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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에 당첨되어도 회사는 잘 다닐 거지? - 마흔에 쓰는 방구석 속마음 일기
신재호 지음 / 파르페북스 / 2021년 7월
평점 :
#로또 에 #당첨 되어도 #회사 는
로또에 당첨 된다면 무얼 하시겠습니까? 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평생 모으기만 해도 힘든 금액이 한방에 들어오는 것이니 그만큼의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게 당연하다. 수중에 15억 정도가 들어오게 된다면.. 내 집마련 부터 먼저 하겠다는 사람들, 대출부터 갚겠다는 사람들, 타보지 못한 슈퍼카를 먼저 마련하겠다는 사람들 대답이 다양하게 나올수 있을것이다. 저자는 아내와 로또에 당첨되었을 때를 이야기 하였는데 아내는 로또 당첨 금액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다는 남편 말에 쌍심지를 켜고 잔소리를 하였다. 남편의 꿈은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것이였는데 로또가 당첨되어도 자신이 희망하는 꿈을 펼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듯 하다.
열정만 가득했던 20대를 보내고 결혼해서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덩달아 나도 한 뼘이상 자란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와 가사문제로 아내와 처절하게도 다퉜다. 둘이 마냥 좋았던 시절에서 아이란 존재는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았다. 아내는 육아로 인하여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었고 나는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 채 전쟁 같은 직장에서 버텼다. 자주 가던 영화관도 철마다 떠났던 여행도 남의 이야기 였다. 밤새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눈가에는 눈 그늘이 가득했고 방안에는 냄새나는 똥 기저귀 천지였다. 시간은 흘렀고 시행착오를 반복한 끝에 조금씩 부모의 모습을 갖췄다. 이제는 정말 못할 것 같다가도 나를 위한 방긋 웃는 아이의 웃음에서 모든 피로를 덜어냈다. 아이와의 추억을 글에 담아내며 그 순간순간이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아이에 대한 글을 쓸 때면 입꼬리 한쪽이 살며서 올라간다.
가정과 일터 사이에서 매번 아슬아슬한 줄타기 중이다. 어디 마음껏 하소연도 못하고 가슴 앓이만 한다. 그런데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살아가는 소소한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 작은 일상이 담긴 이 책이 피식 웃음도 주고 끄덕끄덕 공감과 찔끔 위로를 주는 그런이야기 였으면 좋겠다.
— 작가의 말 中
아내가 옷을 사준다고 고르라고 해도 고를 옷이 없는 나이가 40대 인것 같다. 어떤 옷을 너무 어려 보이지 않을까? 어떤 옷은 너무 나이 들어보이지 않을까? 중년의 멋을 드러내 보이는 옷을 찾고 싶은데 옷보다 필요한 것들이 많아서 그런지 저자는 옷을 고르지 못하고 아내에게 옷 선물을 받을 기회를 날려 버렸다.
맞벌이 가정의 육아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 아이를 돌보아야 하는 사람이 한명은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마음대로 번갈아가며 볼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렇게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 맞춰진 부모의 삶. 아이들이 그것을 알수 있을까?
저자는 77년생 아빠 이다. 저자의 나이와 비슷해서 정말 많은 부분을 공감하며 읽었다. 남편으로 아빠로 회사원으로 여러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면서도 자신의 필요는 채워가지 못하고 있는게 요즘을 사는 가장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남자만 헌신하냐고 이야기 하실분들도 있겠지만 요즘 남자들은 확실히 우리가 어렷을때 아빠들 보다 많은 부분에서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살아가는게 많다고 생각한다. 일상을 글로 써서 책으로 만들어준 저자에게 그리고 저자와 비슷한 삶을 살아내고 있는 내 자신에게도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