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의 철학 - 대전환의 시대를 구축할 사상적 토대 코로나 팬데믹 시리즈 2
김재인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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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세상. 역사책에서나 본 세기의 변화가 지금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 사회와 경제 흐름을 내다보는 책은 많았지만 철학에 대한 생각을 담은 책은 처음 읽게 되었다.

<뉴노멀의 철학>(김재인 지음 / 동아시아 / 2020)은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김재인 교수의 책으로, 뉴노멀 시대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해석,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인문학의 탄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철학자답게 니체와 들뢰즈, 칸트, 흄 등 시대를 이끈 철학자들의 다양한 관점과 시선을 재해석하고,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설명해 준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라. 그렇게 행동하라. 이런 행동 규칙은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 누군가 농담으로 아무렇게나 살겠다고 말할 수는 있으리라. 하지만 그 행동과 행동 결과가 영원히 반복된다면 그렇게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보통 시대가 지나고 난 후에야, 시대가 전환 국면을 맞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은 과도기, 격변기로 생각될 만큼 그 변화가 체감되는 걸 보면 코로나19의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과연 '뉴노멀'의 기준은 무엇인가.

김재인 교수는 이 책에서 '뉴노멀'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조건으로 3가지를 꼽는데, 기후 위기와 코로나19 등의 전염병,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그것이다. 매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껴지는 기후의 위기. 이것도 보통 일이 아니나 현재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가 야기한 이 위기는 어떤 것과도 비교되지 않는다. 오죽하면 새로운 시대라고 불리는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4차 산업혁명이 세계를 주도하고,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최첨단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던 시기였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것이 멈추고, 코로나만 창궐하는 느낌이다. 이런 때, 넋을 놓고 있다간 어려움이 더해갈 수 있다. 그래서 위기를 극복하는 철학과 사상이 필요한 법이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철학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아는 철학자도, 모르는 철학자도 있었지만 그들의 의견과 저자의 해석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뒷부분에는 저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인문학'의 모습을 제안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저자는 문과와 이과의 구분을 없애자고 한다. 아니, 아예 문과를 없애자고 한다. 처음엔 깜짝 놀랐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문과를 없앤다는 것이 문과 과목에 집중하는 학습 방식을 없애자는 것이었다.

내가 제안하고 싶은 교육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중등교육과정에서는 문과를 폐지하고 모든 학생에게 수학과 자연과학을 포함한 동일한 내용의 필수 공통과목을 가르쳐야 한다.

2. 학부에서의 고등교육은 뉴리버럴아츠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3. 전문 지식과 기능은 대학원에서 떠맡아야 한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수학과 과학 중심으로 교육하고, 학부에서는 문과와 이과, 예술을 접목한 '뉴리버럴아츠'를 적용하며, 그 중 전문 분야는 대학원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 '문송 세대'의 입장에서는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논리와 해답이 있는 수학이야말로 탄탄한 기초를 세우는 데 결정적인 과목이 되리란 생각도 든다. 또한 저자는, 국어 과목을 없애고 문학의 비중을 더 늘릴 것을 제안한다.



우리가 지금까지도 '인문학=문.사.철'이라고 생각한다. 즉, 인문학의 중심은 문학, 역사, 철학이라는 것. 그런데 저자에 따르면 이 개념이 일본에서 그대로 온 개념일 뿐 지금 세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수학과 과학적 접근과 인문학적 소양이 맞물려야 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여전히 인문학이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드는 게 혹시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본다.

그래서 저자는 '새로운 지식을 스스로 획득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1.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 가까운 미래의 유망 직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어렵다.

2. 기대수명이 늘어나서 첫 직업이 평생 직업이 되리라는 보장이 전혀 없다.

3. 대학 전공은 유효기간이 아주 짧아졌다. 매번 새롭게 배우고 익혀야 하므로, 학습은 곧 일상이 되었다. 이제는 사회에 진출하기 전까지 학교에서 스스로 학습하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저자의 이런 의견에,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도 적극 동의한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입시', '성적'이라는 게 발목을 잡을 것이며, 수많은 방해 요인들이 등장할 것이다. 저자도 그걸 우려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어디선가 이러한 생각과 움직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변화로 나아가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뉴노멀 시대'의 어디쯤 와 있는가.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음은 잘 알고 있다. 이 위기가 당장 사라질 수 없음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시대에 어떤 생각과 철학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삶과 교육. 이 두 가지 측면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은 의의가 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서라도 변화는 분명 필요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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