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주 단풍이 절정이라는 말에 무거운 다리를 이끌로 꾸역꾸역 산을 올랐다.

산은 오르기 전엔 언제 다 올라가나 싶지만, 막상 오르기 시작하면 금세 정상에 도달한다.

'금세'라는 표현을 썼지만, 산행 횟수가 열 손가락에 꼽히는 나로선 정말 꾸역꾸역 아무 생각 없이 올라가야 겨우겨우 목적지에 도달한다. 

혹자는 산에 오르면 머리가 맑아진다고 하고, 혹자는 마음이 넓어지고 따뜻해 진다고 하고, 혹자는 자만심을 누그러 뜨려 줘서 산에 오른다고 한다.

나는, 정상에서 먹는 김밥이 맛있어서 산에 오른다.

아무리 맛 없는 것도 산에서는 맛있다.

입맛없는 여름에도 정상에서의 김밥 한 줄, 사과 한쪽은 군침이 돌게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꾸역 꾸역 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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