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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때 천사였다
카린 지에벨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그는 한때 천사였다>라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과 책의 어두운 골목을 걸어가는 사람이지만, 그림자의 형태를 띈 표지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자꾸 가게되고, 프랑스 소설이라는 점이 더 와닿아서 읽게 된 책이다.
한국에서 프랑스 소설을 접하기는 쉽지가 않다. 물론 세월이 지난만큼 정말 많은 프랑스 작품들이 들어오고있고, 보기도하지만, 그렇게 쉽게 접하기는 아직은 어렵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자, 호기심에 읽은 책의 저자의 책을 이번에 또 만나게 되서 너무 좋았고,
과연 이번에 나온 책은 기존의 작품과는 차별성이 있는지, 아니면 비슷한지를 주목하면서 읽어내려갔다.
이 책의 저자이자 작가이신 카린 지에벨은 소설중에서 심리, 스릴러, 범죄 이런 장르를 좋아하거나, 읽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카린 지에벨의 작품을
읽어 본적도 있을것이다. 그녀의 기존의 작품과 <그는 한때 천사였다>을 비교하자면, 일단 다르게 전개되고, 똑같은 사람이 썼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심리스릴러의 아이콘인 저자가 이번 책에서는 스릴러보다는 좀더 인간의 심리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있다는게 느껴졌다.
주어진 운명이 있는 두 남자들이 그 운명으로 벗어날려고하는 행동과 생각들을 심리적으로 절묘하면서 세세하게 설명과 묘사를 하고 있다
두 명의 남자주인공이 등장한다. 물론, 다른 인물들도 등장하지만 이 두사람의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들을 계속 보고 있자면,
순간 우리나라에서 새로생긴 신조어인, 브로맨스가 떠올랐다.
브로맨스는 두 남성이 남녀사이의 느껴질법한 로맨스가 느껴진다고해서 불리운다고하던데, 그렇게 막 끈적이거나 그렇기보다는 두사람의 호흡과 생각,
행동들이 서로 잘 어울리면서 브로맨스를 일으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두사람의 나이차는 띠동갑을 훌쩍 넘는데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가 않았다.
주인공인 두 남자들은 서로 다른 환경, 다른 생활방식, 다른 직업, 각자가 처한 상황 등 이렇게 서로 하나도 맞물러지는것 없이,
정반대인 두 남자가 만나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있다.
두 남성의 이름은 프랑수아 다뱅, 폴 이다. 프랑수아 다뱅은 마흔 여덟이라는 나이에 잘나가는 변호사이며, 결혼도 한 몸이다.
하지만 어느날 병원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고만다. 바로, 자신이 뇌종양이라는것. 시한부라는것 이 두가지를 말이다.
마흔여덟이면 지금처럼 백세시대에 너무 이른 어찌보면 반 오십도 안된 젊은 나이에 하필 뇌종양으로 시한부삶을 살게 되다니...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자신이 시한부라는것도, 뇌종양이라는것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어 하는 모습, 고통스러워하고, 좌절과 어찌해야하는지 모르는,
그런 프랑수아의 행동과 생각을 심리적으로 잘 다뤄 나도, 읽는 독자도 같이 몰입해서 느낄 수 있을정도로 너무 자세하면서 그 슬픔이 전해져 온다.
프랑수아의 부모님은 몇달 사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너셨고, 프랑수아는 자신이 그리워하고 가고싶은곳은 엄마의 품이라는 말에 서글픔과 공감을 느꼈다.
또 한명은 폴이라는 이름의 암흑가에서 전직 킬러였다. 그리고 나이는 스무살.
그런데 킬러였다고 나이가 어리다고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행동이나, 생각하는면에서 모자르거나, 험하지 않을까 했던 내 예상을 무참히 깨줬던 인물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라든가, 말투가 차분하면서 약간 솔직하고 직설적이라 놀랐다.
프랑수아와 폴은 서로에게 짊어진 운명에 괴로워하다 만난 두사람은 서로의 대화를 통해 친밀한 사이가 되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보다는, 허물을 벗듯 탈피를 할려고한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이야기는 진행되지 않는다.
도피, 탈주, 쫓고쫓기는 상황의 연속. 긴박함도 있지만 그 안에서 나타나는 프랑수아와 폴이 가지고있던 마음들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기존의 작품을 보던것과는 다르게 작가의 필력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