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저기행 - 책으로 읽는 조선의 지성과 교양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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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의 대가 박영규 작가의 새로운 책을 만났다. 이미 <조선반역실록>, <깨침의 순간>을 통해 작가의 지식과 통찰력에 감탄한 터라 이번 책도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이 책은 '책으로 읽는 조선의 지성과 교양'이라는 부제답게 조선시대 유명한 서적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은 5가지 분야에 따라 조선시대 명저를 분류하고 그에 따른 설명을 재미있게 이어가고 있다.

1부 : 정치 명저 - 정약용 <목민심서>, 성문 헌법 <경국대전>
2부 : 역사 명저 - 이순신 <난중일기>, 이긍익 <연려실기술>, 유득공 <발해고>, 유성룡 <징비록>, 안정복 <동사강목>
3부 : 기행 명저 - 박지원 <열하일기>, 하멜 <하멜 표류기>, 최부 <표해록>
4부 : 실학 명저 - 이익 <성호사설>, 이중환 <택리지>, 박제가 <북학의>
5부 : 의학 명저 - 허준 <동의보감>, 허임 <침구경험방>, 이제마 <동의수세보원>

 

 

관리가 교체되어 갈 때에 기생들은 웃고
여종들은 눈물을 줄줄 흘린다면,
그 관리는 필시 훌륭하고 청렴한 관리다.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나온 글이라고 한다. 이 문장을 접하는 순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국민들이 울면서 보내야 했던 한 대통령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눈물을 흘릴 때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진정 반성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래서 세상은 돌고 돈다는 건가.

 

이렇듯 명저는 시대를 초월하여 언제든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진리. 조선 명저로 꼽힌 이 책들에는 그런 진리가 담겨 있다. 그래서 시간이 한참 지난 오늘날에도 큰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난중일기'라는 제목을 단 사람이 이순신 장군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드물다.
사실, 이순신은 '난중일기'라는 책을 남긴 적은 없다.
본래 이순신의 전란 일기엔 제목이 없었다.
이 일기에 제목을 붙인 사람은 정조 19년에
<이충무공전서>를 편찬하던 편찬자였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난중일기>라는 제목을 이순신 장군이 붙인 게 아니라 후에 일기를 편찬한 사람이라니. 이 책은 단순히 명저에 대한 내용만 분석한 것이 아니라 당시 시대상과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겠는지에 대한 다양한 추론까지 이어져서 읽을 거리가 많았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내려온 명저만큼, 우리 후손들에게 대물림될 현대 명저가 있는가. 아마 손에 꼽힐 정도로 요즘 글의 편차가 심하다. 누구나 책을 쓸 수 있지만, 아무나 명저를 집필할 수 없는 듯하다. 그래서 조선 명저가 더 위대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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