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궁극적으로 역사를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사회 규범이란 살아 숨 쉬는 사회 유기체의 일부로서 기적처럼 존재하게 된 독립적 실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 P502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는 정상성이란 개념을 따져 묻고, 그 개념 한가운데가 실은 텅 비어 있다는 것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 P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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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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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속에서도 순진하게 미래를 믿고자 하는 그 마음, 돌아섰을 때 비로소 느꼈던 빛나는 행복. 지나온 시간이 켜켜이 쌓여 이루어낸 결말이 아름다웠다. 그렇게 사람이 사람을 구한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P119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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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재밌게 읽어서 읽고싶어진 <자연에 이름 붙이기>. 이 책이 우리 주변의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았다. 과학은 옳고, 각자의 움벨트를 가진 당신도 옳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지만, 동시에 존재해야 할 이유도 있다.
요즘 탐조 취미가 깊어지면서 주변의 새를 찾아보는 즐거움이 크다. 새로운 새를 볼 때마다 환희를 느끼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움벨트가 넓어지는 기쁨인 것 같다.
앞으로도 나는 내 움벨트의 영역을 넓히고 싶다. 세상을 더 넓게 인지하고 싶다. 생명의 범주가 사라져가더라도 생명은 분명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생명이 얼마나 가변적인지를, 깔끔한 틀과 범주에 들어가는 걸 얼마나 거부하는지를 분명히 밝혀주는 진실을 알아봄으로써 다윈은 자기도 모르게 분류학을 거의 불가능한 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 P112

움벨트는 우리 모두에게 강력하며 탁월한 쓸모를 지닌, 절대적으로 필요한 안내자이며, 그것이 없다면 낯설고 불확실해질 세계에서 우리가 현실에 굳건히 발붙이게 해주는 닻이다. - P242

생명은 모든 곳에서 끈질기게 버티고, 존재하고, 침입하고, 발산하고, 살금살금 다니고, 튀어나온다. 그리고 움벨트는(우리가 가격표와 상표가 붙은 물건들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마음껏 쓸 수 있으며, 생명의 세계에 대한 움벨트의 전체적이고 풍성한 시각을 한껏 흡수할수 있는 우리의 것이다. -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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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에 읽기 시작했더니 내리는 눈이 스산하게 느껴졌던 소설. 남은 것 없는 세상에서 남은 것을 함께 찾아가는 두 사람의 여정을 계속 응원했다. 겨울이면 생각날 것 같은 이야기였다. 이야기의 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상하게 변해 버린 세상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 같은 건 아주 별 볼 일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건 지금 숨을 쉬고 있느냐, 그뿐이며 아무도 숨을 뱉어 내는 인간의 속을 세세히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다. - P42

꼭 영원히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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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시즌에 읽겠다고 미루고 미루다 12월이 되어 펼친 책!
이 소설을 읽게 된 이유는 김산호 작가님의 표지 때문이었다.
<연옥당>으로 처음 알게된 작가님의 그림을 무척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 소설의 표지 또한 너무 예뻤다...거기에 SF고 크리스마스라니,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너무 궁금했다. 제목 때문에(덕분에) 크리스마스 때까지 독서를 미루는 핑계가 되기는 했지만!

아무튼 크리스마스 때 읽기 잘했다. SF와 크리스마스의 만남은 따뜻한 이야기가 되었다.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다 사랑스러웠다. 주인공인 나영도 좋았고, 그 다음으로는 상윤도 좋았다.(상윤의 경우는 성격과 엄청난 인내심이 좋았다.) 나영의 삶이 예상치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서 어떻게 살아가게될지 궁금했는데, 결국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따뜻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 좋았다. 어떤 미래에서든 잘 살아갈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

올해 크리스마스도 소설 속 지구인, 현실의 지구인, 그리고 외계인 모두 다치지 않고 따뜻한 곳에 있기를!

"나는 이렇게 생각한단다. 그건 결국 공생하려는 노력이었다고 말이야. 모든 존재와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지식의 지평을 넓힌 거라고."
스피커에서 나오던 노래가 끝나고 다음 노래가 시작되기까지 공백이 흐르는 동안 카페는 가습기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카페의 손님들마저아까부터 숨을 죽이고 계산대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나영아, 나는 언제나 네가 행복하길 바랐지. 어떤 방식으로 행복할지는 간섭하지 않았어. 그건 네가 결정할 문제니까.
늦었지만 한 가지 조언을 허락해주겠니?"
나영은 얼떨떨해하며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혼자 행복한 거보다 함께 행복한 편이 낫다. 그게 인류든,
나영이 너라는 사람 하나든 말이야. 믿어보렴."
- P104

"저는 착하면서도 화난 사람들이 좋아요. 착한 사람들이 더 화를 냈으면 좋겠어요. 슬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선함이라는 말에서 친절이나 온화함 같은 속성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P248

우리는 이렇게 다양해. 우리는 이렇게 멋진 일들을 해냈어. 우리는 보기보다 괜찮은 종족이고 더 잘 해나갈 수 있어. 나영은 보이저호의 레코드가 마치 과거로부터 전해 받은 호소문처럼 느껴졌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것도 아니라면 어쩌면 그냥 인류가 외계 문명에게 보내는 작은 금빛 선물이거나. 친구에게 인사를 건네고, 친구에게 사진을 보내고, 친구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것처럼. - P291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 P292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모두가 따뜻한 곳에 있기를 빕시다."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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