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와 빵칼
청예 지음 / 허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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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와빵칼 #청예

참 공감이 가는 소설이다. 개인적인 나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동시에 우리 사회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한다. 나와 같은 소시민들은 여러 가지를 신경 쓰며 감정 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을 읽으며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들었다. 통쾌하기도 하면서도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어떻게 이러한 내용을 생각했는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 분노의 시대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화가 나 있다. 자신이 화가 난다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칼로 찌르는 충격적인 뉴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자신의 개인적인 분을 참지 못해 상습적으로 원생을 구타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댓글을 보면 더 난장판이다. 입에 담지 못할 말과 조롱이 난무한다. 운전을 해 보면 또 어떠한가? 난폭 운전, 보복 운전, 차에서 내려 구타 등 여러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들이 생겨나는 원인이 무엇일까?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기온이 이상해서?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사람의 뇌가 날카로워졌나? 아니면 빈부격차가 심해져 상대적 불평등으로 인한 피해의식 때문에? 아니면 지나친 물가 상승으로 서민 경제가 팍팍해져서? 정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스트레스가 최대치에 달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 책은 타인이 보기에 착한 사람이었던 주인공이 어떠한 센터에서 뇌 시술을 받은 후 자신의 본능을 있는 그대로 방출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의 주인공과 비슷하다. 사실 착한 사람 콤플렉스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사에서 대학원에서 가정에서 양보하고 배려하는 삶을 산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된다’는 속담은 오늘날에도 통용된다. 특히 MZ 세대의 경우 일반 직장의 퇴사율이 무척 높다고 들었다.

이 소설은 그러한 우리 시대를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 책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사실 누구나 마음속으로는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의 이야기에 섬뜩하면서 끌리는 이유일 것이다. 나쁜 사람이 되어도 좋다. 그런데 그게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일까? 재미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소설이다. 꼭 한번 읽어 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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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 - 강인욱의 처음 만나는 고고학이라는 세계
강인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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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에도 과거로 가는 이야기들이 유행처럼 많이 등장하고 있다. 나도 과거로 가서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가지고 부와 명예를 차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 보게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러한 일은 일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가 과거를 만나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는 살면서 한 번 이상 박물관에 가 봤을 것이다. 그곳만큼 과거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은 없다. 옛날 사람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물건들과 입었던 옷을 통해 과거 사람들의 생활상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또 어떠한 역사적 사건들이 있었는지 유추해 보게 된다. 그렇다면 그러한 유물들은 누구의 노력을 통해 우리를 만나게 된 것인가? 많은 고고학자들 덕분에 우리는 그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책은 고고학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것을 다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고학에 대한 오핼르 밝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어떻게 발굴을 하는지, 고고학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은 무엇인지, 고고학자들의 애환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또 고고학과 고고학자의 미래에 대해서도 다루거 있기에 더 흥미롭다. 평소 고고학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무척이나 유익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고고학에 큰 관심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흥미를 가지고 읽을 만하다.

특히 대한민국은 상대적으로 좁은 땅 안에 많은 인구가 밀집하여 살고 있다. 산지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과거부터 사람들이 주로 모여 살던 지역도 정해져 있었다. 온 국토가 유적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도 선사시대 유적지가 있을 정도다. 고고학이 그렇게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말이다. 한 번쯤은 읽어 볼 만한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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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쳐 돌아가는 저녁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손홍규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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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무엇인가? 국문과를 나오고 나름 책을 읽었다면 읽었지만 여전히 문학이 무엇인지 쉽게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다. 뭔가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 내 삶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시대의 아픔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문학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그렇지만 문학하면 느껴지는 정서가 있다. 그리움? 아련함? 해질 녘에 의자에 앉아 노을을 보며 드는 노곤함, 안식, 피곤, 내게 문학은 그런 느낌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문학에 대해 생각했다. 저자가 문학을 언급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계속 그런 생각이 났다. 이 책은 분명 산문집이지만 시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했다. 분명한 메시지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모호하기도 했다. 다양한 에피소드마다 조금씩 차이도 있었는데 절망이 처절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가난이 뼛속까지 와닿는 부분도 있었다. 책을 읽으며 고향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고 여행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늙는다는 것에 대해서도 튀르키예라는 조금은 낯선 나라의 문학과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또 우리의 아픈 현대사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군부 정권, 노동자, 가깝게는 세월호까지, 2024년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지만...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결국 문학, 글쓰기, 작가, 이 단어가 나에게 가장 남는 말이었다.

난 작가가 되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를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아서 그런 작품을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국문과에 갔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글을 써 본 적이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책 중간에 은퇴를 말하지만 나는 데뷔조차 해 본 적이 없는 것이다. 언젠가는 나만의 작품을 써 봐야지 하면서 시간만 흐르고 나이만 먹고 있다. 이게 은근히 내 마음 한 켠에 남았나 보다. 이러한 나의 정서가 이 글과 뭔가 맞다. 마치 내가 쓴 일기를 읽는 것 같기도 하고 나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기도 했다. 술은 안 마시는데 마치 함께 술잔을 나누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뭐랄까? 참 맛있는, 운치가 있는 책이다. 왜 교유당에서 서포터즈의 마지막 책으로 이 책을 선정했는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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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다 화학이었어 - 주기율표는 몰라도 화학자처럼 세상을 볼 수 있는 화학책
누노 마울리데.탄야 트락슬러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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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화학이라고 하면 왠지 난해하다고 느꼈다. 문과생인 나에게는 아주 거리가 먼 학문으로 여겨졌고, 주기율표를 외우는 것은 무척이나 곤욕이었다. 고등학교 이후에는 화학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고 영화에서나 가끔 엉터리로 화학을 접하곤 했다. 그런데 아주 오랜만에 이 책을 통해 화학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화학에 대한 편견이 많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알고 보니 다 화학이었다. 정말 이 책 제목이 딱 들어맞는다. 화학은 여러 과학 분야 중에서도 우리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었다. 대표적인 화학 제품인 플라스틱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플라스틱을 적게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 많지만 플라스틱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 또 없어서는 안 되는 페니실린과 같은 항생제, 의약품도 다 화학자들이 발견하고 개발한 것들이다. 이처럼 화학은 인류를 구원한 필수적인 학문이다. 현재 우리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발전하고 있기도 하다.

기후위기로 말이 많다. 폭염과 폭우 등 각종 기상이변으로 사람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식물이 고통받고 있다. 어떻게든 탄소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잘 지켜지지 못한다. 이제는 과학적으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공기 중 가득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새로운 대체 자원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 소개된 인공 나뭇잎 이야기는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화학은 끊임없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것이다.

이 책의 첫 장에서는 사과와 인간이 어떠한 물질로 이뤄져 있는지 소개한다. 내가 스마트폰보다 구성 물질이 적다니! 신기했다. 정말 색다른 관점이었다. 화학은 여전히 어려운 분야다. 그렇지만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애쓰는 분들이 있다면 그 어려움은 줄어들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정말 재미있었다.

출판사 북라이프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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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 - 겹겹의 인물을 통해 본 역사의 이면
조한욱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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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말 중에 하나가 빨리빨리. 이건 예전부터 그랬던 것 같다. 한국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도 빨리빨리라는 말은 알 정도다. 요즘은 SNS를 비롯하여 유튜브가 등장하면서 더 빨라진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는 와이파이가 발달해 있어서 어디를 가나 스마트폰을 보고 듣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즉시 검색해서 확인이 가능하다. 무수히 많은 정보를 아주 쉽게 얻을 수 있다. 정말 편리해졌다.

 

그런데 쉽게 얻은 정보는 쉽게 잊어버린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의 뇌와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매체를 많이 접하는 사람의 뇌를 비교해 보면 다르다는 뉴스를 본 적도 있다. 요즘 사람들의 기억력이 점점 쇠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책을 읽지 않는 한국인! 예전부터 계속 나오는 말이지만 개선될 기미는커녕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이럴 시대에 책은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이 책은 정말 보석 같은 책이다. ‘소소한 세계사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 곳곳의 다양한 인물, 역사, 정보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330여 개의 이야기를 3장에 걸쳐 다루고 있다. 맨 뒷장에 보면 주제별로 이야기를 모아 안내하고 있어서 관심 있는 이야기만 먼저 읽어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문학 분야의 이야기들만 따로 쪽 수를 제시하고 있어서 먼저 읽어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책이 아니라면 내가 어떻게 시대를 뛰어넘어 세계 곳곳의 다양한 이야기를 알 수 있겠는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는 기쁨이 참 컸다. 재미와 유용성을 모두 잡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이신 조한욱 교수님은 10년에 걸쳐 칼럼을 써 왔다고 한다. 10년이면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닌데 그 시간 동안 모아온 글의 깊이가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각 에피소드는 2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2페이지라면 비교적 짧다고 할 수 있지만 읽어보면 그 내공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다양한 지식으로 꽉 차고 한층 더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계속 칭찬해도 부족한 것 같다. 한번 읽어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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