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바닷물을 재우거나 흔들어 깨우거나 미쳐 날뛰게 한다. 바다는 바람이 쓸고 지나가는 마당과도 같다. 바람이 없을 때 해면은 거울과 같다. 물 위에 고기비늘 같은 잔주름이 잡히면 실바람이고, 작은 파도가 생기면 남실바람이다. 파도의 대가리들이 부서지고 흰 거품이 일어나면 산들바람이고, 파도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옆으로 연대를 이루면 건들바람이다. 파도가 더 길어지고 흰 거품이 위로 치솟으면 흔들바람이고, 흰 거품이 파도의 전면에서 일어나면 된바람이고, 흰 거품이 대열을 이루어서 달려들면 센바람이고, 흰 거품이 부서져서 물보라가 날리면 큰바람이다. 물보라가 심해져서 시야가 흐려지고 파도의 대가리가 휘어지면 큰센바람이고, 흰 거품이 덩어리를 이루어 물 전체가 뿌옇게 보이면 노대바람이고, 큰 파도가 작은 파도를 때려 부수면서 달려들면 왕바람이고, 물거품과 물보라로 수면 전체가 뒤덮이면 싹쓸바람이다.-1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