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너라는 생활

너라는 생활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나를 짜증나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너‘인 이야기. 타인에 관해 쓰면서 타인을 ‘타자화‘ (즉 내멋대로 규정하는 것)하지 않으려면, 결국 타인을 바라보는 나에 관해 써야 한다. 내가 너를 얼마나 좁게 보고 있는지를.

[100자평] 상황과 이야기

상황과 이야기 - 에세이와 회고록, 자전적 글쓰기에 관하여
비비언 고닉 지음, 이영아 옮김 / 마농지 / 2023년 9월

비비언 고닉 에세이는 거의 다 읽은 것 같은데,이분은 본인 글보다 글쓰기 책을 더 잘 쓴다에 한표.ㅎ 자전적 이야기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와의 거리 두기를 ‘페르소나 만들기‘라고 명쾌하게 정리해버리고, 글쓰기는 배울 수 없는 거라고 마지막에 찬물 시원하게 끼얹으심!

[100자평] 새로운 철학 교과서

새로운 철학 교과서 - 현대 실재론 입문
이와우치 쇼타로 지음,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20년 8월

실재론에 겁먹기 쉽지만, 의외로 귀여운 문제의식에서 시작해서 감동적으로 끝난다. 철학사 전반의 관념론(상관주의)에 관한 비판을 알지 못하면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으나, 무엇이 문제인지 정도만 공감하고 있다면, 상당히 재밌게,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다.

[100자평] 신유물론

신유물론 - 인터뷰와 지도제작
릭 돌피언.이리스 반 데어 튠 지음, 박준영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0월

박준영 선생님 번역이라 읽어보았는데, ‘인터뷰‘ 부분은 재미있다. 브라이도티, 메이야수, 캐런 바라드가 직접 자기 철학을 설명해주니까, 쏙쏙 들어온다. 그런데 뒷부분은 이미 신유물론 논의의 맥락을 어느정도 아는 사람을 전제로 쓴 논문들이라 입문자는 비추.

[100자평] 신유물론, 물질의 존재론과 정치학

신유물론, 물질의 존재론과 정치학 ㅣ 클리나멘 총서 13
박준영 지음 / 그린비 / 2023년 6월

신유물론이라는 이름부터 겁 팍 내고 읽었으나, 서양철학의 오래된 이분법적 사유, 정신과 신체, 형상과 질료. 물질을 언어의 구현이라고 보았던 사유에서 벗어난다. 박준영 선생님은 고대에서부터 현재의 신유물론주의자들을 일목요연하게 본인만의 관점으로 굉장히 상세하게 해석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