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자본 - 매력을 무기로 성공을 이룬 사람들
캐서린 하킴 지음, 이현주 옮김 / 민음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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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고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긍정이나 동조의 글일 것이라 기대하고 책을 집어들었다. 그러나 내 생각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의 책이었다.

이 책은 매력자본이라는 저자의 논문을 구성을 일부 편집하여 출판되었다.
저자는 사회적 자본이나 인적자본의 중요성은 우리가 익히 인지하고 있으나 매력자본의 중요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무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실이 잘못 되었다며 매력자본의 중요성과 효과를 입증하고자 긴 글을 작성하였다.

예쁘고 잘생기게 태어난 아이는 어린시절부터 주변인으로부터 칭찬과 긍정적 반응을 받아 긍정적이고 사교적이며 매력있고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란다는 이야기를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말에 크게 동의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다양한 근거들을 들어 매력자본의 효과를 증명하고자 노력하는데, 예를 들면 매력적인 사람일수록 취업가능성이 높고 연봉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여성의 매력자본의 중요성을 긴 글에 걸쳐 토로하며 여성들에게 스스로 가진 무기로써의 매력자본은 인식하고 이를 가꾸어 무기로 활용할 것을 적극 권유한다. 지금의 사회는 남성이 권력의 대부분을 쥐고 있던 것에서 비롯하여 남성들이 여성이 무기를 쥘 수 없도록 매력자본을 활용하는 것을 천박하고 여기도록 세뇌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남성들이 왜 여성의 매력자본을 두려워하느냐는 질문에 저자는 남성의 성적결핍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피임법으로 여성이 원치않는 임신에 대한 두려움을 탈피하면서 성적자유가 보장되었고, 따라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성적 욕구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여성은 나이가 들거니 양육이라는 삶의 변화를 겪으면서 점점 성적욕구와 호기심이 줄어든다. 그에 비해 남성은 오랫동안 성적욕구가 유지되기 때문에 자연히 성적결핍에 시달리고 때문에 이 부분에서 여성은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여성과 남성의 성적호기심이 동일하다는 주장에는 나도 그간 찬성하지 못한 의견이었으나 이것이 남성의 성적결핍의 원인이고 여성이 이것을 협상의 카드로 휘두를 수 있다는 의견이 처음 접해보는 주장이라 당혹스럽기도 하였다.
또한, 남성이 매춘산업을 이용하는 이유도 성적결핍에서 찾았다.

다만 저자는 성산업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성 산업을 터부시하는 현대의 모습은 모두 성적인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하려는 남성들의 이기주의라고 표현하였다. 매춘을 할 경우 여성은 일반 사무직보다 더 큰 돈을 쉽게 벌 수 있으니, 여성들에게 적성에 맞다면 성 산업에 적극 뛰어들라는 것처럼 느껴지는 말투가 거북스러웠다(단순히 번역으로 인한 말투의 변화인지, 실제 저자가 그것을 의도하고 쓴 글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읽는 입장에서는 여성들에게 다들 돈 벌기 위해 성 산업에 종사하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저자는 이것이 연구의 주제이기 때문에 굉장히 딱딱하고 이성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성"에는 개인의 가치관이 반영될 수 밖에 없으며, 오로지 돈 벌기 좋다는 이유로 "성"을 사고팔아야 한다는 의견에는 반대한다(단,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나와 같은 가치관은 기존이 남성들이 만든 사회에서 세뇌된 성관념이라고 한다)

책을 읽다보면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다.
현재 주류를 차지하는 페미니즘은 청교도적인 앵글로색슨계열 페미니즘인데, 이들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므로, 성적욕구도 동일하다고 이야기하고(이것은 사실이 아니란 것은 저자의 주장과 근거로 충분히 납득가능하다), 여성의 성 상품화에 극도로 반대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페미니즘을 여성의 매력자본이라는 무기를 버리고 여성의 무능력한 존재로 만들 뿐이라 강하게 비판한다.
이외에도 라틴아메리카 계열에서 페미니즘은 남성과는 차별화된 여성의 매력자본을 존중하며, 오히려 동등함을 위해 남성에게 매력자본을 키우라고 이야기하며, 독일-프랑스 계열에서는 동일업무&동일임금은 중요한 평등성이되, 출산과 육아에서 '엄마'의 고유한 역할을 인정하면서 아빠에게 엄마와 동등해질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동안 페미니즘은 앵글로색슨계열의 주장만 들어왔고, 그래서 더더욱 페미니즘에 동도할 수 없었는데 주류 이외의 페미니즘도 있다는 것을 알고 페미니즘에 대해 좀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논문이 기초가 되기에 절대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분량도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읽고 나면 페미니즘, 외모지상주의, 여성으로서 가져야할 가치관 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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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읽는 독서의 힘 - 생각당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독서법
김지연 지음 / 다음생각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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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서와 관련된 책을 여러권 읽었는데 딱히 마음에 와 닿는 책이 없었다. 그러던 중 유일하게 공감이 되었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독서와 관련된 전문가도 아니고, 관련된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저 책을 좋아하고 독서의 힘을 믿는 평범한 워킹맘이다. 저자는 독서에 대한 생각들을 한권에 책에 풀어내었는데 읽으면서 공감도 되고 마음에 와닿는 구절도 많았다.

<p.19 책을 읽을수록 바보가 된다는 말이 있다...책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책을 읽고 생각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더 해롭다는 뜻이다>

한 때 독서란 지식의 함양이라고 생각하여 무조건 많이 읽고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외우는 것이 독서라는 착각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다. 책을 읽었기에 당연히 책을 통한 지식은 늘었다. 그러나 비판적 독서가 수반되지 않은 독서는 나만이 똑똑하다는 거만한 자만심과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집을 불렀었다. 독서모임을 하게되면서 같은 책을 보아도 제각각의 생각이 다르며, 나 또한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음을 깨닫고 변하고자 노력하고 있기에 저자의 말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또한 책은 내가 재미있게 일거야 한다는 부분도 내 마음에 크게 와 닿았다. 흔히들 책을 읽고자 하며 유명한 고전이나 베스트셀러부터 읽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명한 고전도 현재 내가 필요로하는 부분이 아니면 그다지 느끼는 점이 없을수도 있다. 현재의 내가 관심을 가진 부분을 중점적으로 책을 살피면 다른 어떤 책보다 집중해서 볼 수 있고 사고도 다양해진다. 이후 생각을 넓혀가며 독서 스펙트럼도 자연스럽게 넓어지지 않을까?

<p.31 책을 어느정도 읽었다 싶으면 더 이상 정보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더 많은 책을 읽는 것보가 잠시 책을 덮고 집중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니 훨씬 생산성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나는 책을 읽고 항상 리뷰를 작성하는데, 책을 덮고 한 번이라도 사색을 가진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의 리뷰는 크게 차이가 난다. 독서의 가장 훌륭한 기능 중 하나는 고민하고 사색하게 만든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도 내가 자신있고 익숙한 분야의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의 차이가 존재한다. 나 같은 경우 특히나 소설을 읽고 사색하는게 아직도 많이 어렵다. 항상 소설을 영화같은 느낌으로 보았기에 읽고나면 재미있었다는 감상은 남아도 깊은 생각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소설을 읽고 사색하는 방벚을 연구하고 연습해 보는걸 올해의 목표 중 하나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

<p.164 내가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오직 책 읽을 시간을 내기 위해서다...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중에서>

독서가 취미인 나에게 너무나 감동적이었던 부분이다. 가끔 너무 재미있는 책을 만났을때면 어서 뒷부분을 읽고 싶은 마음에 얼른 업무시간이 끝나기만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때가 있다. 독서가 나에게 항상 이런 행복을 가져다주는 존재가 되길 희망한다.

또한 저자는 책읽기와 동시에 감사일기에 대함 이야기도 언급하는데 올해의 두번째 목표를 꾸준히 감사일기 쓰기로 잡았다. 올해에는 행복을 찾기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려 한다.

이 책은 전문젓인 지식을 갖춘 것도 아니고, 독서기술을 전수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독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그러나 독서의 가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던 차에 큰 위로가 된 책이다. 독서에 대해 방황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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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패드라 패트릭 지음, 이진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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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페퍼~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의 줄거리를 한 줄로 정리하자면,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처음 본 물건들의 사연을 찾으며 나와 결혼하기 전, 아내의 과거를 찾아가는 69세 남편의 이야기이다.

배우자의 죽음으로 배우자가 숨기고 있던 비밀이 있음을 알게된다거나 주인공이 노인에 가까운 나이라는 점 등에서 최근 몇년간 유행이었던 소설들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하는 이야기는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처음에는 이런 의심으로 책을 읽는데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반부부터 급격하게 이야기에 빠져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아서는 열쇠수리공으로 부유하진 않지만 한 평생 성실히 일하며 살아온 남자이다. 누군가는 그의 삶을 지루하고 평범하기 짝이없는 인생이라고 평할지도 모른다. 아서 자신조차 그렇게 느꼈으니까. 갑작스런 아내의 죽음 이후, 그는 언제나 똑같은 생활 패턴을 고수한다. 마치 그래야만 자신이 잘 살고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는 듯이.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아내의 부츠속에서 여러개의 참 팔찌를 발견하는데 그 팔찌들은 그가 아내와 살면서 한번도 보지 못한 낯선 물건들이었다. 그는 그 물건에 얽힌 사연을 찾아 나서면서 아내의 과거를 알아보게 된다.

내가 모르는 배우자의 비밀이란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고 생각한다. 그는 아내의 과거를 파헤치면서 과연 절망할지, 혹은 희망섞인 그리움으로 마무리 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한 이야기는 아내의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의 아서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다. 그는 평범하고 성실한 가장이었지만 어느새 아들, 딸과는 소원해졌음을 느낀다. 아들은 먼 호주로 이민을 가 얼굴도 보기 힘들고, 딸은 가까이 살지만 어머니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를 모를 정도로 거리가 멀어졌다. 아내의 과거를 찾아나서며 아서가 가족들과 주변 이웃들과의 관계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도 꽤나 감동적이다.

이 글은 미스터리도 아니고, 블랙코메디도 아니다. 힐링물에 가깝지만 힐링을 목표로 한 글도 아니다. 하지만 읽다보면 어느새 아서의 마음에 동화됨을 느낄 수 있으며, 나와 내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볼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이 리뷰는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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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물과 마주하는 용기 - 나를 가로막는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 손상된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자기치유의 심리학
강선영 지음 / 대림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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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끌려서 집어든 책이다. 나는 슬픔이라는 감정에 대한 심리학적 설명을 기대하였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았다.

저자는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찾아온 환자들의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슬픔이란 감정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게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는 사람도 많다. 보통은 이런 상처응 외면하고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면 상처는 낫지않고 속에서 곪아갈 뿐이다.
상처를 똑바로 마주파고 슬픔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려보내야 비로소 치유의 과정에 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많은 사람들이 눈물 흘리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특히나 남성의 경우 더 그러한데, "남자가 무슨 이까짓 일로 울어" 라는 타박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상투적인 말이다. 이렇듯 획일화된 강인한 남성상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남성들은 더욱 자신의 슬픔을 치유할 기회를 빼앗겼을지 모른다.

심리학으로 분류된 책이지만 가벼운 심리에세이 정도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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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 타파 - 소심한 찌질이를 위한 유리 멘탈 박살 프로젝트
황진규 지음 / 팬덤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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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심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생각없이 던진 말에 상처받고, 반대로 내가 생각없이 던진 말에 다른 사람이 상처받을까 전전긍긍한다. 어린시절부터 만들어진 성격인데 성인이 되고 여러 노력을 통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심한 내가 튀어나와 나를 괴롭게 할 때가 있다. 최근에도 사소한 실수로 우울함이 가시질 않아 무언가 도움이 될만한 책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발견한 책이다.

블로그 리뷰를 찾아보려 했으나 리뷰가 별로 없어서 사전지식 없이 읽게 되었는데, 결론은 도대체 이 책이 왜 직장인들에게 유명하지 않은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최근 유행하는 억지스러운 힐링에세이들보다 수십배는 힐링이 되는 책이다.

<p.5 소심함이 내향적인 기질, 소박함, 신중함, 섬세함으로 작용한다면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거칠게말해 소심함 때문에 인생의 방향이 흔들리거나 발목 잡힌다면 그것은 '병'이다>

소심함을 고쳐야 하느냐, 소심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질문에 저자는 답한다. 소심함 때문에 인생이 꼬이면 그건 극복해야하는 병이라고.
저자는 이전에 본인도 소심한 직장인이었으나 부단한 노력으로 소심함을 극복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은 타고난 기질이 있어 이는 바뀌지 않는다는데 굳이 노력까지 해가며 성격을 바꾸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가 소심한 사람에 대해 일방적인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에게 소심한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고 평생 소심한 사람으로 남을 것을 강요한다는 점에 있다. 바로 뻔뻔한 이들에게 소심한 사람은 부려먹기 너무 좋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심한 사람이라면 의견도 제대로 내밀지 못하고 뒤에 가서 후회하고 자책하며 본인을 괴롭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버리고 싶다고 수십번 생각했을 것이다.

<p.22 소심한 사람은 자신보다 남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소심한 사람은 도대체 왜 소심한 것일까?

소심한 사람은 원치 않는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한다. 거절하면 나에 대한 타인의 평가가 바닥을 칠까 너무 불안하다. 왜나하면 나는 못된 사람도, 건방진 사람도, 이기적인 사람도, 예의없는 사람도 되고 싶지 읺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고 싶다.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는 싫어하면서 막상 나에게 나쁜 이미지가 씌이는건 불안하고 초조하다. 그렇게 나에게 나쁜 이미지가 생기면 후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너무 두렵다. 불이익이 생길지 아닐지도 확실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가치관이 자기중심적이 아니라 타인의존적이기 때문에 소심한 나는 불행하다. 누군가 내 욕을 할까 두려워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나에게 불이익이 올까봐 두려워 화를 내지 못한다.

이렇듯 초반부에 자세하게 분류된 소심한 사람의 특징을 보다보면 이게 바로 내 모습이라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 책을 집어든 사람 중 많은 이들이 나처럼 소심한 자신을 고치고 싶어서 책을 집었을테니까.

때문에 저자는 소심한 사람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타인이라는 지옥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p.55 잊지 말자. 가장 본질적이고 치명적인 소심함은 나의 소심은 어쩔 수 없어, 나는 원래 소심한 사람이야라는 태도이다...우리 안의 뿌리 깊은 소심함에 끈덕지게 직면하여 의연하게 극복해야 한다>

저자는 소심함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반복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나도 성인이 된 이후로 줄곧 소심함을 없애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그 노력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나 상하 위계질서가 있는 직장이라는 조직에 속해 있는 막내라서인지 계속 주눅들고 타인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그리고 의연하게 소심함에 맞서다가도 한참동안 위축되어 소심한 모습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껌보다 더 끈끈하게 달라붙어 내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소심함을 타파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리라 다시 한번 다짐할 수 있었다.

<p.102 태어날 때부터 눈치를 본 사람은 없다. 당당하게 이야기했을 뿐인데 그로인해 받았던 크고 작은 불이익과 아픔, 상처의 경험들이 소심함의 원인이 된다>

나는 그동안 내 소심한 성향이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태어날때부터 눈치를 보는 사람은 없다. 내향적인 성향은 내가 타고난 것이지만, 소심한 성향은 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겪은 경험의 축척에 의한 것이다.

나의 소심함의 원인이 된 과거 경험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나는 아마 어린시절 집안어른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받았던 상처가 쌓여 소심한 성향이 만들어 진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나는 어린시절 초등학교 교사가 꿈이었다. 지금은 초등교사가 여자한테 최고의 직업 중 하나라며 대우받지만 IMF 이전의 공무원에 대한 인식은 돈 못버는 직업일 뿐이었다. 내 꿈을 말했던 집안 모임에서 어른들은 나에게 꿈도 뭐 그렇냐며 비난을 하였고(물론 매도당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어른들이 내 꿈을 듣고 비웃는 것은 초등학생 저학년의 어린아이에겐 큰 충격이었다) 그로도 모자라 동갑인 사촌의 연예인 장래희망과 비교하며 깍아내린 어른들의 태도는 나에게 굉장히 큰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내 꿈을 듣고 폭소하던 어른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을 정도이니...

이 외에도 피아노학원을 다니는데 왜 어른들 앞에서 악보를 외어 즉석연주를 하지 못하느냐는 아빠의 엄청난 호통으로 나는 지금도 완벽한 준비가 없으면 절대 나서려고 하지 않는 행동양식을 보이고, 분명한 과학적 사실마저 '나는 평생 그런 말이라곤 들어본 적이 앖다'는 어른들의 고집은 내가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하지 못하는데 일조하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한번도 나의 소심한 성향의 원인이 된 과거 경험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고 과거를 되집어 보며 실체가 없던 소심함이라는 것의 실체를 보게 된 것 같다. 실체를 모르면 대응할 수 없지만 실체를 보기 시작했으니 '에이, 이까짓 것!'이라며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를 얻었다.

<p.180 적어도 눈치 볼 필요가 없는 사람들의 눈치는 보지 않는다. 학교 선배라는 이유로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의 눈치는 보지 않는다. 야근를 강요하고 폭언을 일삼는 직장 상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알량한 권력으로 내 위에서 군람하려는 사람의 눈치는 절대 보지 않는다.>

소심한 사람은 눈치를 너무 많이 보니 이런 행동 습관을 고쳐야한다. 그러나 함께사는 사회에서 눈치가 전혀 없는 것도 말이 안된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바로 눈치 볼 사람을 착각하지 말아야한다. 나를 언어적, 정신적 폭력으로 휘두르는 사람은 내 선 안의 사람이 아니다. 내 인생을 가치없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쏟으며 보낼 필요가 전혀 없다. 그들이 아니라 나의 소중한 사람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안색이 좋지 않으면 혹시 아프거나 나쁜일이 있는지 눈치를 살피고, 내가 어떤 행동과 말을 해야 그 사람이 행복해질지 눈치를 살펴야 한다. 내 소중한 사람에게 향하는 눈치, 배려이다.

그래도 어떻게 직장상사를 나몰라라 신경쓰지 않고 지낼 수 있느냐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뻔뻔해지는 연습, 어색한을 버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나를 분노케하는 사람에게는 즉시 화를 내야 한다. 그러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걱정인가? 참으면 결국 그 사람과의 관계는 언젠가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다. 그 즉시 화를 내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어색해진다. 그러나 그 어색함을 참고 견뎌야한다. 비록 그와 친근한 관계는 되지 못하더라도 그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화를 삭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는 상사가 있다면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그러면 상사는 예의가 없다며 화를 낼지도 모른다. 그럴때는 부당한 지시에 항거하는 것이 예의없는 짓이라면 나는 예의가 없는 사람이라며 뻔뻔해져야한다. 소심함을 탈피하지 못하면 그에게 내 행복이 저당잡힐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성공할 수는 없다. 강약을 조절하지 못해 실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계속 연습해야 적절한 방법을 알게 되고 소심함을 벗어나 내 행복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p.216 '그래서'하는 선택은 필연적으로 후회를 낳는다. 선택은 언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하는 것이어야 한다...병수는 직장을 그만두면서 직장의 모든 징점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급여, 복지, 소속감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그만두었다.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 막막함, 외로움과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앞으로 내가 선택의 기로에 샀을 때 꼭 염두해 둘 말이다. 선택이란 성공이나 후회를 낳는다. 후회에도 불구하고 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고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 서점가를 살펴보면 힐링 타이틀을 달고 있는 서적들이 많다. 그러나 이 책은 힐링타이틀을 단 여느 책보다 힐링에 가까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소심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사회에 갖은 경험으로 상처받고 고민하는 이들의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힐링도서를 찾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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