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감각 -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는 법
바비 더피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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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어느 때보다 세대간, 젠더간 갈등이 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때 각 정당은 의도적으로 그러한 갈등을 부추겼다. 특히 세대간 갈등은 오랜 시간 동안 회자되었던 이야기다. 수천 년 전 이집트의 벽화에서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하지 않는가? 요즘 이 사람은 꼰대인가 아닌가라는 말이 계속해서 각종 매체에서 등장한다. 또 치솟는 집값과 부족한 청년 일자리는 우리 사회의 세대간 갈등을 끊임없이 드러내는 주요 화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세대간 차이는 극심한 것일까? 그 간극이 너무나 벌어져서 더는 돌아올 수 없는 것인가? 이 책의 결론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라는 것이다.

 

이 책은 코호트와 생애주기, 시대 영향이라는 세 가지 주요 관점에서 각 세대를 살펴본다.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Ipsos 설문을 기반으로 한 실증 데이터를 가지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뜨린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한데 저자는 10가지 주요 주제를 데이터에 기반하여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 주제는 우리가 실제적으로 고민할 뿐만 아니라 요즘 논란이 되는 영역이 많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한다. ‘언제 태어났는지로 다른 사람을 판단할 수 있을까? 쉽게 구별 짓고, 대책 없이 오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 그것이 실제로 상당 부분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여러모로 흥미를 주는 요소가 많다. 우선 세대간 갈등이라는 것이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청년 실업, 출산율 저하 등이 전세계적으로 상당히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인터넷이 등장하고 스마트폰이 개발되면서 세계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 같다. 세대간 갈등이나 편견은 전세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측면이 많다. 다양한 통계자료를 통해 세계의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데 최신 자료라 오늘의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많다. 이 책을 지금 당장 읽는다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많을 것이다. 특히 교회와 같이 침체를 겪고 있는 곳이라면 요즘 사람들의 특징과 고민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각종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하기에 적절한 내용도 제시된다.

 

우리는 쉽게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언론의 영향이든 수천 년간 내려온 인류의 고정관념이든 나에게도 존재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고 클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객관적으로 이 시대를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참으로 적절할 뿐만 아니라 유용하다. 이상한 말들로 우리를 현혹하는 집단은 늘 존재한다. 그런 자들에게 끌려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책은 꼭 읽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어 봐야 한다. 적극적으로 세대감각을 추천한다. 나도 한 번 더 읽어 볼 생각이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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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페더 사가 2 - 북쪽으로 가지 않으면 먹히리라 윙페더 사가 2
앤드루 피터슨 지음, 김선영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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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디자인이 참 멋지다. 놀라운 판타지의 세계가 펼쳐질 것만 같다. 하지만 우선 페이지가 무려 750쪽이 넘기에 조금은 망설이지게 된다. 무척 방대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고 선뜻 도전하기가 쉽지 않게도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붙들고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면 시간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추석 연휴에 여유가 있기는 했지만 그만큼 이 책은 사람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예전에 해리포터를 읽었을 때 느꼈던 그 쾌감을 이 책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에어위아라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작가가 이러한 세계를 상상력으로 창조해 내었다는 것이 놀랍다. 이름없는 네그의 침략으로 철저히 파괴된 어니러 왕국의 왕자와 공주인 주인공은 자신들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서 그들의 손을 피해 얼음평원으로 도망하고자 한다. 그러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장대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형제간의 갈등과 사랑, 배신과 화해, 협력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권도 읽어 보았지만 2권은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더 흡입력 있게 다가오며 한 권의 책으로서의 완성도도 뛰어나다.

 

이 책은 단순히 재미있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 작가의 상상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고 이곳에서 묘사되는 경치는 직접 눈앞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숲속의 괴물들이나 다양한 악당들과 마주칠 때는 내 심장이 조여드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희망을 잃어버릴 듯하다가도 다시 희망을 되찾는 계속되는 반전의 이야기 전개는 독자가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 같은 느낌까지 준다. 정말 멋진 책!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단순히 서평단이라서 하는 빈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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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 경계인이 바라본 반세기
도널드 리치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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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태어난 나라보다 타국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인물들은 역사 속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기독교 선교사들이 그러하고 어쩔 수 없이 타국에 볼모로 끌려간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다. 오늘날에도 사업이나 개인적인 흥미 등을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국을 떠나 새로운 나라에 가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등의 나라에 흥미가 많고 기회가 되면 살아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미국의 작은 도시 리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도널드 리치는 20대 중반부터 평생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살았다. 그에게 일본은 낯설고 신기한 탐구의 대상이자 자신에게 자유를 주는 곳이었던 것 같다. 그는 일본에 속한 듯하면서도 철저히 타자의 입장에서 일본을 탐구했다. 그런 그가 오랜 기간 일본을 관찰하며 쓴 20편의 글이 이 책에 나타나 있다. 그는 일본에 대해 다양한 주제로 짧은 글을 썼는데 영화, 문자, 파친코, 패션, 키스, 어크맨, 망가, 거리두기, 열차, 이미지 산업, 자동차 문화, 여성 등 그 내용이 광범위하다. 일본인이 아닌 나는 그의 입장에서 일본을 관찰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일본인이 쓴 글이 아니기에 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그가 바라본 일본의 모습에서 한국 사회나 문화의 모습을 조금 엿볼 수도 있었다. 또 어린 시절 알게 모르게 받았던 일본 문화의 모습을 이 책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내 직업상 일본인과 만날 기회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일본인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12장 일본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그의 이야기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또 교토에서 방문한 일본 산사의 정원과 같이 일본은 자연도 하나하나 계획적으로 구성한다는 이야기에도 공감이 갔다. 조금은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이 책은 일본인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일본의 모습을 흥미롭게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부러웠던 것 중에 하나는 도널드 리치라는 외국인이 오랜 기간 일본에 살면서 일본을 관찰하고 일본에 대해 책을 저술했다는 것이다. 한국에도 도널드 리치와 같은 인물이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한국에서 거의 평생을 살면서 한국을 관찰하고 연구한 누군가의 책이 있다면 꼭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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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 내 삶을 바꾼 아웃사이더 아트
이소영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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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아웃사이더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뭔가 고독하지만 강해 보이기도 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면서도 가까이 다가가기는 힘든 그런 사람? 아니면 그냥 찌질해 보이는 사람? 사람마다 아웃사이더에 대한 이미지가 다르겠지만 본인이 아웃사이더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잘 없을 것이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주류에 속하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저자는 미술이라는 자신의 분야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아웃사이더 예술가들에게 눈길을 준다. 왜냐하면 저자 스스로 자신이 주류에 속한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잘 알려지지 않은 보통의 사람이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일상을 지키며 묵묵하게 오늘을 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주목한 아웃사이더 예술가들은 바로 우리 보통 사람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이야기에는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소개된다. 청소부였던 사람, 우체부였던 사람, 수용소에서 그림을 그린 사람,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 여자라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사람, 농장의 노예였던 사람 등, 신분과 자신이 처한 상황이 다양하다. 처음부터 전문적인 화가로 교육받은 사람들은 잘 없다. 그리고 살아 생전에 자신의 작품이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은 진심이다. 당시에 주류가 아니었지만 그들은 묵묵히 자신의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 그들의 삶에는 감동이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그들의 삶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난 저자가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물론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의 삶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감동이 있지만 저자가 글로 던지는 이야기에 힘이 있다. 저자의 문장은 특별하다. 따뜻하고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을 찾고 조사하여 소개하는 저자의 노력에도 박수를 보낸다. 이 책 덕분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의 삶은 늘 불안하다. 어려움도 많고 타인과 비교하며 좌절하기 일쑤이다. 그런 우리에게 이 책은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준다. 우리와 같은 누군가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면 우리도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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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 - 인문학자가 직접 고른 살기 좋고 사기 좋은 땅
김시덕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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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로 인해 난리다. 태풍의 영향력 아래 있는 해안가 지역은 물론 홍수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내륙 지역까지 온 나라가 태풍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정신이 없다. 이러한 현상을 보며 우리가 살기에 좋은 곳은 어떤 곳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 책의 주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내용이다.

 

요즘 집을 돈을 버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아니, 사실은 한국의 현대사에서 부동산, 아파트 개발 등은 끊임없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주제였다. 우리가 알만한 대기업들도 건설업에 손을 대지 않은 기업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또 부동산으로 하루아침에 큰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 보았다. 요즘도 서울의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연일 보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는 집을 실제 거주하는 본래의 목적이 아니라 돈을 버는 수단으로 사용해 왔고 그만큼 관심도 많다. 이 책은 그러한 점을 인정하고 상세히 살펴보면서 한편으로는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내기도 한다.

 

저자는 직접 전국을 답사하며 연구하는 인문학자다. 그래서 부동산의 허와 실을 잘 알고 있다. 또 오랜 기간 공부한 내용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부동산의 역사를 국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는데 예를 들어 세종시 같은 경우 박정희 정권 때 일찌감치 계획되었었다거나 최근 들어 시행된 많은 프로젝트들이 6,70년 대에 이미 논의되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국가 정책이 정권이 바뀜에 따라 크게 바뀔 것 같으나 도시 개발만큼은 지속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세종시처럼 지방행정수도가 기획된 것이 남북관계와 연관이 있었다는 것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밖에 군부대와 재난 요소 등 도시 개발과 집값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사실 난 부동산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관심도 별로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러 책을 읽고 기사를 보면서 어느 정도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나의 삶에 실제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늦었지만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부동산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국가 정책에 따라 어떻게 도시가 개발되어 왔고 땅값이 상승해 왔는지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 의도적으로 기획한 부동산에 속아 덜컥 투자하는 실수를 막아 줄 것이다.

 

저자는 직접 전국을 답사하며 부동산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마지막에 하는 충고가 깊게 와 닿는다. 저자는 집을 살 때 본인이 살 집이 평지에 있는지, 언덕에 있는지, 교통편은 어떤지, 공기는 어떤지, 주변 환경은 어떤지 직접 가서 살펴봐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방법은 내가 살 곳(where to live)을 찾을 때뿐 아니라, 살 곳(where to buy)을 찾을 때도 참고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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