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작가님의 소설을 늘 읽어보고싶었는데
우연히 에세이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우리에게 게임, 픽션과 허구가 어떤 의미가 되어주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재밌게 했던 게임 얘기가 나올 때는 반가웠다.
깊이 빠졌던 게임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었는지.

유대를 쌓아 적의 공격을 버텨내 함께 승리를 했던 포켓몬들도 생각나고,
컨트롤 실력 문제로 은신에 실패해서 결국 모든 것을 전투로 해결해야 했던 호그와트 레거시 주인공도 생각나고.(나는 진짜 평화주의자의 길을 걷고싶었다...)
게임 속에서 우연히 만난 플레이어와 함께 순례길을 걸었던 저니도 생각나고...

김초엽 작가님의 픽션도 꼭 읽어보고싶다.

그래서 이 말은 마치 모든 이야기 매체에 건네는 위로처럼 들리기도 했다. 우리는 허구를 만들고 있다고. 어차피 이 모든 것은 다 거짓말이라고. 그래도 이 세계는 선명하게 아름답고, 우리가 초대한 이들이 여기서 행복했다면, 이것은 가치 있다고. 마치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물론 그 허구 속 행복은 짧고 허망하다. 언젠가 덧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렇지만 어차피 삶도 그런 것 아닌가. - P68

그리고 이 세계 속에서, 플레이어는 아주 미약한 자유의지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선택하기를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다는 환상‘을 믿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 P90

그 믿음이 픽션에 불과하다고 해도, 때로 삶에는 그런 픽션이 필요하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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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단편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사랑스러웠다. 모든 주인공들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오늘도 세계평화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가 제일 좋았다. 연결되는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디렉터스>도.

내가 주인공들을 응원하고 싶은 만큼,
주인공들도 나를 응원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어떤 근거가 없어도 앞날이 괜찮을 거라고,
앞으로는 더 나아질 거라고 믿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할 때가 있다.

아무렴 어때. 망치더라도 혼자 다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덜 괴롭겠지. 아니 그보다, 연습하면 나아지겠지. 아직은 처음이니까. - P133

"고마워 걱정해 줘서. 그런데 우리는 괜찮을 거야."
나는 알아.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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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좋았던 단편은 <그때는 그때 가서>, <달리는 무릎>, <비눗방울 퐁>이었다.
이별을 겪고 이겨나가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을 포근한 상상력으로 응원해주는 이야기가 많았다.
내가 잘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괜찮다는 기분이 드는 이야기들도 좋았다.

세상에는 나쁜 이상함, 유해한 이상함이 있고 좀 바보 같지만 무해한 이상함이 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함, 그건 아무래도 잘못은 아니다. 이런 순간이라도 있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간담, 이 풍진 세상을.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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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에게 아침달 시집 9
김소연 지음 / 아침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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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에게 짝을 찾아주는 일 정도가 가장 어울리는 나에게도 스웨터에 오래 매달리다 보면 동그란 보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 P58

혼자 있을 때마다 나쁜 것들만 떠올리는데
나쁜 짓은 더 이상 하지 않아
가지런한 부추들
파릇한 부추들 - P14

나는 할 겁니다. 무엇을요. 무엇이든요. 어떻게요. 방법은 없지만 어떻게든. 방법이 없다는 것과 방법은 있지만 방법을 아는사람이 없다는 것은 얼마큼 다릅니까.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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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지구별 인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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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서운 건 세상이 말하게 하는 말을 자기 말이라고 믿는 거야. 당신은 달라. 그러니까 당신은 분명히 포하피핀포보피아성인이야." - P278

"이 별에 와서 당신과 결혼하길 잘했어." - P280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을 것."
나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 목소리가 오른쪽 귓속에 내려앉아 서서히 고막을 흔들었다.
이날, 내 몸은 온전히 내 것이 됐다. -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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