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들여다보는 사람 - 한국화 그리는 전수민의 베니스 일기
전수민 지음 / 새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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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책의 표지도 낯설게 다가왔다. 제목이나, 표지를 보면 그 책의 주제라든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어느정도 짐작이 가는데,

도통 이 책은 짐작은 커녕, 자그맣게 적혀진 글씨를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왜 제목을 '오래 들여다 보는 사람'이라고 정했는지, 다른 나라의 낯선 벽에 달랑 문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표지를 선정했는지,

확실히는 아니지만, 나름 추리와 책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알 수 있었다. 확실하진 않아도 그렇지 않을까?하는 추측일뿐이지만 말이다.


책의 저자이자 작가인 전수민저자는 실제로 한국화를 그리는 화가이시다. 한국의 전통이자, 한국 고유의 한지와 우리 재료를 사용하여 멋지기도하면서,

정서를 표현하는 화가로 알려져있다. 그래서 일까, 읽으면 읽을수록 전수민저자의 생각이나, 가치관, 똑같은 물건이나, 사물, 배경, 환경을 바라보는 시점과

생각이 일반사람들과 다르다. 그것도 많이. 오히려 독특해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이런사고로 바라보기때문에 우리가 감히 생각지도 못한

작품들을 만들어내시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게 만드셨다.


<오래 들여다 보는 사람>이란 제목의 책은 실제 전수민저자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한달동안 머물면서 쓴 편지를 담아낸 책이다.

편지라고하지만, 편지같기도하면서 일기같은 형식의 에세이형식이라, 읽다보면 편지인것같기도하면서, 일기같기도해서 둘 다를 읽는 기분을 느꼈다.

색다르게 다가오는 접근이 오히려 책을 손에 놓지 못하게 만들며, 저자의 말 한마디에 같이 공감하고, 동하고,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읽어내려갔다.


시작하는 부분에서 대놓고, 나는 전수민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솔직히 놀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유서를 써왔다는 말에 당황과 놀람을 느꼈다.

읽다보면 종종 죽음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기도하고, 죽는다라는 말도 서슴없이 뛰어나올때가있어, 왜 그런 생각을 하게되었는지,

왜 아직 창창한 나이와 앞길에 언제죽어도 좋다라는 생각을 하는건지 처음에는 이해가 안갔고, 실제로 그러실까봐 걱정이되었다.

하지만 약간의 반전이 있다면, 죽어도 괜찮을 만한 준비를 해오면서, 죽을힘을 다해 목록을 이뤄나갔고, 잘 살지를 다짐하는 글이 되었다는 부분에서

저자는 죽음생각이 있기보다는, 사람의 일은 모르기에, 준비는하되, 자신이 할 수있는한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삶을 살아가는것 같다.

 

마지막 문장에서 보고싶었다라는 한마디가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첫째날의 편지이고, 그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해요. 전수민저자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무사히 잘 도착을 했다.

가족들, 친구들, 아는사람들에게 전하는 말일 수도있지만, 전 웬지 이 편지의 보고싶었다라는 말이 미래의 이 책을 읽을 혹은 누군가 읽을지도 모르는

사람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싶다

 

 

 

 

 

이탈리아하면 베니스라고 말할정도로, 물과 빛의 도시로 유명하죠. 전 한 번도 가본적이 없어서 그저 책과 영상으로만 본게 끝이다.

그래서 낭만적이면서 꿈꿔왔던 곳이고, 잘 몰랐던 부분도 있었는데, 전수민저자의 솔직하면서 편지에 담긴 일상적인 일기를 보는거같애서

나도 모르게 같은 공간에 있는 착각도 들었고, 어떨때는 여행도서인가 싶을때도 있었다.

물 옆의 도시가 있고, 건물이 있다는게 참 신기하면서 합성같기도하고, 노을지는 모습이 낭만적이게 다가온다.

 

최소한의 도구로 나는 나만의 우주를 만들어낸다.

갑자기 무언가를 하겠다며 그와 관련한 각종 도구며, 재료 거기에 옷차림까지 싹 변하고 만만의 준비를 했던 사람들은

번번히 중간에 하다 포기하거나, 몇번하고 마는 경우가 있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다.

시작하기전에 준비를 하는건 나쁘지 않지만, 글에 쓰여진 말처럼 필요한것은 많지않다.

내가 무엇을 그릴지, 어떤 방식과 방법으로 그릴지, 어떤 주제와 이야기를 담아낼지가 중요한게 아닐까.

도구가 최소한이더라도, 한계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만의 우주를 만들어낼 수있는것처럼,

 

 

무슨 색깔인지 알고 산 색연필이지만, 그 안의 심지가 감춰져있고,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상은 모른다고 봐야한다.

꼭꼭 숨은 심지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심지를 둘러싸고있는 나무 꺼풀을 벗겨내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지않으면, 색연필의 진짜 색깔도, 그 안의 숨겨진 심지도 발견하지 못할테니까말이다.

나도 색연필을 깎아봐서 알지만, 서두른다고, 급하다고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여러번의 깎고, 깎고를 반복해야 조금씩 안의 고운 빛깔의 심지가 나오면서 나중에는 완전 나오게 된다.

인생이 색연필과 같다라고 생각해본다.

 

 

 

 

그림을 그리는걸 너무 좋아하고, 그리는것에 열망이 커서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뒤늦게, 미대의 진학을해 공부를 시작한 전수민화가이자 이 책의 저자.

역시 화가라는 직업을 떠나, 정말 그림을 좋아하고 열망이 크다는걸 알 수있는 대목이 바로, 화방만 가면 내 세상이다. 라는 부분이다.

나도 좋아하고, 관심가며, 내가 하고싶은 일이나 하고자하는 일과 관련한 곳에 가게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수가 없다.

특히, 서점이 대표적이다. 그 책의 냄새가 아닌 나한테는 향기이며, 그 많은 책들을 보면 어디다 눈을 두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라서 한참을 헤맨적도 많다.

그랬기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낸 이 부분에 공감을 안 할수가 없었다.

다른세상도 아닌, 내가 있는 곳에 단지 하나의 문일뿐인데, 그 문을 열고들어가면 다른 세상으로 나를 인도하며, 꿈을꾸게 만드는것같다.


베니스의 일기지만, 편지이기도 한 글을 읽으면서, 화가로써 간 것이니, 그림이나, 화가적인 부분이 막 나오는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일상적인 음식이야기, 음식사는 장보기 같은 이야기도 나오고, 약간 두서없는것처럼 보이기도하지만, 그게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자신이 화가인것이 언제나 좋다고 말하는 저자, 명찰을 달고 다니고 싶다는 말까지 하는걸 보면서, ​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는 사람이 과연 한국에서 얼마나 될까?하는 궁금증이 떠올랐다.

아마 대다수 없다라고 답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항상 고민의 화두가 일이며, 일 중에서도 좋아하는일 VS 잘하는일 로 구분지어 둘을 대결시킨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돈벌이나 미래가 불투명하고, 잘하는일은 잘할뿐, 좋아하지않아 하다가 포기하거나, 중도에 힘들어하며 지쳐버린다.

바보같은 대결이고,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화가인게 좋다라고 말하는 저 당당함과 자신감을 보라!

멋져보이면서,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일,  현재 하는일이 저자처럼 당당함과 자신감에 차올라 말할 수 있나 고민을 진지하게 해보았다.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구분지어 고민할 시간에 내가 더 무엇을 열망하는지, 회사를 그만두고 과감히 뛰어들 자세가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라고 말하고싶다.

 

 

 

벌써 열세쨋날이다. 제목이 인상적이라서 선택해보았다.

영상에서 그걸 본적이 있다. 외국인이 한국에 살면,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빨리'라고 한다.

'빨리'라는 말을 자주 쓰기도하고, 빨리되는 속도에 놀란다고 한다.

처음에는 빵 터졌지만, 지금은 참, 씁쓸하면서 좋기도하지만, 안 좋은 단점이자 부작용도 가지고있는게 없지않아 있어 그렇게 좋다라고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른나라에는 없다기보다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인터넷속도, 와이파이 속도와 너무 적은 와이파이 설치된 장소들.

한국사람이 외국을 가면 답답해 죽는다고 한다. 인터넷이 느리기도하고, 와이파이 터지는곳도 그다지 별로 없어서 항상 손에 쥐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기때문이다. 게다가 빨리에 익숙한 문화가 된지 오래라서, 느림의 미학이나, 기다림, 느긋함을 느낄 수도, 느껴본적도 별로 없다.

오히려 속이 터진다고, 답답하다고 말하는걸 들은 적도 있다. 열세쨋날에의 일기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성격이나, 서두르지 않는다는점을 말하고있다.

 

 

양 건물을 두고, 강이 한줄로 가운데에 흐르는걸 감히 상상을 해보았는가.

그리고 그 옆에는 자그마한 배가 있고, 건물들은 뽐내는것처럼 총천연색깔로 곱게 단장을 하고있어 시선을 사로잡고,

전수민 화가가 베니스를 보고, 영감을 얻고, 배우고, 많은것들을 놓치지 않을려고 했던점이 이해가 간다.

어부들을 위해 천연색으로 건물색을 입혔다는 기발한 생각과 어부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같이 느껴져서 그 나라의 문화와 마음을 알 수있어 참 좋았다.

기다림을 싫어하고, 지루해하기보다는 그 기다림을 어떻게 하면 즐기면서 기달릴 수 있는지, 그리고 기다림에도 때가 있다라는걸 배우고 깨달을 수있었다.

이상하게 편지와 일기형식이라서 나도 모르게 중얼중얼 거리면서 읽었던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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