏 그랬고, 앞으로도 이 이틀이 오면 버선발로 마중을 나간다.

아, 어떻게 요일을 택배처럼 표현하고 묘사했는지 참 기가막히면서 센스가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현재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이 수요일이니 앞으로 이틀만 지나면 주말이 돌아온다.

그 주말을 맞이하기위해 나도 지금부터 꽃단장을 해야겠다. 그래서 열심히 단장하고 마중나가 맞이하고,

다시 월요일이 오면 주문하고 올때까지의 5일을 열심히 살아보고, 참아보려한다.

택배라고 생각하면 그 한주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꺼같고, 설레임과 두근거림으로 평일을 보낼 수 있을꺼 같다.

내가 주문한건데 무슨 물건이 오는지 아는데도 그렇게 주문하고나서 택배가 오는 그 날까지가 얼마나 기달려지는지. 참 사람 마음이란.

월요병에 걸리지않고, 무사히 보낼 수 있을 비법이자 묘책같다.

 

 

 

 

시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든 구절들이, 문장들에 제목이 따로 크게 적혀져있지 않다. 그래서 없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맨 위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제목이 적혀져있다. 읽다가 제목은 없나하고 찾다가 발견했다.

진짜 너무 깨알같이 작게 적어놔서 눈치있거나, 세심하게 보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찾기 힘들꺼같다.

그런데 오히려 상상도해보고, 예측, 추리도 해볼 수 있어서 나름 재미있기도 하다.


p94-95 너무 금방이면 밍밍하고 오래두면 떫다. 사람사이 타이밍-샤샤샥

정말 짧지 않은가. 하지만 이 말이 하고싶은 뜻은 제대로 전달되서 온다.

길다고 좋은건 아닌것같다. 정확히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 책을 읽은 독자에게 전달이 되고, 가슴에 와닿으면 짧아도 좋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림이 그려져있는데 제목을 몰라도 그림만 봐도 얼추 제목이 추리가 된다.

컵안에 액체가 담겨져있고, 티백같은 모양이 그려져있다. 그냥 바로 연관되지 않는가. 제목이 티 타임이다.

티를 좋아해서 차갑게도, 따뜻하게도 우려마시는 편이다. 그래서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티를 마셔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잠깐 놨두면 뭔가 부족한 밍밍한 맛이 난다. 난 영양소를 다 마셔주겠어라는 생각으로 오래 둔적이 있다.

그랬더니, 결과가 떫다. 떫다못해 쓰다. 마시다가 도저히 못 마신적이 있다. 욕심을 너무 부린탓이었다.

티를 우리는것만 봐도 사람사이의 타이밍도 알 수 있구, 욕심과 절제도 알 수 있는것 같다. 참 신기하면서 예상치못한곳에서 발견과 깨달음을 얻는다.


'토닥토닥 맘조리' 란 책은 위로만 해주는 에세이형식이 아니라서 더 기억에 남고, 읽으면서도 계속 읽고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웃게도 만들고, 맞장구도 치게 만들고, 눈가에 눈물이 맺히게도 해주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면서 정작 위로도 같이 해준다.

소홀히하고, 내팽겨쳐둔 많이 다치고, 아파한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것같다.

읽으면서 예상치못한걸 알게되기도해서 많은걸 배우기도하고, 깨달아가서 너무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