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코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1997년 8월
품절


미래는 지금, 이미 벌써 당신의 손에 있다.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여태 어디론가로 향하는 길 위에 있었다.
지금도 그렇고, 뉴욕에 왔을 때도 정말 그러했다.
어딘가로 향하는 도중인 것이다.
옛날에는 그것이 피로하고 초조했지만 이젠 괜찮다.
길 위에 있을 때만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204쪽

쿠바는 정말 좋은 나라지만 나의 목적은 아니다.
목적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미래는 사라져버린다.
길 위에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즐길 때 나는 미래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죽는 것도 목적은 아니며(그것은 그냥 사고 같은 것이다)기본적인 것은 철조망 곁을 걸었던 어릴 적부터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 내 마음속에 늘 자리잡고 있던 '철조망'은 사라져버렸다.
즉, 지금 나에게는 뭔가 중요한 것으로부터 결정적으로 격리되어 있다는 감각은 없다.-205쪽

나는 지금부터도 어딘가를 향하는 길 위에 놓여 있을 것이다.
길 위에 있는 자는 안정감이 없고 늘 불안하지만 아마도 어떻게든 되어갈 것이다.
호세가 가르쳐준 댄스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내 몸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205쪽

"그는 이렇게 말하는군. 미래는 지금, 이미 벌써 당신 손에 있다고"
"이미 벌써?"
"그래, 이미 벌써"
그렇게 고하자 정령은 기쁜 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자신이 미래를 향한 길 위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미래는 지금 있는 것이 없어지고 지금 없는 것이 태어나는것임을 모르고 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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