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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고등학생 때를 떠올려 본다. 벌써 아주 오래전 이야기이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모든 게 다 불안했던 것 같다. 이 책의 해솔이가 말하는 것처럼 많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구슬을 쌓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한다. 나는 그 구슬을 쌓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압박감에 힘겨워한다. 부모님의 기대까지 한 몸에 받기에 더 힘들 것이다.
외국에서 이주민으로 사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난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이기에 주변에서 수많은 이주민들을 만난다. 유학생뿐만 아니라 이주 여성, 이주 노동자 등을 만난 적이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은근히 타문화권에 대해 배타적이라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어려움이 상당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난 남성이다. 그래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주는 어려움을 잘 알지 못한다. 세상이 여성이 살기에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차별은 존재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여성이 약자인 경우가 많기에 강력 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거기에 대한 서글픈 뉴스를 종종 접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요 인물은 해솔, 콜로이, 엘리이다. 세 인물이 처한 상황에 차이가 있지만 바로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이고 호주에서 사는 이주민, 이방인이다. 그리고 여성이다. 그들이 왜 그렇게 일탈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호주에서 살아 본 적은 없어서 한국에서 생각하는 일탈의 정도와 다르다. 음주, 흡연, 노출을 넘어 마약을 하는 것까지 나타난다.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타인이 요구하는 대로 사는 아이들이 어떻게 어긋나는지 볼 수 있어서 좀 씁쓸했다. 그래도 해솔이 마지막에 타인의 기대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고 작가의 섬세한 심리 묘사에 감탄하게 된다. 손에 잡으면 순식간에 읽을 정도로 흡입력도 강하다. 이 책을 그 나이 때 청소년들에게 읽게 하는 것이 맞을지 조금은 고민이 된다. 하지만 읽으면 생각할 거리가 많을 것 같기는 하다. 내가 고지식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절한 지도는 필요할 것 같다. ㅋㅋㅋ 그리고 그 나이 때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꽤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